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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5 - 4부 3권 ㅣ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15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일본이 중국과 러시아를 모두 집어 삼킬 기세로 대륙을 향한 침략 활동을 계속하던 1930년대가 시대적 배경입니다. 아직 '중일전쟁'(1937-1940)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일본은 중국이 공산당에 의해 통일되어 가는 과정을 초조해 하며 만주를 차지하기 위한 '중일전쟁'을 벼르고 있고, 조선민중은 차라리 큰 전쟁이 터져 일본이 패망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격변의 시기를 살아 내야 했던 사람들, 그들이 힘겨운 시대를 극복했고 변화를 추구한 덕에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많은 것들이 개선된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제 5권이 남았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지 내심 기대됩니다.
<줄거리>
안 서방네 순이는 휘가 혼자 있는 틈을 타 원망을 하며 눈물을 흘린다. 영선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사람이 드문 산속에서 봄쯤에 둘의 혼사가 이루어졌을지 모를 일이다. 안 서방댁도 짝쇠네서 혼수 이불을 꾸미며 놓친 혼사가 아까워 눈물 짓지만 그렇다고 강쇠 식구들에게 서운하다 할수는 없는 처지다. 휘의 어미는 영선이 흡족하면서도 별안간의 혼사라 아무 것도 갖추지 못하게 되어 안타깝다.
관수는 딸의 혼사가 치러진 후 강쇠와 소지감, 해도사와 함께 술상을 받지만 기분은 울적하다. 그런 관수를 보는 강쇠는 패주고 싶은 심정이고 그것은 오랜 동지에 관수에 대한 애정이다. 신랑 신부가 신방에 들었을 때 밖에서는 순이가 사라진 소동이 벌어져 영선은 불안하다. 이튿날 관수는 소리도 없이 떠나고 사라졌던 순이는 싱겁게 숯가마 안에서 발견된다. 순이네는 남사스럽다고 순이를 쥐어박지만 휘나 영선에게는 지난 밤의 소동이 상처로 남는다.
관수는 최씨 가문의 사당, 사방이 검은 휘장으로 둘러싸인 어두운 곳에서 길상과 마주한다. 이들은 일의 전모를 확인하고 마지막으로 관수는 어렵게 영광의 사진을 내놓으며 환국을 통해 찾아봐 달라고 당부한다. 삼월 삼짇날 두만이 집과 이순철의 집에 가정부에서 왔다는 사람들이 들이닥쳐 돈을 챙겨갔다. 이튿날 진주 시내는 발칵 뒤집어진다. 두만은 혹여 가정부와 내통한다는 의심을 받을까봐 돈을 찾아준다면 경찰서에 기부하겠다고 말한다. 이순철의 부친은 찾아온 인물과 정반대의 인상착의를 말해 일경을 속인다.
이평 노인이 타계하자 많은 조문객들이 찾아온다. 조문객의 주류는 두만이를 봐서 온 시장 상인들과 주류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고 영팔 노인 내외와 선이의 시댁에서도 적잖은 부조금과 어물들을 가지고 시어른이 다녀갔다. 서울댁은 머리를 풀고 울다 주위 사람들의 냉대에 일찌감치 진주로 돌아가 버리고 막딸은 감싸주던 시부가 돌아가시자 아득하기만 하다. 장례가 끝나고 두만과 앉은 영만은 형에게 천년만년 일제의 식민지로 살아 갈 민족이 아니니 알아서 처신하라고 은근히 벼루던 말을 한다.
찬하는 인실이 보낸 편지를 받고 그 내용이 하도 절박해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으로 약속한 장소로 나간다. 인실은 오가다의 아이를 가진 상태였고, 찬하는 두 사람을 남겨두고 도망치듯 나온 통영에서의 일 때문에 자책감을 느낀다. 인실은 오가다와 연락하기를 거부하고 다만 아이를 낳은 후 자신은 떠나야하니까 아이가 있을 만한 곳을 주선해달라고 부탁한다. 공산주의자인 인실이 오가다에게 자신을 준 것은 오가다를 사랑한 것이고, 아이를 버리는 행위는 자신의 행동이 반민족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찬하는 혹 인실이 자신의 몸을 스스로 해칠까봐 두려운 마음으로 일주일에 한 번식 인실을 찾아가면서도 아이에 대해서는 곤혹스러워한다. 찬하가 다녀간 날, 인실은 동경시내 백화점을 돌아다니다 한 우동 집에서 환국을 만난다. 환국은 임신한 인실의 모습에 놀라고, 인실은 모른 척 차갑게 나간다.
환국은 인실의 모습을 본 뒤 아무리 생각해도 정리가 되지 않아 잠을 설친다. 늘 반듯한 환국이 늦잠을 자자 주인 내외가 놀린다. 환국은 다니던 법대를 그만두고 미술공부를 하고 있다. 길상이 서희에게 권해서 환국은 수월하게 진로를 바꿀 수 있었다. 환국은 계속 영광을 찾고 있었으나 찾지 못하다가 영광의 친구인 김수봉을 만난다. 김수봉은 영광이 위급한 것을 알린다. 혜숙과 동거하던 영광이 깡패들에게 당해 병원에 입원 중인 걸 안 환국은 일을 수습한다.
인호가 시집을 가자 영호네의 일이 부쩍 늘었다. 지난 늦봄, 중매장이의 말만 믿고 통영으로 시집 보냈는데 시누이의 시집살이가 혹독하여 달아난 여자 대신 일을 시키기 위해 인호를 데려갔다는 소문이 들린다. 영호네의 마음이 편치 않지만 처지가 처지인만큼 영호네는 입을 다물고 그나마 일부종사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밭을 매고 있는 영호네 곁으로 천일 모친이 다가와 야무 어매를 한 번 찾아가 보라고 권하다. 영호의 혼사 때문이다. 영호네는 옷을 갈아 입고 설레는 마음으로 야무네 집으로 간다. 야무가 아파서 누워 있는 집안은 조용하다. 야무 어매는 영산댁이 말하더라며 숙이를 며느리 삼을 것을 권하고, 영호네의 얼굴이 환해진다.
선우일 형제가 유인성을 찾아와 세 사람은 우이동 골짜기로 물맞이를 간다. 어쩔 수없이 인실의 안부가 오가고 인성은 당혹해한다. 인실은 오빠 인성에게 죽은 누이 장례 비용으로 생각하고 돈을 마련해달라고 했다. 인성은 얼마 간의 돈을 인실에게 주었고, 인실은 떠난 것이다. 인성이 돈을 마련해 준 것은 인실을 믿은 것이지만 인실이 오가다의 아이를 가진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세 사람은 시원한 골짜기에서 모처럼 술잔을 기울이며 만보산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것은 일본이 면밀하게 짜낸 각본에 조선일보가 놀아난 것이라며 어이없어 한다. 만보산 사건은 일본이 관동대지진의 수습을 조선인 학살로 화살을 돌린 것 같이 간도에서의 중국인과 조선인의 작은 투쟁을 일본인이 조선일보에 허위정보를 흘렸고, 이 기사를 보고 분개한 사람들이 국내에 있던 중국인을 학살한 사건이다. 이것은 9월에 일어날 만주사변의 태동이 된다.
송관수는 중국인들이 본국으로 철수하던 무렵 만주로 떠났다. 해도사는 소지감에게 살던 산막일체와 몽치까지 맡기고 피아골로 떠난다. 김휘는 산월을 앞둔 영선을 두고 통영의 조병수에게 소목일을 배우러 갔다. 일진이 없는 도솔암을 향해 가던 지연은 설움에 길가에서 한바탕 통곡을 한다.
조용하는 산장 목욕탕에서 면도를 하다말고 목을 찔러 자살한다. 그의 충실한 벗이 처음 발견하고, 신문은 이 사실을 보도한다. 조용하는 죽기 전 유인실에게 간절히 위로 받기를 원했으나 인실은 이미 일본으로 떠난 뒤였고 조용하의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찬하의 집으로 오가다가 방문한다. 조선에 다녀온 후 오가다는 인실의 행방을 찾지 못해 병이 났다. 그리고 찬하가 자신에게 병문안을 오지 않는 것은 인실 때문에 자신에게 화가 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인실은 아이를 낳은 후 사라졌고, 오가다는 아무 것도 모르고 있다. 오가다가 취해 돌아간 후 찬하는 부인 노리코에게 인실의 아이를 데려다 키우겠다고 말한다. 이런 때 조용하의 죽음을 알리는 전보가 도착한다.
윤국과 양현은 낚시를 하러 나가는 길에 새댁인 숙이와 부딪힌다. 윤국은 잘 살라는 인사를 하고 걸음을 옮기는데 묘한 배신감과 아픔을 함께 느낀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영호는 숙이를 닥달하고 집에 와서는 손찌검까지 한다. 영호네는 영호가 숙이에게 살갑게하지 않는 것이 불안하다. 이튿날 아침에 느닷없이 영산댁이 영호네로 들어와 모두 놀라는데 더구나 몽치를 데리고 와서 숙이를 찾는다. 숙이를 시집보내고 암자로 간 영산댁은 도솔암에서 우연히 몽치를 만나 데리고 오는 길이다. 숙이는 몽치를 붙잡고 울고, 영호네는 허둥대며 점심상을 차려 영산댁을 대접한다. 몽치는 영호의 동생 광호에게 주먹질을 해 코피를 터트려놓고 태연자약, 영호에게 괄시말라는 듯 째려본다.
길상은 환국, 윤국과 양현을 데리고 이 부사댁으로 간다. 이 부사댁 억쇠는 길상을 보자 반가우면서도 어떻게 대해야할 지 몰라 허둥댄다. 시우 어머니는 길상의 방문을 받고 놀라면서도 침착하게 응대하고, 떠난 이상현에 대한 원망을 속으로 한다. 김 훈장의 유해는 양자 한경에 의해 평사리로 옮겨왔지만 이동진의 유해는 아직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시우 어머니는 동행한 양현이가 자신의 아들 민우와 쌍둥이 같이 닮은 것에 강한 의혹을 느끼며 길상이 양현을 데려 온 까닭을 생각한다.
홍이가 용정에 식구들을 이끌고 오자마자 공 노인은 기다렸다는 듯이 세상을 버렸다. 홍이는 공 노인의 유산으로 목재상을 차려 돈을 벌었고, 지금은 자동차 수리 공장을 하고 있다. 진주에서 화물차를 몰던 천일도 홍이가 불러서 함께 일을 한다. 홍의 서비스 공장으로 김두수가 나타나 동업을 제의한다. 김두수도 이미 기운 빠진 늑대 같이 흐물해졌다. 동업은 거절한다는 홍의 말에 김두수는 군에서 나온 폐차를 불입해주고 할당금을 받자 하고 홍이는 두고 생각해 보겠다고 미룬다. 홍이는 저녁에 송관수를 찾아가고, 관수는 영광이 섹스폰을 불며 악단을 따라다닌다고 몸져 누웠는데 김두수 이야기를 드자 기운을 차린다.
옥이는 두 딸 연우와 난우를 재촉해 동성반점으로 간다. 그곳에서 송장환은 두 딸과 같이 청요리를 먹고 옥이는 남몰래 두매를 만난다. 두매는 두 딸의 모습을 숨어서 보았다며 용정은 위험하니 연추로 거처를 옮기라 말하고는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옥이 가족과 헤어진 송장환은 형 영환을 찾아 가 함께 술잔을 나눈다. 형수가 집을 나가고, 새로 염씨가 들어아 형 시중을 드는데 영환은 가난해진 형에게서 비로소 육친의 정을 느낀다.
하얼빈의 중심가 허공로에서 윤회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윤광오와 수앵 부부는 고급 레스토랑 흑룡에서 인실과 함께 저녁을 먹는다. 인실은 동경에서 바로 용정으로 와서 몇 달을 셋방에서 지내다가 송장환을 찾았고 거기서 동경대지진 때 보살펴 준 윤광오를 만나 심재용의 집에서 한동안 머물렀던 것이다. 수앵이 인실을 반갑게 맞이하여 식사를 하고 카바레를 가고 하는 동안 윤광오 집 객실에서는 송장환 등 몇몇 사람들이 모여 오랫동안 밀담을 나눈다. 그 자리에 정석이 있고 일흔이 된 권필응도 꼿꼿하게 앉아 있다.
임이는 봉천에서 송애와 함께 지내다가 작년 봄, 홍이에게 얻어온 돈이 바닥날 즈음 김두수의 권유로 다시 홍이 집을 찾는다. 형상이 흉흉한 임이가 집안에 들어서자 홍의 세 아이들과 보연은 놀란다. 임이는 보연의 성깔이 보통이 아님을 알고는 집에서 일이나 하고 있게 해달라고 홍이를 붙잡고 사정을 하고 홍이는 이 궁리 저 궁리를 해본다.
오가다는 신경의 토목회사에 취직해 있으면서 일본인들의 모임에 나가지만 그곳의 퇴폐적 분위기에 구토할 듯 하다. 그는 남경학살의 현장을 보고 일본인들이 천벌을 받을 민족이라고 생각한다.장고봉(조선, 소련, 만주의 국경이 마주치는 두만강 하류)에 소련군이 진격해 온 사건이 발생한 후 오가다는 여행을 결심하고 회사에 휴직계를 낸다. 머지않아 세상이 온통 전화에 뒤덮이고, 이번에 떠나지 않으면 다시는 떠날 수 없으리라는 생각에 여행을 결심한 것이다. 일본은 내리막길을 달리는 마차처럼 세계전으로 확대한 전쟁을 멈출 수 없었고 국제적으로 고립되어 있다. 결국은 부서질 마차이고 보면 이것을 짐작하고 있는 지식인들의 회의감은 쾌락을 찾고 분주히 어딘가에 몰두 할 곳을 찾아 기웃거리게 되는 것이 지금 신경에 있는 일본인들의 상황이다.
오가다는 하얼빈에서 얼핏 떠나는 마차의 손님이 인실임을 깨닫고 급히 다른 마차를 타고 달려가나 놓치고 만다. 혼자 여행 중인 그는 자신이, 일본인이 싫어져 거리에 침을 뱉는다.
<밑줄긋기>
4장 대중이란 끝없이 인내하면서 변화에 대하여 성급하고 가슴에 맺혀 있으면서도 쉬이 체념하며 망각한다
5장 인간이 죽는 건 하나의 진실이다. 그 진실 때문에 인간은 죽음의 공포에 쫓기며 간다. 하면은 그것을 극복하는 것밖에 인간은 달리 길이 없는 것이다
8장 문화란 하루 이틀에 되는 것도 하루아침에 버려지는 것도 아닌 게야. 독립이란 국토와 문화를 되찾고 지키는 것, 국토가 육신이라면 문화는 영혼인게야
9장 침략이 없었으면 독립운동도 없다. 남이 없으면 나도 없다
10장 인간이란 묘한 거야. 참말 묘하고도 신비스러워
13장 강국도 극복되어야 한다. 약소국의 참상을 씻기 위하여, 국가와 국가가 평등하기 위하여
5편
2장 누가 내일을 알 수 있으리. 수풀에 앉은 새 같은 내 민족의 앞날을 그 누가 알겠는가
3장 어쨌거나 살아남은 이들, 이들 역시 그렇다. 어찌 내일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인가
5장 인류가 가끔 미치는 것 그게 전쟁이며 학살 아니겠습니까
7장 산다는 것은 위대해. 아무리 평범하게 살아도 삶 자체는 대단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