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10 - 3부 2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10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소설의 초반부보다는 점점 역사적인 사건들이 소설의 줄거리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10권은 신여성에 대한 이야기가 제법 많았습니다. 조선 오백 년 동안 굳어진 여성의 이미지가 유학 등 고등교육을 받으면서 신여성이라는 이미지로 변화되어가는 과도기 속에서 여성들 그리고 남성들의 의식들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소설이지만 당시 시대적 상황이 생생히 살아 있었습니다.

<줄거리>

강선혜는 명희를 데리로 조병모 남작의 집을 찾아간다. 그곳에 있는 덕화와는 대학 동창이다. 덕화는 불임 치료를 위해 외가에 와 있던 참이다. 얼떨결에 덕화의 이종사촌들인 조찬하와 조용하에게 인사를 한 명희는 편하지가 않다. 덕화와 헤어진 선혜와 명희는 본정통을 걷는데 양품점 안에 있는 이상현을 만난다. 상현은 봉순과 함께였다. 명희는 다음에 상현을 한 번 찾아본 후에 결혼을 하든지 말든지 결정하리라 생각한다.

명희는 상현의 하숙을 방문한다. 의아해하는 상현에게 명희는 뜻밖의 말로 상현을 화나게 한다. 상현의 태도 여하에 따라 자신의 결혼을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상현은 평소 단정하던 명희가 자신의 하숙집까지 찾아온 것에 화를 내며 비 내리는 거리로 명희를 내몬다. 상현은 비를 맞으며 봉순의 집을 찾아가는데 봉순은 상현을 남편 대하듯 한다. 그런 봉순이 상현은 가엾기만 하다.

상현은 소설을 쓴다. 독립지사 이동진의 아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소설쓰는 일뿐이라 생각한다. 어느 날 주갑과 석이가 찾아와 기화의 집을 묻는다. 며칠 후 기화의 집에 찾아 간 상현은 주갑이 그곳에 머물러 있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다. 저녁무렵 담 벼락에 붙어 울고 있는 주갑. 모시고 다녔던 강우규 의사가 사이또 부임시 폭탄을 터뜨린 뒤 체포되어 처형당한 것이다. 주갑은 다시 만주로 떠나고 상현은 충격을 받는다.

일본과 중국을 두루 다녀 보고 온 서의돈을 위해 황태수가 술자리를 마련했다. 상현을 본 의돈은 참지 못하고 상현을 공격한다. 의돈의 첫정이 기화이고 보면 상현을 보는 심사가 편할 리 없다. 방안에 있던 사람들이 서의돈과 상현의 싸움을 말려보려 하나 의돈의 주정은 원래 심한 편이라 거침이 없다. 밖엔 바람이 부는데 의돈과 상현은 쓸쓸한 마음을 안고 거리를 걷는다.

야무네는 작은 아들 딱쇠와 함게 오리섬으로 푸건이를 데리러 간다. 지난 가을 병중의 딸을 한번 보고 와서 늘 가슴을 졸이며 살아 온 야무네는 갑자기 들어선 중신 할미가 사위까지 병 들어 시댁에서 푸건이를 데려가라는 전갈을 보냈다는 말을 전한다. 부랴부랴 섬으로 들어가니 사돈댁에서 굿을 한다고 북적인다. 딱쇠는 사돈의 푸대접과 푸건이가 거처하는 골방을 보고는 화가 나 푸건을 업고 나온다. 고갯길에는 갯바람, 솔바람이 싸아하니 불고 있다.

홍이는 삼석이와 일본에 가기 위해 부산으로 나오지만 일본엔 삼석이만 가고 홍이는 삼석의 친척집인 자전거포에 주저앉는다. 일본에 가지 못한 것은 아버지와 장이 때문이다. 상주 없이 아버지를 보낼 수 없다는 홍의 의식 때문이다. 바람결에 들리는 소문은 장이가 홍이와의 관계가 알려져 일본으로 시집간다고 한다. 홍이는 장이를 데리고 간도로 가고 싶지만 몸이 아픈 아버지 때문에 그럴 수는 없고 갈팡질팡 어쩔줄 몰라한다.

추석을 쇠기 위해 부산에서 진주로 나온 홍이는 우선 장이를 만난다. 장이는 이미 일본으로 시집가려고 혼사일을 받아 놓은 상태다. 홍이는 마음에도 없는 모진 말로 장이를 울리지만 마음은 심란하다. 장터에서 산 예쁜 당혜 한 켤레를 장이에게 주는 대신 그대로 강물에 띄워보내고 만다.

친정으로 업혀 온 푸건이가 여름을 나고 추석이 되도록 별탈없이 지내니 야무네는 마음을 놓는다. 앓던 사위도 자리를 털고 일어나 이따금 푸건이를 보러오니 그것도 야무네에겐 더없이 고마운 일이다. 야무네로 마실 온 복동네는 은근히 홍이와 김 훈장댁 외손녀 복연과의 혼담을 꺼내 본다. 김 훈장의 외동딸 점아기가 산청으로 시집가 여렵사리 살다가 시댁 외가의 도움으로 통영에서 자리를 잡은 것도 근년의 일이다. 산청댁은 맏딸 복연의 성정이 사나와 고민 중이었는데 범석을 친구 삼아 드나들던 홍이가 마음에 들어 말을 꺼내 본 것이다.

이십 년만에 평사리 들판이 풍년으로 누렇게 출렁거렸다. 서희가 두 아들을 앞세우고 평사리로 오면서 선물인듯 마을에 전곡도 많이 풀어 어느 해보다 풍성한 추석이다. 강가 백사장에는 오광대까지 불러 마을 사람들이 구경에 열중하고 있는데 최 참판댁에 김환이 찾아와 사당 마루 밑에 숨는다. 곧 들이 닥친 군인들이 백사장의 놀음을 중지 시키고 그 와중에 마당쇠가 총 맞아 죽는다. 최 참판댁에 몰려간 군인들은 서희의 기세에 눌려 예의껏 집안을 수색하나 아무 것도 찾지 못한다. 백사장으로 나온 군인들은 홍이를 비롯한 장정 십여 명을 끌고 간다. 홍이를 보러 나온 점아기는 홍이가 잡혀가자 가슴 아파하고, 그말을 들은 용이와 영팔은 혹시나하는 마음으로 혼담에 희망을 건다. 군인들이 얕잡아보며 의심하지 못한 광대들은 짝쇠와 강쇠를 비롯한 동학군들이다.

홍이는 헌병대에서 심한 고문을 받지만 달리 할 말이 없다. 젊다는 이유로, 곱상하게 생겼다는 이유로 남들보다 더 심한 고문을 받는 이홍. 그러나 임실에서, 산청에서, 합천에서, 동시에 살인 방화 사건이 일어나 잡혀온 이들이 의병과 관계가 없는 것이 판명나 이들은 풀려나게 된다. 경찰서 앞에서 연학을 만난 홍이는 연학에게 잘난 척해서 뺨하나 더 맞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가를 깨달았다고 한다. 벌써 가을이 깊어가는 중이다.

보연의 집안에서는 모두가 마뜩찮아 하는 혼삿날. 날씨맞 궂어 산청댁의 입술은 파랗게 질려있다. 혼례청이 들썩거릴 정도의 바람과 함게 빗줄기까지 내리니 혼례집이 아니라 마치 상가 같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별 기대로 않던 사위가 헌헌장부여서 장인인 허윤균이 흡족해 했고, 보연도 홍이에게 기가 죽은 것이다. 이튿날은 화창하여 평사리로 돌아온 신혼부부는 폐백을 마치고 혼사는 마무리 된다.

서의돈은 선우일이 동생 선우신과 함께 일본에서 돌아오는 길이다. 이들이 함께 동행한 까닭은 서의돈이 선우신의 하숙을 찾아가서 기숙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며칠 후인 구월 초하루 열두시경에 동경을 쑥밭으로 만든 관동대지진이 일어나 조선인드이 무참하게 살해당하던 무렵, 무사히 일본을 빠져나온 길이다. 관동대지진으로 민중들이 선동을 염려한 위정자들은 조선인들을 희생양으로 삼았다. 조선인들이 혼란을 틈타 우물에 독약을 뿌렸다는 유언비가를 퍼뜨렸고 성난 군중들은 닥치는 대로 조선인을 학살했던 것이다. 서의돈은 선우일을 상대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고, 선우신은 못마땅하지만 형의 친구인 서우돈의 이야기 상대가 돼 준다. 이무렵 지식인들은 심한 회의와 열등감에 사로 잡혀 있다.

인실을 보러 온 언니 인경은 선혜와 함께다. 선혜로부터 명희가 조용하와 결혼했다는 얘기를 듣는다. 동행 찬하는 형이 갑자기 이혼을 하고 자신이 마음에 둔 명희와 결혼하자 일본으로 건너갔다. 인실은 오가다가 자신에게 품은 감정을 알기에 선혜가 하는 이야기가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이때 마침 오가다가 인성을 찾아 집으로 오고 인실은 오가다를 오빠에게 데려다 주기 위해 집을 나선다. 둘은 추운 거리를 걷다가 창경원으로 들어간다. 인실은 오가다의 마음을 알지만 그가 일본인라 스스로에게 모멸감을 느낄 뿐이다.

상현은 모처럼 원고료를 받아서 동료 문인들과 술집을 찾는다. 그곳은 뜻밖에도 산호주가 경영하는 기생집이다. 산호주는 상현에게 봉순이 상현의 아이를 낳아 기른다고 전한다. 상현은 이미 버린 기생이라 하고 쓰러진다. 몸과 마음이 피로한 상현은 그대로 산호주의 집에서 사흘을 앓다 떠난다.

상현의 병문안을 온 선우일과 성삼대는 사회 일각에서 번지고 있는 물산장려 운동에 관한 이야기며 공산주의 사회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상현은 이들이 돌아간 후문득 생각난 듯 임명빈의 집을 찾는다. 임명빈은 조병모 남작이 세운 영화중학교의 교장으로 재임 중이다. 명빈에게 상현의 서의돈을 따라가고 싶다고 말한다. 상현은 이제야 아버지의 굴레에서 벗어났음을 느끼고 신기해한다.

환국은 서점에서 책을 사 돌아오는 길에 순철을 만난다. 순철은 진주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부잣집 아들이여서 항상 제가 우선이어야 직성이 풀리는 성미다. 공부도 곧잘하지만 환국이 때문에 한 번도 일등을 한 적이 없다. 환국이에게 좋은 감정일리 없는 순철이 환국을 붙잡고 시비하다가 종의 아들이라고 내뱉는다. 환국은 그대로 돌을 줏어 순철의 이마에 찍고 새파랗게 질려 집으로 간다. 곧이어 순철의 어머니가 기세등등하여 환국을 내놓으라 달려오고 서희는 병원으로 달려간다. 병원에는 약간의 상처를 입은 순철이가 앉아 있고 서희는 순철에게 싸움이 난 이유를 묻고는 조용히 돌아온다. 강가에서 오랫동안 서서 흐느껴 운 서희는 길상이 왜 함께 돌아오지 않았는지 그 뜻을 깨닫는다.

환국이 서울의 중학에 합격하자 임명빈의 집에서 다니기로 이야기가 되었다. 서희는 환국이 지난 번 순철의 일로 상처받았을까 싶어 함께 동행한다. 한편 느닷없이 찾아온 혜관은 임명빈의 집 입구에 있는 선일여관에 서희가 들기를 귀뜸한다. 서희는 길상이 서울에 있을 거라고 짐작하면서도 더 이상은 묻지 않는다. 임명빈의 집에 묵으면서 서희는 끊임없이 입구에 버티고 있는 여관을 의식하는 자신이 길상을 길이 사랑하고 있음을 느낀다. 진주로 내려오기 하루 전 조용하는 명빈과 서희를 초대한다. 조용하는 서희에게 물산장려운동에 관해 말하며 상업에 투자함이 어떠냐고 묻지만 서희는 농토를 중요시한다며 거절한다. 돌아오는 자동차 안에서 비로소 여관을 올려다 본 서희는 그곳에 아무도 없음을 보고 허탈해한다.

박효영 의사는 도망간 처를 생각하고 탱자 울타리 같이 빈틈없는 서희를 떠올린다. 조수 허정윤과 간호부 숙희와의 관계를 어렴풋이 눈치 채면서 자신의 고학 시절도 돌이켜보곤 한다. 박 의사의 병실에 임이네가 입원해 있다. 천년 만년 살 것 같았던 임이네는 결핵성 복막염으로 수술하고 가망없다는 진단 아래 퇴원을 종용 받던 참이다. 홍이와 복연이 임이네를 간호하고 있으며 임이네는 아픈 중에도 끊임없이 홍이를 괴롭힌다. 아직 용이는 생존해 있다.

관수와 연학은 서울네 집으로 가서 두만을 불러낸다. 진주에서 조직된 형평사는 백정의 자식에게도 똑같은 교육의 기회를 주자는 취지에서 조직된 것인데 두만이 이 운동의 반대편인 농청원에 술말을 냈다하여 관수가 못마땅하게 생각한 것이다. 관수의 아들도 진주에서는 공부를 시킬 수 없어 남몰래 부산에서 학교를 다니는 형편이다. 시민들은 형편사 운동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새백정이라 부르며 멸시하지만 이 운동은 시나브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었다. 시대의 흐름인 것이다. 관수는 두만의 사돈인 연학을 핑계 삼아 두만의 안방에서 술상을 받고, 두만에게 하동 사람들을 경시하거나 최 참판댁을 욕하지 말라고 나오지만 웬지 뒷끝이 쓴 것을 느낀다. 연락이 끊긴 김환에 대한 불안과 차츰 무너져가는 동학에 대한 대책이 없음에 허전한 것이다.

장이가 일본에서 친정 다니러 온 것을 안 홍이는 방패 삼아 보연에게 임이네 간호를 시키고 통영으로 간다. 통영 차고에서 생활하는 홍이를 장이가 찾아오고 , 밀폐된 차고 안에서 두 사람의 열정은 타오른다. 그러나 장이의 시고모와 두 아들에게 불륜의 현장을 들킨 이들은 몸이 망가지도록 매를 맞고 사람들에게 구경감이 된다. 장이는 전보를 받고 온 신랑과 함께 일본으로 돌아가고 홍이는 음식을 거부한 채 미친 듯 날뛴다. 보연은 장이가 일본으로 돌아가자 마음을 놓고 홍이에게 정성을 다한다. 홍이 이가는 진주로 옮겨오고, 임이네는 실낱 같은 목숨을 부지하며 지낸다.

명희는 교회에서 여옥을 만나 여학교 때 둘을 사랑해주던 선교사 미스 헤이워드를 방문한다. 여옥은 남편이 동경 유학 중에 연애를 해서 이혼을 당한 슬픔을 딛고 전도부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독신녀인 헤이워드는 식민지 신여성들의 허심탄회한 상담자가 되어 대화를 나눈다. 여옥은 민족애와 선교 사업의 병행에 관한 내용을, 명희는 자신의 신앙에 대해.

일본으로 출장 간 조용하나 시집 식구 모두 귀족이라는 옷을 입고 박제된 듯 서로에게 무심하게 지내는 것처럼 명희는 자신도 그 안에서 박제된 한 마리 학이라 생각한다

<밑줄 긋기>

2편 8장 모두가 다 그런 생각이야 하지요, 이래도 좋은가, 이래도 좋은가, 이래도 좋은가

9장 평생 가도 남의 덕 보자는 거지 뭐. 한마디로 강대국들 성쇠에 달린 것이 조선의 운명이야

12장 날짐승이지만 거룩하다. 사람도 저만 못한 것이 있지. 자식을 낳아 버리는 부모도 있으니 말이야

16장 뜨겁게 살 수 없다 하여 차갑게 살아야 한다는 법도 없는 것이다. 사랑할 수 없다고 미움으로 살아도 아니될 것이다

3편 1장 주권이 없는 곳에 민족자본을 육성한다는 것은, 뿌리 없는 나무에 열매 맺기를 바라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7장 의사란 몸의 병을 고치는 동시에 마음의 병도 고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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