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더지 잡기 - 노년의 정원사가 자연에서 배운 것들
마크 헤이머 지음, 황유원 옮김 / 카라칼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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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오락실에서 하던 ‘두더지잡기’ 게임이 생각납니다. 두더지가 어디서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두더지가 구멍에서 쏙 하고 튀어나오면 재빨리 뽕망치로 잡아야 합니다.

이 책의 저자 또한 오랫동안 두더지를 잡아 왔다고 말합니다. 저자의 어머니는 그가 16세 때 세상을 떠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는 그에게 집을 떠나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18개월 동안 걸으며 동물과 새들과 함께 생활하고 울타리 아래, 삼림 지대, 강둑에서 잠을 잤습니다. 철강 노동자 견습 과정을 거친 후 7년 동안 철도에서 일하다가 정원사로서의 진정한 소명을 찾았습니다.


p37 우리는 우리가 소유한 것들 덕분에 스스로를 불멸의 존재로 느끼고, 두더지는 우리 앞에 나타나 그것들에 해를 입히고 그것들을 앗아가면서 우리의 내면 깊숙한 곳에 자리한 무언가에 도전장을 내민다

저자에 따르면 현재도 영국에는 두더지 사냥꾼으로 일하고 있는 사람이 수백 명 있다고 합니다. 어떤 면에서, 두더지를 잡는다는 것은 하나의 생명을 죽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하나가 되는 것에 대한 일상적인 관찰을 탐구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 두더지에 대해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됩니다. 두더지는 작고 강력하며 터널에서 빠르게 움직이며 벌레를 사냥하고 하루에 약 20미터의 터널을 파냅니다. 그들은 흙을 지붕과 벽에 채우고 두더지 언덕을 만드는 표면 위로 흙을 밀어냅니다.

또한, 신선한 공기가 밀려들어 터널이 뚫리는 것을 감지할 수 있으며 침입자를 막기 위해 즉시 흙을 옮기기 시작합니다. 두더지의 혈액은 다른 동물보다 더 많은 산소를 보유할 수 있습니다. 두더지는 양쪽에 두 개의 엄지손가락이 있는 강력한 앞발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의 평균 수명은 4년입니다. 그들은 대부분 완전히 혼자 살며 짝짓기 할 때만 서식지를 떠납니다.


p266 나는 숨겨진 것들을 찾는데 지쳤다. 진정 중요한 것들은 실은 모두 저곳에, 그냥 가질 수 있게, 땅 위에 놓여있다. 내가 들고서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조각들처럼.

읽은 후에는 정원사가 땅 밑에 두더지의 존재를 좋아하지 않는 것처럼 적어도 동물들의 부지런함과 영리함을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p200 모든 것에는 그 끝이 있으며, 모든 것은 다음 것의 시작을 품고 있다. 치유의 감정이란 그것들을 예전의 상태로 되돌리는 데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수용과 용서와 사랑과 성장과 재출발을 통해 생겨나는 것이다. 흉터는 삶의 불가피한 요소이다

전반적으로 고요하고 관조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고, 아름다운 문장들이 가득합니다. 읽고 있노라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삶과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인간과 관련된 것들 가운데 유일하게 영구적인 것은 인간의 쓰레기뿐이다. 자연의 존재들은 썩는다. 모든 자연의 존재들이 거치는 달콤쌉쌀한 존재의 상태, 그들이 예전의 모습을 관두고 무언가 새로운 모습이 되기 시작하는 단계가 있다. 나는 내가 그 시점에 이른 것 같다 - P84

치유란 그저 변화, 받아들임에 적응하는 것일 뿐이다. 그것은 모두 평범한 일이다. 우리는 이곳에 와서 자라나고, 그러고는 다시 점차 사라져간다
- P125

나는 원래 알 수가 없는 것은 모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을, 정신을 맑게 하고 생각들을 지나가게 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나 자신을 가능성과 비옥함으로 붐비는 조용한 자연으로 채워야 한다는 것을 떠올린다
- P157

나는 완성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는 것들을 좋아하게 되었다. 빛을 내는 것, 무언가를 찾는 것은 질문이다. 대답이란 종종 질문의 거대함에 비친 흐릿한 영상에 불과하다
- P174

나는 내가 어떤 인간인지 아직도 모르겠다. 그 문제가 더 이상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확실한 것은 없다. 그저 경험만이 있을 뿐이다. 어쩌면 모든 건 그저 변명에 지나지 않으며, 결국 우리는 우리가 믿길 원하는 것을 믿기로 결정해버리는지도 모른다
- P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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