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18 - 5부 3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18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18권의 시대적 배경은 1940년초쯤입니다. 이미 세계2차대전이 시작되었고, 일본은 중국에서 전쟁을 하는 와중에 1941년 7월에 인도차이나반도(베트남)을 공격하였습니다. 급기야 1941년 12월에는 미국 하와이의 진주만을 기습공격하였고. 이후 일본은 싱가포르, 필리핀 등을 점령하였습니다.

길상의 관음탱화 완성, 오가다와 유인실의 해후, 태평양전쟁의 발발 등의 사건이 이어지면서 대단원의 마지막을 향하여 달려가고 있습니다

<줄거리>

명희는 청량리 여옥의 오빠 집에서 해골이 다 된 여옥을 만나고 오는 길이다. 여옥은 재작년 9월 기독교도 검거 선풍이 불었을 때 체포되었고 어저께 병 보석으로 형무소에서 나온 것이다. 여옥의 올케 신씨는 명희 손을 잡으며 눈물을 흘렸다. 여옥을 위해 최상길이 많은 힘이 돼 주었다. 명희는 그 몰골을 하고서 평화스럽게 웃는 여옥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전차를 탔는데 그곳에 영광과 양현이 있다. 명희는 두 사람이 연인사이인가를 양현에게 묻지만 양현은 아니라고 한다. 자신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올케 덕희에게 일 년만 참아준다면 취직해서 집을 나가겠다고 말한다. 양현과 덕희가 서로 협정을 맺듯 이런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덕희의 언니 욱희가 배설자와 함께 들어선다. 양현과 덕희는 배설자를 못마땅하게 여긴다. 명희는 양현에게 별안간 아버질 사랑하냐고 묻고 양현은 당연하다며 그립다는 말을 덧붙인다. 길상은 지금 예비구속대상에 포함되어 형무소에 수감되었다. 명희는 양현이 가고 난 뒤 깊은 생각에 잠겨있다. 만주에서 이상현의 소식을 가지고 온 사람이 있어 양현에게 물어 본 말인데 양현이 그립다고 한 아버지는 이상현이 아닌 길상이기 때문이다.

초여름으로 접어들면서 여옥은 아주 조금씩 회복하고 있었다. 친정동생네 돌잔치에 보내놓고 혼자 있으면서 주변의미세한 움직임에 신경을 보내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시간, 그는 영혼보다 육신이 먼저 망가졌다. 여옥을 이나마 있게 한 것은 최상길의 존재였다. 오빠와 선후배 사이인 최상길은 전도부인이 되어 여수에 나타난 여옥에게 동정을 품고 여러 가지로 힘이 되어 주었다. 여옥이 자신의 생각에 몰두하고 있을 때 명희가 찾아온다. 여옥은 명희에게 어떤 경우든 살아 있다는 것은 축복이고 산다는 것은 참 아름다운 것이라며 삶에 집착을 보인다. 명희가 그 까닭을 묻자 사람에 대한 신뢰가 아니겠냐는 묘한 말을 한다. 우선은 책을 읽고 싶다는 여옥의 말에 명희는 한시름 놓는다. 가을로 접어들면서 여옥은 조금씩 나들이를 할 수 있게 되자 조카의 도움을 받아 명희의 유치원에 들르곤 한다. 여옥은 오가다가 유인성의 아들이 있는 요양소에 송금을 하고 있다는 소문을 전하고, 명희는 인실과 오가다와 함께 찬하를 떠올린다. 오가다는 인성의 아들이 자신의 아들 사촌으로 생각하여 핏줄에 대한 애틋함으로 송금하는 것인데 이것을 이들이 알 턱이 없다. 뜻밖에도 명희 집으로 최상길이 들어 선다. 그리고 얼른 여수로 내려가야 한다면서 여옥을 데리고 나간다. 최상길은 명희에게도 고마운 사람이다. 친구 여옥을 살려 준 은인이니까. 최상길은 여옥을 데리고 창경원으로 들어 간다. 최상길은 여옥을 때론 친구로, 때론 애인 같이 대하여 그의 마음을 알아 채기가 쉽지 않다. 최상길은 여옥을 집에 데려다주고 임명빈을 찾아간다. 그가 며칠 후에 산을 갈 거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소지감을 찾아 함께 산에 가자는 말에 명빈은 입을 함박 같이 벌리며 웃었다. 이미 떠날 준비가 다 되어 있었기에 이튿날로 출발하게 된다. 명희는 떠나는 오라비에게 돌아오지 않아도 좋고 머리를 깎아도 상관 안하겠으니 건강만 회복하라고 빈다. 진주에 들려달라는 환국의 당부가 있었지만 명빈은 서희를 배려하여 여관에서 쉬다가 평사리로 간다. 평사리에서는 연학이 명빈을 반갑게 맞이하고, 명빈과 그이 아들 희재는 평사리 집의 규모가 웅장한 데 놀란다. 밤에는 최상길과 장연학이 의기투합하여 허물없이 술잔을 울이고, 명빈은 술자리에 끼여들지 못하는 것도 억울하지만 자신과는 달리 소탈한 최상길의 태도를 몹시 부러워한다.

사천집 모화는 주점을 처분하였다. 식량이 통제되면서 생산량이 줄었는데도 술을 청하는 사람은 많아서 밀주를 사다가 도가술과 함께 파는데 관서에 들키는 날이면 경찰서를 오가며 유치자에서 자야 할 경우도 있다. 그렇게 되면 밑지는 장사가 되고 그렇지 않으려면 수단과 방법이 있어야하는데 모화의 성미는 그렇지 못했다. 술집을 닫고 여러 지로 궁리해보나 여의치 않아 모화가 다시 시작한 일은 밀주를 만드는 일이다. 웅기 할매가 콩나물을 길러 팔면서부터 형편이 좀 나아지고 있었다. 주정뱅이 사내와 한바탕 시비 에 얼굴에 피딱지가 앉은 모습으로 술을 담글 준비를 하고 있던 모화를 본 뭉치는 술을 시키고 조용히 어장 애비 여 선주의 아들 동철과 술을 마신다. 여 선주가 아들에게 몽치에게 일을 배우라고 한 것이다. 처음에는 마땅찮아 하던 여동철도 몽치의 독특한 성격에 반해 어디든 따라다니는 중이다. 술값을 셈하고 나간 몽치가 잠시 후 혼자 다시 돌아와 웅기 할매에게 모화의 얼굴이 왜 그러냐고 묻고, 웅기 할매는 술상 앞에서 자기 모녀의 신세한탄을 한 후 모화의 의동생이 되어 달라고 한다. 몽치는 그 말에 대답하지 않고 주정뱅이 사내를 손봐주겠다고 방을 나선다. 몽치는 밤거리를 배회하다가 간신히 소주 한 병을 구해 휘의 집에 가서 술상을 본다. 휘에게 지나가는 말로 과부 하나 데려 오고 싶다고 하자 휘는 깜짝 놀란다. 두 사나이가 잠이 들락말락하는데 조병수가 찾아와 부친이 세상을 떠났다며 도움을 청한다. 몽치는 부릅뜬 조준구의 눈을 쓸어 감겨 주고 염을 한다. 손자 조남현은 할아버지의 악행을 기억하고 싶지 않다며 화장 할 것을 주장하나 병수의 명으로 미리 마련 해 둔 장지에 묻는다. 음력 섣달, 몽치는 모화를 찾아가 청혼하고 모화는 이대로 살기가 너무 어려우니 기둥서방 노릇이라 해달라고 말한다.

17세의 상의는 진주 여고 3학년이다. 산근이도 진주중학교에 입학했으며 신경에서 돌아와 버스를 몰고다니는 천일이 상의와 상근을 맡겠다고 했으나 보연은 오누이를 각각 기숙사에 넣었다. 상의는 옛날 같이 명랑한 아이가 아닌 소극적이며 내성적인 성격으로 변했다. 신경에서 부모가 수갑을 차고 끌려가느 그날의 충격이 원인이라면 원인이다. 일요일 아침, 상의는 천일의 집에 갔다. 동생 상근이 먼저 와서 성의를 보고 활짝 웃었다. 오누이는 천일의 처 호야네가 차려 준 점심을 맛있게 먹고 호야할매 천일네는 기숙사에서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 오누이가 안타깝다. 상의는 상근이 나날이 여위어 가는 것을 걱정해 어머니에게 부탁하여 진주 호야네서 통학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어느새 상의는 성숙해진 것이다. 상의가 가장 소중하게 간직하는 것은 노트다. 상의는 노트에 자신의 마음을 담는다. 어느날 흑색 잉크가 없어서 붉은 잉크로 적기 시작한 것이 그대로 붉은색 일색이 되어버린 노트. 상의는 일기장의 붉은 색을 보며 만주에 남아 있는 아버지를 그린다. 뜨거운 마음이다.

양현은 대합실 밖에서 영광을 찾지못해 울상이다. 여의전을 졸업하고 올케 덕희와의 약속으로 진주로 가지 않고 인천의 개인병원에 취직해 있던 양현이 진주에 내려오라는 서희의 편지를 받고 다급하게 영광에게 전보를 친 것이다. 그러나 영광은 길 건너편에 서 있었다. 영광은 양현과 함게 돈암동 가는 전차를 타고 내려서 산으로 올라 간다. 전시 중에 공원엘 간다는 것은 비국민으로 찍히는 까닭에 따로 연인들이 갈마한 곳이 없긴 했다. 양현은 영광에게 함께 살자하고, 영광은 그럴 수 없다고 말한다. 진주에는 윤국이 돌아와 양현을 기다리고 있고, 윤국과 양현의 혼인이 추진되고 있는 중이다. 영광은 양현의 전보를 받고 서둘러 영선네를 통영으로 내려보내고 양현과의 자리를 마련했으나 두려운 것이다. 진주로 내려온 양현은 서희에게는 아무 말도 못하고 윤국에게 이 혼인은 안 된다고 말한다. 자신과 윤국은 남매가 아니냐는 것이다. 그리고 양현이 영광을 사랑한다고 하자 윤국은 안된다며 소리친다. 윤국은 영광이 양현을 행복하게 해주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 양현은 진주로 떠나고 윤국은 밤새 술을 마신다. 다음날 윤국의 모습은 의외로 담담하다.

윤국은 홍수관과 함께 산홍의 요리집으로 간다. 홍수관은 이순철과 함께 일하고 있다. 윤국과 수관이 먼저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데 순철이 뜻밖에도 기성을 데리고 들어온다. 어색하면서도 서로 본심을 숨기며 술자리를 이어가다가 윤국과 수관이 먼저 일어난다. 기성은 순철과 술을 더 하다가 집에 들어가 쓰러져 자는데 아내 금옥이 흔들어 깨운다. 안방에서 서울네와 두만이가 싸우고 있었다. 기성이 안방에 들어갔을 때 부엌 식칼이 저만큼 나동그라져 있고 두만이와 서울네가 한덩어리가 되어 구르고 있었다. 해가 돋을 때까지 실랑이를 벌이던 두만이가 다나가 서울네는 월화를 찾아간다. 월화의 기와집은 아담하고 조촐하게 두만의 술도가 뒤에 있었다. 서울네는 월화에게 한바탕 행패를 놓으리라 작정했으나 월화의 담담한 태도에 온다간다 말도 없이 사라진다. 월화는 옷을 갈아 입고 독골로 가서 두만네와 기성네에게 인사를 하고 가져온 옷감을 전한다. 두만네는 월화가 처음 왔을 땐 절도 받지 않으려 했으나 차츰 오는 것을 막지는 않게 되었고, 동네에서는 서울네 처지가 고소화게 되었다고 신명을 냈다. 월화가 다녀간 후 천일네가 찾아와 두 노인은 지난 세월을 이야기하며 하루를 보낸다.

몽치가 모화와 함께 살기 사작하자 숙이가 울고불고 야단이 났으나 몽치는 오불관언. 다만 몽치를 이해한 것은 한복으로 며느리 숙이를 타일렀다. 몽치는 아버지 무덤에 술 한 잔 부은 뒤 무덤가에 앉는다. 도솔암에는 명희와 올케 백씨 그리고 영옥이 와 있었다. 세 여자는 임명빈의 건강이 생각 이상으로 호전되어 마음을 놓게 되었다. 백씨는 서울로 돌아가고 남은 두 사람은 최상길을 기다렸다. 최상길은 도솔암으로 와서 지감을 만나 여옥에 대한 자신의 감정은 편안한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밑줄긋기>

1장 가는 시간의 슬픔보다 멈춰진 무의미한 시간이야말로 그것은 삶이 아닌 것이다.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이야말로 삶 자체지만 영원한 생명은 이미 나락이 아니겠는가

2장 산다는 것은 아름다워. 생명이란 참으로 놀라운 거야

3장 우리네 인생이야 아무리 입으로 잣사(저어)보아도 때가 오믄 떠나야 하는 철새 아니겄소?

5장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그런 슬픔 속에서도 여전히 사람은 살아가고, 얼마나 신기한 일이냐!

6장 가난한 것은 수치가 아니다. 일을 해도 배불리 먹을 수 없는 척박한 땅에 사는 것은 수치가 아니다. 사로잡혀서 사는 거야말로 수치다

4편 1장 관에 못질하는 그날 끝나는 거지, 인생에는 종지부가 없어. 우리가 내일 어떻게 될 것인지 그걸 누가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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