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261 | 262 | 26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문명 1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4차원의 소재를 소설에 대입하는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문명을 만나게 되었다. 다행히 구면(?)인 주인공 덕분에 적응 기간 없이 훅~빠져들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바로 전 작인 고양이 1.2의 주인공이 이번 문명의 주인공이다. 암고양이 바스테트와 USB 제3의 눈을 가진 피타고라스 말이다.

쥐들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후 새로운 진지를 구축한다. 하지만 쥐 떼는 급속도로 불어나기에 어느 곳도 안전하다고 여겨지지 않는다. 그 와중에 피타고라스처럼 실험용 흰 쥐였던 티무르가 쥐들의 지도자가 되고, 피타고라스처럼 USB를 머리에 달게 되면서 많은 정보를 얻게 된다. 티무르는 그 정보를 바탕으로 점점 고양이 섬을 압박해오게 된다. 과연 우리의 지도자 바스테트는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역시 고양이 시점에서 소설이 진행되기 때문에, 신선하기도 하지만 인간의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운 부분도 없지 않다. 자신의 주인인 나탈리를 집사로 칭하며 그녀를 가르치려 드는 행동들을 가득 담고 있기 때문이다. 나탈리와 직접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피타고라스가 부럽지만, 그럼에도 도도한 암고양이 지도자의 모습이 가득한 바스테트는 참 흥미로운 캐릭터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상황은 점점 어려워진다. 지금의 우리의 상황이 소설 속에도 반영된 느낌이다. 소설 속에는 코로나19가 아니라 페스트로 등장하지만, 문명의 주인이 인간이 아닌 동물들로 바뀌는 상황들이 벌어진다. 인간이 갑이 아닌 을이나 병 등의 취급을 받게 되는 것이다.

어떤 종이 세상을 지배하는 방법은 그 종이 가진 힘이나 지능이 아니라

자신의 한계를 끊임없이 뛰어넘으면서 미(美)를 창조하는 능력이라고,

제목이 문명인 이유가 내심 궁금했다. 인류가 그동안 세상을 지배했던 이유, 인간 문명의 힘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역시 이번에도 베르베르 만의 색이 담긴 작품을 만났던 것 같다. 고양이를 비롯한 동물들의 시각을 통해 인간의 모습들을 발견하는 것도 새로운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전작과 연결되는 주인공 때문에 고민인 독자들을 위한 팁이라면...

문명만 읽어도 당장의 문제는 없다. 물론, 고양이를 읽고 문명을 읽는다면 흘러가는 분위기를 빠르게 알 수 있어서 더 흡입력이 있을 것 같다. 중간중간 전 작의 이야기가 등장하기 때문에 궁금하다면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레모네이드 할머니
현이랑 지음 / 황금가지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레모네이드와 할머니라...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단어의 조합만큼이나 특이한 탐정소설을 만났다. 극중 배경이 되는 도란 마을. 마을이라는 이름처럼 정말 마을이다. 마을 안에 슈퍼도, 병원도, 서점도, 카페도 다 있으니 말이다. 근데, 이 마을 좀 이상하다. 마을 같지만 마을이 아닌... 치매요양 시설이다. 차이가 있다면 치매 병동을 마을로 꾸밀 정도이기에 재력이 있는 (한 달 병원비만 1,000만 원이니) 사람들만 들어올 수 있다. 그리고 마을이지만 사실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간호사나 의사, 도우미다. 웨이터 복장을 하고 있지만 의사고, 점원 복장을 하고 있지만 도우미다.

그런 도란 마을에 경증 치매를 앓는 할머니가 입소한다. 엄청 까칠하고 아이들을 귀찮아하고 지팡이를 짚고 레모네이드를 즐겨마시는 할머니. 그리고 또 하나의 인물은 유치원생 꼬마. 모든 것이 풍요롭고 조용하기만 해 보이지만 사실 도란 마을에 사건이 발생한다. 신생아 사체가 봉투에 들어서 발견된 것이다. 근데 뉴스에 나오지도 않고, 사건을 해결하려고 하지도 않고 숨기기에 급급하다.

레모네이드 할머니 탐정과 그의 조수 꼬마가 함께 사건의 진실을 향해 한걸음 나아간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그리고 진실을 파헤치면서 그 안에 감춰진 추악한 비밀이 점점 드러나기 시작한다.

치매를 앓는 할머니 탐정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참 신선하다. 사건과 별개로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하나 둘 등장한다. 밖에서 볼 땐 모르겠지만, 인물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속 이야기를 알게 되면 왠지 모르게 짠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웃는 얼굴 이면의 상처와 아픔들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주인공인 레모네이드 할머니와 꼬마 역시 그런 사실에서 비껴날 수 없다.

늙음이란 것은 아무리 좋은 옷이라도

평범하거나 후줄근하게 보이게 하는 마력이 있다...

여기 노인들에게 명품 옷은 멍청한 젊은 애들에게

내보일 수 있는 마지막 갑옷 같은 것이다.

명품 라벨에 혹하는 자식들에게 무시당하지 않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법이다.

여기서 인간성으로 자식들의 존경을 얻는 부모는 없다.

비리와 마약 그리고 현대판 고려장 같은 모습들... 자식들이 골프 치러 왔다가 잠깐 들러서 효자 흉내 내라고 골프장 옆에 조성된 마을. 한 달에 한 번 자녀 집에 갔다 오면 노인들은 상태가 더욱 악화되는 경우가 다반사. 사회파 소설은 아니지만 그 안에 담겨있는 이야기들이 왠지 모르게 가슴을 아프게 한다. 탐정소설이지만 범인을 찾는 것보다 이래저래 얽혀있는 비리와 추악한 사실들에 눈이 더 가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유치원생 같지 않은 감성의 꼬마와 츤데레의 매력을 뿜어내는 레모네이드 할머니의 이야기에 한참 빠져들었던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네 번째 여름 - 류현재 장편소설
류현재 지음 / 마음서재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한참 법정 드라마에 빠져있다. 개인적으로 드라마를 잘 안 보는데, 법정 관련 드라마에는 눈이 간다. 유독 전문적이고 실제적인 사건이 등장하다 보니 더 몰입이 잘 되는 것 같다. 예전에 봤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는 검사에 대한 이야기였다. 사실 검사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상당히 날카롭고, 부정적이다. 이번 드라마 역시 속물인 정치검사가 등장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 속 주인공이자 일개(?) 검사인 정해심에 대해 왠지 모를 거리감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전직 기자 출신 엄마 박문희, 치매를 앓아 요양원에 있는 아빠 정만선. 그리고 그들의 무남독녀 외동딸인 정해심. 정해심은 성추행 사건에 500만 원의 벌금을 물린 사건으로 일명 황금 엉덩이 검사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그런 그녀이기에 요양원에서 걸려 온 한 통의 전화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이야기였다. 아버지 정만선이 할머니를 성폭행 했다는 이야기 말이다. 결국 정해심은 요양원을 찾게 되고, 그동안 점잖고 식물 같은 아버지가 그런 일을 벌였다는 것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정해심은 아버지 사건에서 왠지 모를 의구심을 갖게 되고 피해자 할머니를 만나러 병원에 들렀다 그녀의 이름이 고해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버지 담당 요양보호사에게서 고해심 할머니가 오히려 아버지를 유혹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그녀는 그 둘의 관계를 조사하던 차에 뜻밖에 이야기를 마주하게 되는데...

개인적으로 한국형 추리소설을 참 좋아한다. 우선 우리의 실제적 이야기가 담겨있기도 하고, 인물들이 풍기는 분위기가 와닿기도 한다. 네 번째 여름은 바닷가와 맞닿아 있는 이야기다. 고해심과 정만선 그리고 하덕자. 그들의 50년 전 이야기와 현재가 얽혀 여러 풍경 속으로 들어간다. 상처받은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 상처를 묻어두었지만 잊히지 않아서 다시금 현재에 영향을 주는 이야기 속에서 여러 가지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아버지의 결백(?)을 밝히기 위한 딸 정해심에 의해 사건은 결국 드러난다. 그들의 과거 속에 무슨 이야기가 담겨있을지 긴장하면서 읽다 보면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른다. 결국 모든 사건의 시작은 한 남자의 욕심에서부터 였다는 사실이 왠지 모를 씁쓸함을 자아낸다. 그로 인한 피해자가 너무나 많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덕자(병어)에 미쳐있던 그 밤이 없었다면 과연 어땠을까? 소설을 덮으며 그 생각을 해본다. 아마 등장인물들의 삶이 많이 달랐겠지... 근데 그래야 소설이 되겠지만... 한 사람의 욕심이 결국 여러 사람을 불행하게 만들었고, 그래서 더 실제적인 소설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엄마는 왜 고추가 없어? - 부모와 아이가 함께 배우는 첫 성교육 그림책
노지마 나미 지음, 장은주 옮김 / 비에이블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린이집을 다니는 5살 딸아이가 출생의 비밀(?)을 갑자기 이야기해서 당황한 적이 있었다. 사실 알려준 적이 없는데 어린이집에서 배운 것인지 아이가 어디로 나오는지를 너무 자신 있게 이야기하는 걸 듣고, 부모를 대신해 교육을 시켜주신 선생님께 감사하기도 하고 벌써 성교육을 시켜야 할 때가 된 건가 싶은 생각에 고민이 되기도 했다.

성교육을 초등학교 고 학년 때 처음 받았던 세대이기에(당시도 실제적인 것보다는 지극히 과학적으로 설명해 주긴 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을 해줘야 할지 난감하던 차에, 그림과 함께 아이들의 용어로 제작된 책을 만나게 되었다. 제목부터 아이들이 흔히 하는 질문이다. 아마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한 번은 들어볼법한 질문 말이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책에는 단지 성에 관한 이야기뿐 아니라 마음과 스스로의 몸을 지키는 이야기까지 담겨 있다 보니 자칫 놓칠 수 있는 중요한 부분까지 잡아줘서 상당히 만족스럽다. 보통 성기를 가리키는 용어 같은 경우도 음경과 음순이라는 정확한 명칭으로 부를 수 있도록 설명해 주는 부분을 읽은 후 나 역시 아이에게 제대로 된 용어를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와 여자의 몸과 함께 왜 소중하게 생각해야 하고 함부로 노출하면 안되는지를 아이들의 시각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자칫 성교육을 몸과 임신, 출산으로 연결하던 시각에서 벗어나 실제적인 이유들을 함께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또한 각 챕터마다 주제와 함께 연령별 주인공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아이가 그 나이가 되었을 때 함께 읽으며 배우면 더욱 도움이 될 것 같다.

요즘 워낙 성폭력 관련 범죄들이 많은 시대기 때문에, 아이에게 모르는 사람이 접근했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아이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 이 책에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정리가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일회성이 아니라 여러 번 반복해서 책을 읽으며 체득하도록 해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초경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하고 초경을 치렀기 때문에 나 역시 그 부분에 대해 미래의 딸아이에게 어떻게 설명을 해줘야 할까 고민이었는데, 책 속에 자세하게 설명해 줘서 정말 다행이다 싶었다. 부모가 알아야 할 부분들이 advice라는 제목으로 따로 나와있다. 미리 정독하면서 생각해 보고 아이랑 같이 읽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나 역시 책을 읽으며 제대로 알지 못하고 설명하지 못했던 부분을 점검할 수 있었다.

성교육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켜야 할지 고민인 나 같은 부모가 있다면 추천해 주고 싶다. 만 3세부터 가능하다고 하니 미리 준비하고 정독하면 한결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성교육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뚝딱뚝딱 입체 종이접기 2 (스프링) - 동물, 로봇 뚝딱뚝딱 입체 종이접기 2
이지숙 구성 / 스쿨존(굿인포메이션)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알아주는 곰손엄마는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늘 고민이다. 5살 된 딸은 뭔가 새로운 것을 원하는데 집에서 할 수 있는 놀이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주변의 친구들을 보면 엄마표 미술놀이를 준비해서 아이의 흥미를 돋운다고 하는데, 미술과는 담쌓고 살았던 사람인지라 아이가 그림이라도 하나 그려달라고 하면 진땀이 날 정도다. 나 같은 곰손 부모를 위한 꿀팁!이 등장했다. 무려 입체 종이접기다.

동물을 좋아하는 아이기에 3권의 시리즈 중에서 동물이 등장한 종이접기를 선택!

그동안의 종이접기 책과 다른 점은 스프링 형태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간단한 설명과 함께 각 장마다 다양한 동물과 로봇이 등장한다. 차례차례 하는 걸 좋아하는 아이답게 가장 먼저 등장한 우유를 품은 소를 만들어봤다.

완성품을 비롯해서 오른쪽 위에 선에 따른 만드는 방법이 나와있어서 만들기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평면보다는 입체에 더 관심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사방에서 볼 수 있고 들고 놀 수 있는 형태의 장난감을 더 좋아하는 걸 보면 말이다. 보자마자 냉큼 만들어 달라고 보채지만 실제 필요한 준비물은 입체 도형과 가위 그리고 테이프가 전부다. (풀도 가능하겠지만, 저자는 테이프를 권장한다. 나는 양면테이프를 선택!)

 

 

 

만드는 법은 자르고 접어서 붙이면 끝! 다른 건 필요 없다. 너무 간편하고, 접고 만들면서 등장하는 동물 이야기를 시작으로 여러 개가 완성되면 간단한 인형극도 할 수 있어서 여러 가지로 요긴하다.

어린아이들은 아직 자르는 게 미숙하기 때문에, 어른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어느 정도 연령이 되면 스스로 자르고 붙일 수 있기 때문에 더 흥미를 가질 것 같다. 또한 뒷면에 테이프 붙인 면과 연결되는 면이 친절하게 등장하기 때문에 정말 초보 종이접기러들을 위한 과외 선생님(?) 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한두 번 해보면 아이도 이해할 수 있기에 어느 정도 연습을 한 후에는 5살 꼬마도 스스로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ㅎㅎ 그렇게 완성된 우유를 품은 소!

자르는 데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테이프 붙이고 완성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진 않았다. 넉넉잡고 20분 정도면 충분한 것 같다. 스스로 만든 작품에 뿌듯하기도 하고, 띠에 맞는 동물들이 다수 출연(본인 띠인 닭은 없어서 삐졌다...;;) 하기에, 만들어서 가족들에게 선물하겠다는 나름의 포부도 생겼다.

 

 

 

아쉬움이 있다면... 기왕이면 가위도 필요 없도록 점선 형태로 커팅 처리되어 있으면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종이접기를 통해 소근육도 발달하고,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었다는 자신감도 얻게 되고 무엇보다 아이와 보내는 시간에 대한 고민을 덜어준 유용한 책이기에 나처럼 고민하고 있는 부모에게 유용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261 | 262 | 26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