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rt of Noticing : Rediscover What Really Matters to You (Hardcover)
롭 워커 / Ebury Publishing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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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걷던 길인데, 왜 저는 아무것도 못 봤을까요?

어제 출근길에 본 것을 딱 세 가지만 떠올려 보세요.

무엇이었는지 바로 생각나지 않으셨다면,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매일 눈을 뜨고 주변을 바라보며 살아가지만, 정작 세상을 제대로 보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늘 지나던 길, 매일 마주치는 사람, 익숙한 소리와 풍경은 너무 당연해서 어느 순간부터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져버립니다.

롭 워커의 『The Art of Noticing』은 바로 이 ‘보지만 보지 못하는’ 일상​에 질문을 던지는 책입니다. 저자는 거창한 명상이나 특별한 여행을 권하지 않습니다. 대신 평범한 하루 속에서 잠시 멈춰 주변을 바라보고, 듣고, 느끼고, 낯선 방식으로 관찰해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방법을 131가지 작은 관찰 실험으로 제시합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어쩌면 새로운 것을 보는 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이미 보고 있었지만 놓치고 있던 것들을 다시 발견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1. 정해 두면 보입니다

롭 워커는 『뉴욕타임스』 등에 글을 써 온 저널리스트입니다. 소비와 문화, 일상의 사소한 디테일을 오래 관찰해 온 사람입니다. 이 책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쓴 '알아차림 실험집'입니다.

1장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합니다. 저자는 어느 날 도시의 보안 카메라만 찾아보기로 합니다. 그러자 평소엔 한 번도 못 본 카메라가 곳곳에서 눈에 들어옵니다. 같은 길이 전혀 다른 길처럼 느껴졌습니다.

비결은 '마음속 검색 이미지'입니다. 알렉산드라 호로위츠가 소개한 개념으로, 찾을 대상을 미리 정해 두면 뇌가 그것을 먼저 찾아 줍니다. 저자는 이를 '의식적 알아차림'이라고 부릅니다. 공중전화나 동네 감시 표지판처럼 평범한 것이면 충분합니다.

1장에는 이런 연습이 담겨 있습니다.

색깔 산책: 오늘의 색을 정하고 그 색만 찾아 기록합니다.

숫자 세기: 눈에 보이는 숫자를 하나씩 세어 봅니다.

위를 보기: 고개를 들고, 다시 더 위를 봅니다.

그려 보기: 사진 대신 그리면 더 오래, 더 자세히 봅니다.

느리게, 반복해서 보기: 같은 창밖이나 같은 그림을 여러 번 봅니다.

'아이처럼 보기', '역사학자처럼 보기', '거리 예술가처럼 보기'처럼 시선 자체를 바꾸는 연습도 있습니다. 같은 골목도 누가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장면이 됩니다.

특히 인상적인 건 '날마다 새로운 것 하나 찾기'입니다. 한 학생은 출퇴근길에서 매일 새로운 것을 하나씩 찾았습니다. 도구는 필요 없었습니다. 관광객 같은 마음만 있으면 됩니다.

2. 소리와 걸음이 감각을 깨웁니다.

2장은 '감각'을 다룹니다. 시작은 1952년 존 케이지의 〈4분 33초〉입니다. 피아니스트가 피아노 앞에 앉아 4분 33초 동안 아무 연주도 하지 않았습니다. 관객은 그동안 주변의 소리를 듣게 됩니다. 케이지의 의도는 분명했습니다. 소리는 이미 곁에 있으니, 들을 기회만 만들면 된다는 것입니다.

이어지는 연습은 이렇습니다.

조용한 곳 따라가기: 주변에서 가장 조용한 곳을 찾아가 소리를 들어 봅니다.

소리 목록 만들기: 잠들기 전에 오늘 들은 소리를 떠올려 적습니다.

깊이 듣기: 폴린 올리베로스는 '듣는 것'과 '들리는 것'은 다르다고 했습니다.

냄새 산책: 도시의 냄새를 하나씩 기록합니다.

감각 지도: 소리뿐 아니라 질감, 맛, 냄새까지 지도에 담습니다.

3장 '장소 찾아가기'로 가면 시선이 밖으로 넓어집니다. 위스콘신대학의 윌리엄 크로넌 수업은 풍경 속 '유령'과 '폐허'를 찾게 했습니다. 버려진 도로나 이상하게 자란 나무처럼, 과거가 남긴 흔적입니다. 그러면 익숙한 동네가 한 겹 깊어집니다.

그 밖의 연습도 재미있습니다.

서 있기: 사구아로 선인장 곁에서 한 시간 서 있는 프로젝트가 있었습니다.

카메라 없이 사진 산책: 찍지 않고 눈으로만 프레임을 잡습니다.

동전 던져 길 정하기: 맥스 호킨스는 무작위로 움직이며 뜻밖의 경험을 모았습니다.

안내판 읽기: 매번 지나친 표지판에 의외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다른 길로 가기: 매일 가는 길을 한 번만 바꿔도 충분합니다.

3. 사람과 혼자 있는 시간이 시선을 넓힙니다

4장은 '타인과의 연결'입니다. 잘 듣는 것도 알아차림의 기술이라고 말합니다. 소개된 'SLANT 방법'은 바르게 앉고, 몸을 앞으로 기울이고, 질문하고, 고개를 끄덕이고, 말하는 사람을 눈으로 따라가는 것입니다. 대화나 회의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습니다. 낯선 사람에게 가볍게 말 걸기, 어르신 인터뷰하기, 질문 다섯 개와 칭찬 다섯 개 건네기도 있습니다.

5장은 '혼자 있는 시간'입니다. 저자는 '유니태스크', 즉 한 번에 하나만 하라고 권합니다. 게임 디자이너 이언 보고스트는 잔디 깎기 같은 허드렛일에 온전히 몰입할 때 새로운 의미를 발견한다고 말합니다. 공공장소에서 혼자 식사하기도 있습니다. 불안할 수 있지만, 남의 시선에서 벗어나 나에게 집중하는 기회가 됩니다.

조르주 페렉의 '장소 소진하기'도 소개됩니다. 한 곳에 앉아 보이는 모든 것을 적어 나가는 방식입니다. 공항에서 기다리는 시간도 흥미로운 관찰 시간으로 바뀝니다. 돌 하나를 오래 들여다보기, 마음챙김 샤워, 나 자신과 약속 잡기도 같은 맥락입니다.


결국 『The Art of Noticing』은 집중력을 높이는 책이라기보다, 세상을 다시 바라보는 책에 가깝습니다. 저자 롭 워커는 131가지 작은 관찰 연습을 통해 그 시선을 다시 우리에게 돌려줍니다.

이 책에서 제가 발견한 메시지는 3가지였습니다.

첫째, 모두가 보는 것만 바라보면 나만의 것을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익숙한 풍경에서도 남들이 지나치는 것을 발견하는 나만의 시선을 가져보세요.

둘째, 내가 어디에 주의를 기울일지는 내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정보가 내 시선을 끌어당기는 세상에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 의도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셋째, 작은 것을 발견하는 호기심은 세상과 연결되는 시작입니다. 평범한 사물과 풍경, 사람을 조금 더 자세히 바라보는 순간 우리는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관계와 의미를 발견하게 됩니다.

책을 덮고 나면 특별한 장소에 가고 싶어지기보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을 조금 더 자세히 보고 싶어집니다. 아마 이 책이 말하는 ‘주의를 기울이는 법’이란 결국 거창한 기술이 아니라, 이미 내 주변에 존재하는 것들을 놓치지 않는 태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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