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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4 - 4부 2권 ㅣ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14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1부에서는 평사리, 2부에서는 간도, 3부에서는 다시 평사리(하동과 진주까지 포함)였던 것이 4부에서는 한성(서울)으로 바뀌어 있습니다.한성과 평사리(진주 포함)의 비중이 비슷한 듯 하지만 이야기의 중심이 그렇게 흐르고 있다는 의미일 것 같습니다.
지금의 우리는 8.15광복을 맞이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 끝을 알 수 없는 사람들은 일제강점기가 얼마나 길게 느껴졌을까요?
또, 작가가 등장인물들의 삶을 하나하나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 우리 삶 또한 모두 소중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줄거리>
길 노인의 생일잔치에 관수를 비롯한 여럿 사람이 모여들었다. 알게 모르게 일에 연관된 사람들인데 이번에 길 노인의 생일을 일삼아 모인 까닭은 서희가 내놓은 땅 오백 섬지기의 관리 때문이다. 김환이 남긴 것도 아직 백여 마지기 남아 있는 상황에서 서희가 내놓은 땅은 분명 이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서희의 의중을 짐작해보면 길상 때문이라고 관수는 생각한다. 여장부라 하나 서희는 길상이 이곳에 주저앉기를 바라는 것이다. 강쇠는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관수를 나오라하여 다짜고자 팬다. 강쇠는 관수가 일을 도모하면서 낯선 사람을 끌어들인 것을 못마땅하게여겨 그런 것인데 관수는 소지감을 데려 온것은 앞으로 길상에게 필요한 인물임을 강조해 강쇠를 달랜다. 길상이 김환을 대신하여 일을 한다는 말을 들은 강쇠는 큰 기대를 건다
강쇠는 소지감과 길을 걸으며 자신이 길 노인 집에서 한 언동에 사과한다. 소지감은 개의치말라하면서 그 자신도 양반이기에 어려움이 많았음을 내비친다. 관수와 소지감과 해도사가 자리를 함께 한다. 몽치는 아비 무덤에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관수는 소지감에게 동학이든 무엇이든 일단은 독립을 하고 난 뒤에 이야기하자며 함께 술을 마신다. 소지감은 지연이 때문에 곤혹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않는데 밖에서 몽치가 달려 와 절에서 각시가 죽었다고 외친다.
두만이는 조부의 제사를 모시고 바로 진주로 떠나지 못하고 기성네와 한방에서 잤다. 부모의 강권에 못이겨 한방에 들긴 했으나 서로 등을 돌린 채 잠든 부부였다. 두만은 기성네를 무식꾼이라 부끄러워했으며 그 자신의 과거가 기성네로 인해 벗겨지지 않는다는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듯하다. 아침 밥상을 물린 이평 노인은 두만과 영만을 앞에 두고 자신이 땅과 집을 모두 기성네 앞으로 해놓았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일은 선영봉사마저 두만이와 그의 아들들이 못미더워 기성에미 사후엔 영만의 아들에게 맡긴다는 말에 두만은 이성을 잃고 만다. 말을 마친 이평 노인은 논으로 나가고 두만은 기성네를 보자 신던 구두를 벗어 두들겨 팬다. 동네 사람들이 모여들자 두만은 땅에 침을 뱉고 마을을 떠나고, 맞아서 퉁퉁 부은 며느리를 본 두만네는 아들이 부끄럽고 며느리가 불쌍해서 소리 죽여 운다.
여옥과 명희는 교회에서 나와 수예점을 다녀오다 최상기를 만난다. 두 여자는 하염없이 서로의 상념에 젖고 여옥은 이곳을 떠나 훨훨 날아다니며 전도 여행을 하고 싶어하고, 명희는 진주에 가는 대신 여수에 남기를 희망한다.
명희는 여옥의 소개로 통영에서 한참이나 더 들어가야한다는 학교에 자리를 얻어 떠나게 된다. 마침 같은 배를 최상길과 소지감이 함께 타게 되고, 의부증이 있는 최상길의 처 금홍은 명희를 경계하여 몇 마디 공격을 한다. 명희와 여옥은 연홍의 강짜를 연분없는 중생이 하는 소리거니 듣고 만다. 뱃전에 올라 탄 명희는 다시는 혼자 울지 않을 것을 다짐한다.
윤국은 한 달 후면 집으로 돌아올 아버지 때문에 마음이 들떠있다. 기쁨인지 슬픔인지 알 수없는 들뜸 속에 평사리에 혼자 나와있다. 이런 윤국 앞으로 두 통의 편지가 온다. 환국과 순철의 여동생 이순애다. 환국은 윤국의 가출 이후 윤국을 조금씩 어른 대접해준다. 순철의 여동생이 윤국에게 편지를 한 것은 뜻밖이다. 그저 동경에 있는 오빠의 거처를 모르니 환국의 주소를 가르쳐달라는 내용이지만 윤국은 여자애가 먼저 편지를 보내온 것이 못마땅해 환국의 주소만 크게 써서 부친다. 윤국은 평사리에 오면 의지하게 되는 범석을 찾아가는데 뜻밖에도 한복의 아들 영호가 먼저 와있어 얼떨결에 다시 나오고 만다. 강가에서 윤국은 자신이 왜 그 자리를 피했는지, 영호 역시 놀라는 이유는 뭔지 자문하면서 숙이를 기다린다. 윤국은 숙의 슬픔과 정갈함을 사랑하며 그러면서도 이성을 느끼지는 않는다. 숙이 역시 윤국을 피하지는 않는다. 윤국은 숙이에게 국밥 한 그릇을 강가로 갖고 오기를 청하고 숙이는 고개를 끄덕인다.
경부 구마가이가 서희를 찾아 와 길상이 앞으로 국외로 탈출하거나 불온한 일에 가담하면 큰일이 난다며 감시를 벗어나지 말아달라는 당부를 한다. 평사리에서 막 돌아온 윤국은 구마가이에게 불손하게 대하고, 구마가이는 윤국에게 살아남으려면 지혜로워져야 한다고 충고한다. 서희는 주막집 숙이에 대해 묻고 윤국은 아버지를 어머니의 자리로 끌어올리려 말고 어머님이 내려오셔야 된다고 말한다. 서희는 파랗게 질려 윤국에게 매를 든다.
고성으로 시집 간 복연이 친정으로 들어서면서 울음부터 터뜨린다. 동네로 들어서면서 귀남 어미 아비의 험담에, 성환할미의 가슴이 까맣게 탔다느니, 복연으로서는 가슴 아픈 소리만 들은 것이다. 막상 들어와보니 헛소문이 아니라는 듯 언니 순연은 제 남편 제 아들을 먼저 챙기고, 사위도 곰같은 성정이라 복연은 다시 가슴을 친다. 석이네도 그동안 동네 사람들에게는 말하지 못한 설움을 작은 딸에게 자신도 모르게 쏟아놓는다. 복연은 형부와 언니의 버릇을 고쳐주리라 마음 먹는다.
오 서방댁은 우 서방네 식구들의 횡포에 견디다 못해 범석을 찾아가 동네를 떠날 뜻을 비친다. 읍내에 갔다 온 범석에게 한경은 만주에 묻힌 김 훈장의 유해를 이장할 뜻을 전하고 범석은 부친의 뜻에 따르겠다고 한다. 산청댁과 범석은 오 서방댁에게 한복을 보면서 그낭 평사리에 남으라 권하고, 오 서방댁은 조금 위안을 얻어 범석의 집을 나오지만 곧 남들의 위로가 아무것도 아님을 깨닫고 강가를 헤맨다. 이때 오 서방댁의 귓가에 사람의 신음소리가 들려오고, 그가 야무임을 알고는 급히 야무네로 달려간다. 동생 딱쇠가 형을 업고 집으로 돌아온다.
조용하는 유인실을 자신의 사무실로 부른다. 며칠 전 유인실의 학생 가운데 하나가 조용하의 방적공장에서 다쳤는데 제대로 보상이 이뤄지지 않아 유인실이 조용하 앞으로 편지를 보낸 것이다. 인실은 여옥에게서 명희의 소식을 상세히 듣고 있다. 조용하는 인실을 보자 다이아몬드 같은 값진 것을 느끼고 흥미로워한다. 인실은 집에 와 있을 오가다를 생각하고 급히 집으로 돌아간다. 조용하는 인실이 떠나자 요즘 자신의 뜻대로 되는 일이 없음을 알고 신경질적으로 제문식과 산장으로 떠난다. 제문식은 대학친구로 조용하의 속사정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다.
찬하는 오가다를 데리고 산장을 가서 조용히 술을 마시고 있는 중이다. 용하와 제문식이 들어와 합석한다. 용하는 방금 인실을 만나고, 다시 오가다를 보게 되니 묘한 우연에 기분이 언짢다. 찬하는 형이 어딘지 모르게 독기가 빠져나갔음을 알고 쓸쓸해한다. 찬하는 제문식을 흥미로운 인물이라 평가하는 오가다에게 이십 년을 보아온 인물의 정체를 자신도 잘 알지 못한다며 그런 그가 악한이 아니냐고 중얼거린다.
인실은 오가다를 만나러 창경원에 나가려하고, 오빠 인성은 침묵으로 반대의 뜻을 전한다. 오가다는 인실을 보자 가슴이 뜨거워지고, 둘은 가장 순결한 마음이 되어 겨울 공원에 앉아 있다. 어젯밤 늦게 인성과 함께 인실의 집앞까지 온 오가다를 선우일 형제가 말렸고 오가다는 자신을 불순하게 보지말라고 소리치며 돌아갔던 것이다. 오가다는 인실을 용하의 산장으로 데려가고 찬하를 본 인실은 순순히 명희의 거처를 가르쳐준다. 인실과 오가다는 석상 같이 굳어져 같은 곳을 응시하고 있다.
영광이 집을 나간 후 강혜숙도 집을 나갔다. 혜숙의 어머니는 영광의 집에 와서 닥달하지만 영광의 어머니는 죄송하다는 말 뿐이다. 혜숙어머니는 백정 집안에는 죽어도 딸을 줄 수 없다며 엄포를 놓고 떠난다. 관수는 한복을 집에 데리고 온다. 한복은 길상이 관수와 함께 용정으로 가라고 했다고 전한다. 관수가 한복 앞에서 심란해하자 한복은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만족스럽다며 관수를 위로한다. 관수는 한복이야말로 가장 깨끗한 애국자라 말한다.
영산댁 주막에 들어 선 관수는 추운 밤바람에 떨고 있는 영선을 숙이와 자게하고 자신은 최 참판댁에 들렀다 새벽에 나타난다. 하룻밤을 같이 보낸 영선과 숙이는 서로에게 호감을 느낀다. 매운 바람을 맞으며 하염없이 아비를 따라가고 있는 영선은 영문을 몰라 속이 탄다. 마침내 도착한 곳은 해도사의 거처다. 그곳에서 몽치를 만나지만 아무도 몽치가 숙의 동생인 것은 알지못한다. 몽치는 누이 같은 영선에게 모성을 느끼며 따른다. 해도사에게 강쇠 집에 갈 것을 밝힌 뒤 부녀가 도착한 곳은 산 첩첩 오두막 강쇠의 집이다. 아비가 산속 구덩이에 밀어넣어도 따라야 할 입장인 영선은 당도한 곳이 강쇠가 사는 집인 것을 알고 남몰래 안도의 한숨을 쉰다. 강쇠와 마주 한 관수는 다짜고자 영선을 자부 삼으라 하고, 강쇠는 그러마 한다. 관수는 자식 걱정을 덜었다며 쓸쓸히 웃는다.
오가다와 찬하는 환국이 청한 대로 진주로 간다. 찬하는 명희를 만날 예정이다. 길상은 찾아 온 두 사람과 아침을 함께 하며 시국 이야기를 나누나 이미 길상은 이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그의 두드러진 용모보다 긴 세월 칼날 같은 이역의 생활과 옥중 생활에서 닦인 빛 같은 것이 함께 있는 사람을 압도하는 분위기가 있어 두 사람은 경의를 표하고 있었다. 환국은 이들에게 진주 구경을 시켜주고, 오가다는 논개와 인실을 생각하며 남모르는 한숨을 내쉰다.
인실과 오가다, 찬하는 통영의 여관에 들고 찬하는 일찍부터 잠이 든다. 인실과 오가다는 거리를 거닐고 해변을 거닐다 해저터널까지 걷는다. 인실은 열에 들떤 사람 같이 혼자서 말을 많이 하지만 결론은 오가다 당신은 우리 민족의 적인 일본인이라는 것이다. 선비와 농민의 평화롭고 예의범절을 숭상하는 나라에 일본은 끊임없이 약탈을 자행하는 무사의 나라인 것이다.
명희는 찬하가 찾아온 것에 분노와 적개심을 드러내다가 결국 흐느끼고 만다. 명희을 어떤 방법으로든 도와주려고 온 찬하는 예상외의 명희 태도에 질려 여관으로 돌아온다. 함께 술을 마신 오가다가 취해 잠이 들자 오가다의 양복 주머니에 편지를 찔러놓고 부산으로 향하면서 인실과 오가다를 두고 떠나는 것이 편하지 않다.
안 서방네 순이는 휘가 혼자 있는 틈을 타 원망을 하며 눈물을 흘린다. 영선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사람이 드문 산속에서 봄쯤에 둘의 혼사가 이루어졌을지 모를 일이다. 안 서방댁도 짝쇠네서 혼수 이불을 꾸미며 놓친 혼사가 아까워 눈물 짓지만 그렇다고 강쇠 식구들에게 서운하다 할수는 없는 처지다. 휘의 어미는 영선이 흡족하면서도 별안간의 혼사라 아무 것도 갖추지 못하게 되어 안타깝다.
관수는 딸의 혼사가 치러진 후 강쇠와 소지감, 해도사와 함께 술상을 받지만 기분은 울적하다. 그런 관수를 보는 강쇠는 패주고 싶은 심정이고 그것은 오랜 동지에 관수에 대한 애정이다. 신랑 신부가 신방에 들었을 때 밖에서는 순이가 사라진 소동이 벌어져 영선은 불안하다. 이튿날 관수는 소리도 없이 떠나고 사라졌던 순이는 싱겁게 숯가마 안에서 발견된다. 순이네는 남사스럽다고 순이를 쥐어박지만 휘나 영선에게는 지난 밤의 소동이 상처로 남는다.
<밑줄긋기>
2편 6장 살아 있다는 것은 어떤 이유 구구한 변명으론 규명할 수 없는 것, 살아있다는 현실 그 자체일 뿐
8장 옛날에는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한테 효행하라고 글을 가르쳤는데 요새 세상은 인륜도덕을 다 버리도 좋은께 출세하고 돈 벌라고 글을 가르치는 모앵이더라마는
9장 우리 물기 빠진 나무는 되지 말자
10장 물론 다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인간이란 정당하지 못할 때 정당하지 못한 자리에 앉았을 때, 그 약점 때문에 더욱 더 뒤로 나자빠지는 그게 속성인지 모르지
3편 2장 자식이란 무엇인지, 애간장이 녹는 기이 그기이 자식이라
4장 사람의 생이란 길어야 칠십이다. 그것은 순간과도 같다. 얼마나 소중한 삶이냐
8장 숫자는 질이 아니다. 양이다. 양은 원래적인 것. 그러나 사람들은 원래적인 것을 조작한다
9장 사물과 생각은 끝이 없는 거니까 언어는 늘 빈곤하게 마련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