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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2 - 진실이 때론 거짓보다 위험하다 ㅣ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2
천위안 지음, 이정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12월
평점 :
삼국지의 등장인물들 중 조조는 법치주의를 기초로 탁월한 지략과 신속한 판단으로 중원을 차지한 영웅으로 묘사됩니다. 조조는 난세의 시대에는 한 사람의 뛰어난 활약이 전체 판세를 좌우한다고 여기고 비록 적일지라도 능력있는 순욱, 가후 등을 가신으로 등용합니다. 또한 관도대전에서 원소와 내통한 비밀편지를 얻고서도 모두 불살라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정치적 내분을 잠재웁니다.
조조와 관련된 수많은 사건을 뽑아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함께 그 속에 담긴 영웅의 심리를 날카롭게 포착해냅니다. 심리학으로 재해석한 시도로 삼국지를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게 해줍니다.
p56 인간은 상황에 매우 큰 영향을 받는다. 착한 사람은 착한 사람이 될 수 밖에 없는 환경에 처해있고, 나쁜 사람은 나쁜 사람이 될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관우는 좋은 인물이고, 조조는 악한 인물인가?
조조만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인물도 드물 것입니다. 역사 속 인물에 대한 평가는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또 시대에 따라 많이 달라지게 마련인데, 조조에 대한 평가 역시 그렇습니다. 난세의 영웅으로 추앙받다가도 간교하고 이기적인 인물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조조는 간웅이자 악인으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가 많습니다. 이런 견해를 가진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삼국지가 인기가 있었던 이유는 유비라는 선과 조조라는 악의 대비가 뚜렸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들고 있습니다. 만약 조조를 희대의 영웅으로 유비를 능력없는 졸장부로 만든다면 그동안 삼국지 소설이 가졌던 매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조조도 한 인간인만큼 그만의 장점과 단점이 있습니다. 다만 그것이 소설에 의해서 한 인간의 악한 면만이 부각되었고 이로 인해 한 인간이 장점마저 부정되었습니다.
상호존중
p240 서로 존중하지 않는 관계는 경쟁관계의 적보다 못하다. 예의를 갖춰 상대를 존중하라. 그것만이 인간관계의 답이다.
인간관계에 있어 상대방이 당장은 처지가 곤궁하고 보잘 것 없다고 업신여기지 않고 상대방을 존중하고 정성을 다해 소중히 여기면 언젠가는 상대방을 통해 어려운 위기도 모면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삼국지의 일화로도 잘 알 수 있습니다. 적벽대전에서 패한 조조가 도망가다 화룡도라는 외골목에 이르자 관우가 퇴로를 막고 조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외통수에 빠진 조조는 목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입니다. 그러한 조조는 8년전 관우가 조조의 포로가 되어 목숨을 부지했던 시절 자신이 베푼 은혜를 들먹입니다. 조조는 관우의 의에 감복해 자기 사람으로 만들고자 여포가 탔던 적토마까지 선물로 줍니다. 관우가 주군이며 의형인 유비에게 찾아가기 위해 조조의 휘하에서 도망칠 때도 조조는 주군에 대한 충성을 다하는 관우의 의리에 감복하여 추격을 멈추게 합니다. 관우는 우여곡절 끝에 유비와 재회합니다. 관우는 옛 생각을 멈추고 마침내 조조가 도망칠 수 있도록 퇴로를 열어줍니다. 준엄한 군율로 참수될 수 있지만 신하로서 신의보다 지난날의 은혜를 선택한 것입니다
계륵
(닭의 갈비뼈라는 듯으로, 큰 쓸모나 이익은 없으나 버리기는 아까운 사물 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상황을 비유하는 말이다)
p270 자신이 추진하는 일에서 정도를 지키고 명분을 세워라. 누구든 당신을 탐할 것이다
조조는 전략적 요충지인 한중 땅을 놓고 유비와 전투를 벌입니다. 전세가 불리해지자 더 이상 싸울 수도 없고, 그렇다고 후퇴도 쉽지 않은 난감한 심정을 조조는 ‘계륵’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행군주부 양수가 조조가 암호를 계륵으로 정했다는 말을 듣고, 후퇴 명령이 내려지기도 전에 서둘러 짐을 꾸려 철수 준비를 했습니다. 먹자니 먹을 것이 없고 그렇다고 버리기에는 아까운 심정을 무심코 내뱉은 말이니 곧 철수명령이 떨어질 것이라는 양수의 설명에 다른 장수들도 모두 짐을 꾸렸습니다. 이 모습을 본 조조가 군의 사기를 떨어뜨렸다며 양수의 목을 베어 처형합니다.
조조는 조심성이 많은 인물이었습니다. 군주는 늘 경계하지 않으면 그동안 쌓아놓은 것들이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습니다. 때문에 닭갈비를 핑계 삼아 사후 있을 지도 모를 분쟁을 미연에 막았던 것이죠. 조조는 속 좁은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속 깊은 인물이었기에 삼국통일의 기반을 닦을 수 있었습니다
작가 나관중은 조조를 보여줄 때, 조조가 어렸을 적부터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는 남을 속이는 행위도 마다하지 않는 조조의 성격을 서술함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조조는 영악하고 간사하다’라는 선입견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세상의 일을 이루는 것은 인간이며, 인간이 일을 이루게 하는 것은 그의 내적 동기 즉 심리에 있다.’
삼국지를 읽으려면 큰 다짐을 하고 시간을 내야 합니다. 삼국지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옛날에 다 읽어서 내용은 다 알아‘라고 말은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자신있게 말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책이나 영화로도 접할 때마다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고, 기회가 되면 언제 한 번은 더 읽어보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습니다.
조조의 심리를 통해 인간의 심리를 이해해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풍성하고 방대한 배경지식으로 독자가 몰입해서 읽어나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있습니다. 또한, 조조나 조조와 얽힌 사건에서의 사람들의 심리를 심리학적 용어를 제시하며 설명해 주니 제법 흥미진진한 부분이 많습니다. 삼국지의 스토리들을 다시 한번 되짚어 볼 수 있는 것도 좋았습니다.
이번 책을 끝으로 조조 편은 끝이 나지만, 앞으로 나올 다른 인물들(제갈량, 관우, 사마의 등)도 기대가 됩니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자화자찬은 자신을 포장하는 가장 졸렬한 방법이다. 누구도 인정하지 않으며 오히려 신뢰까지 잃게 한다. - P24
나를 자극하고 움직이게 하는 것은 적이다. 적이 있기에 오늘 내가 행동한다. 경쟁심리가 없는 사람의 내면에는 나태와 태만이 똬리를 틀고 있을 뿐이다 - P91
집단 내 소수 의견을 경청하고 그 논리의 합당함을 따져봐야 한다. 다수의 결정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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