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5 - 2부 1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5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2부에서는 배경이 하동 평사리에서 간도 용정촌으로 바뀝니다. 시대적상황이나 등장인물들도 바뀌었습니다. 장소가 옮겨진 만큼 새로운 인물들도 많이 등장했습니다. 그 중 한 사람, 바로 김두수라는 인물입니다. 1부에서 최치수를 살해했던 김평산의 첫째아들이죠. 집안이 풍비박산이 나고 외가로 갔지만 집을 나가버렸는데, 다시 등장했습니다. 왠지 먹구름을 몰고 올 것 같은 언짢은 기분이 듭니다.

뿐만 아니라, 간도 이민현상과 독립운동, 간도 한인사회의 삶의 모습이 자세히 묘사되어있습니다. 5권의 주된 내용은 서희와 길상의 이야기입니다. 평사리에서는 양반과 종의 신분이 서로의 마음을 가로막고 있었지만, 용정촌에서는 그런 신분제도가 무너지고 있는 모습이 간혹 보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나이는 많아도 종은 종으로 부리고 하대하는 모습은 그대로였습니다.

읽을수록 대단함을 느끼는 것은 멋진 문체와 글귀, 세세하고 구체적인 묘사였습니다. 역사적 사건 뿐만 아니라 자연에 대한 묘사, 인물의 심리적 갈등은 읽을수록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줄거리>

1911년 5월 용정촌에서 대화재가 발생한다. 서희 일행이 간도에 도착한 지 만 이태만이다. 영팔이는 통포슬 근처에서 땅을 부치고 있고 임이도 그곳으로 시집을 갔다. 월선은 삼촌인 공 노인의 도움을 받아 국밥집을 차려서 나날이 번성하나, 실은 가겟세 낼 돈도 빠듯한 지경이 된다. 임이네가 돈을 빼돌리기 때문이다. 임이네는 점차 돈에 의지하게 되고 용이나 홍이보다 돈을 더 믿는다. 용이는 이런 임이네한테 넌더리를 내고, 임이네는 이잣돈 굴리는데 궁리할 무렵 용정에 불이 나고 베개안에 감춘 돈을 다 태워버린 임이네는 죽을 듯 버둥거렸다.

서희는 불이 났는데도 와보지 않는 상현을 원망한다. 김 훈장은 서희의 처사에 불마을 나타내고 길상은 이들을 돌본다. 회영루에 마주 앉은 길상과 상현은 서희를 두고 서로 말다툼을 한다.

상현은 회영류 술집에 혼자 남아 자신의 처지를 돌아본다. 삼년을 간도와 연해주를 오갔으나 자신이 무엇을 해야할 지 명확하게 알지 못하고 있다. 이동진도 아들이 집으로 돌아가 일본으로 유학가기를 권한다.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고 있을 때 송 선생이 지나가자 불러세운다. 송 선생은 상의학교의 실질적 경영자고 상현은 그곳의 교사다. 송장환은 화재로 학교 운영이 더 어려울 것 같다며 탄식을 한다. 그러지 않아도 일본이 간도 보통학교를 지어놓고 학생을 뺏는 와중이다. 상현은 자신이 송장환과 같은 열의의 없음을 깨닫는다.

길상은 객주집에서 자다 일어난다. 꿈 속에서는 지난 시절의 사람들이 우울하게 되살아나곤 한다. 혜관 스님이 나타났다가 상현이 서희를 안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용정에 온 서희는 윤씨 부인이 서희를 위해 농발 대신 걸쳤던 막대기 안의 금과 은으로 곡물 매매와 땅투기를 해서 부자가 되었다. 길상은 새 건물을 지을 나무를 사기 위해 회령으로 가려고 길을 나선다. 신흥평에 도착해 요기를 하던 길상은 배 고프다고 떼쓰는 옥이와 옥이 엄마를 측은하게 여긴다. 함께 동행한 응칠로부터 바느질하던 가스댁(과부)이란 말을 듣는다.

공 노인 집으로 김두수가 찾아온다. 김두수가 어쩐지 못미더운 공 노인은 쓸데없는 소리만 늘어놓아서 김두수의 화를 돋운다. 김두수는 거리에서 월선을 보지만 알아보지 못한다. 용이를 만난 김두수는 회한에 찬 술잔을 나눈다. 김두수는 한복이 형인 거복이였다.

김 훈장은 송병준의 식객으로 눌러 있다가 길상이가 얻어 준 시골 하숙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채소를 파는 아낙인 정호네는 뜻밖에도 범절을 차리는 집안이어서 김 훈장은 이사온 집이 몹시 마음에 든다. 특히 홍이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정호를 귀여워해서 글을 가르친다.

김두수는 용정 거리에서 그를 노리는 사람에게 쫓기다 서울댁 집으로 숨는다. 서울댁과 술상을 마주하고 앉아서 객담을 늘어놓던 김두수는 한밤이 돼서야 변장을 하고 일본인 관사로 들어간다.

새 집과 가게터가 올라가고 있다. 사람들이 길상의 존재에 대해 추측해본다. 용이는 공사가 끝나는 대로 정 목수를 따라가서 벌목일을 해볼 생각이다. 화재 소식을 들은 영팔이 용정으로 찾아온다.

송 선생은 아이들에게 역사를 가르친다. 배우는 것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것의 준비라고 말한다. 정호는 김 훈장께 배울 때에는 배움이 도덕을 지키는 것이라 들었다며 어느 것이 맞느냐고 질문하다. 송장환은 정호에게 지식도 연장처럼 쓰기 나름이라고 일러 준다.

회령으로 온 송장환과 길상은 한 여관의 같은 방에 든다. 송장환은 상의학교로 모시고 갈 김 선생 때문에 와 있다. 밤 비가 내리던 시각, 옥이 엄마가 뜻밖에도 여관에서 시중을 들다 봉변을 당하고 송 선생이 끼어들어 참견을 한다. 송 선생과 길상은 밤새 술을 마시고 서희 이야기며 옥이 엄마 이야기를 두서없이 해 댄다.

상현이 떠나자 서희는 더위에도 수틀을 매고 열중하고 있다. 회령에서는 길상과 옥이네의 소문이 심상치 않다. 서희는 상현을 멀리하고 길상과 혼인하려 작정했는데 길상의 태도가 어딘지 달라졌음을 느낀다.

공 노인은 그동안 돌봐준 권 서방이 김두수의 거간꾼 노릇한 것을 알고 꾸짖는다. 두수는 밀정이며 조선사람끼리 뭉쳐야 살 것인데 어찌 그리했냐는 것이다. 임이네한테 가서는 서희가 말한 것이라며 새 가겟방에는 들지 못하도록 이른다.

송영환은 매일 아내 장씨를 몰아 세운다. 운흥사 중 본연과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시중의 소문 때문이다. 송장환은 아무 영문도 모른 채 매를 맞는 형수가 딱하고, 자신의 체면을 손상시킨다며 아내를 들볶는 형 영환도 보기 딱하다. 마침 윤이병이 찾아온다. 함께 언덕에 앉아있는데 똬리를 튼 뱀을 보고 윤이병이 돌로 쳐 죽인다. 야소교인은 원수인 뱀을 죽여야 하는 의무가 있다는 것이 윤이병의 말이다. 윤이병은 찾아 온 옛 애인인 금녀를 돌려보내기 위해 노잣돈 이십 원을 송장환에게 빌리나 금녀를 돌려보내지 못하고 방학을 맞는다. 김두수는 금녀 아버지와 함께 금녀를 찾으러 윤이병의 집으로 온다.

용이는 통포슬의 영팔이 집에서 싸주는 주먹밥을 망태에 챙겨넣고 용정으로 길을 떠난다. 영팔은 용이와 함께 벌목 일도 하고 농사도 짓게 된 것이 여간 반갑지 않다. 임이와 허 서방도 용정 가는 아비를 배웅한다. 용정길을 반 정도 걸었을 때 영팔이를 찾아가는 허기진 주갑을 만나 주먹밥을 나누어준다. 용이와 주갑은 서로 뜻이 맞아 함께 용정으로 간다.

두수는 금녀를 잡아서 여관에 든다. 두수는 금녀에 대한 자신의 집착이 유별난 것이 이상하다. 여관에 든 두수는 한 마차를 탄 나그네와 같은 여관에 든 것이 이상해 경계를 한다. 밤이 되자 나그네는 두수의 방을 덮치나 이미 두수가 자리를 피한 뒤다. 대신 금녀를 인질로 끌고 가는데 금녀는 뜻밖의 행운에 기뻐한다.

금녀를 데려 간 사람은 장인걸과 정호의 삼촌 박재연이다. 이들은 바닷가에 사는 정호의 누이집으로 가나 금녀의 처지를 듣고 난감해한다. 장인걸은 금녀를 데리고 연추로 가고 두수도 뒤를 쫓는다.

홍이와 함께 훈장 하숙집을 간 월선은 김 훈장은 만나지 못하고 정호네의 따스한 마음을 느끼며 저녁을 먹고 돌아왔다. 움막에 돌아오니 임이네의 패악이 이만저만 아니다. 자신을 밥집에 들지 못하게 된 데 대한 화풀이다. 임이네는 이가 오면 측은하게 보이려고 홍이와 움막에 남았다. 월선은 다시 국밥집을 시작한다. 임이네는 홍이를 월선의 근처에도 못가게 잡아두고 세 끼니를 월선이 가져오게 한다.

주갑이와 월선의 국밥집에 간 용이는 공연한 트집을 잡으며 술상을 엎는다. 영문을 몰라하는 주갑에게 용이는 정을 떼기 위해서라고 말하며 운다. 임이네는 그동안 설움이 많았다며 용이에게 엄살을 떤다. 용이는 이곳을 떠날 거라고 한다. 길상을 찾은 용이는 길상이 옥이네에게 장가가려 한다는 말을 듣는다.

서희는 초라한 몰골로 찾아 온 용이가 주정을 부리 듯 하자 꾸짖는다. 늘 주기만 해야하는 자기 처지가 짜증스러운 것이다. 길상도 서희 곁을 떠나야하는지 어떻게 처신해야하는지 마음이 심란하다. 지씨네 집에는 기생집이 들어서는데 일꾼들은 점심값 술값이 나오지 않는다고 감독하고 다툰다.

<밑줄 긋기>

3장 앞으로 얼마나 많은 세월을 기다려야 하는지, 또 싸워야 하는지...

6장 망하는 사람이 있어야 흥하는 사람이 있고 세상이란 다 그렇고 그런 것 아니겠소?

13장 살을 찢고 뼈를 깎고 피를 말리는 고초를 겪는 한이 있어도 나는 내가 세운 원을 잊어서는 안된다

17장 누구든 조선사람이면 잘 돼야지. 밀정 놈 앞잡이 빼놓고는.

2편 4장 희망을 가진다는 것은 인간에게 있어 얼마나 큰 약점인가. 절망에서의 탈출 뒤에 온 희열이란 또 얼마나 서글픈 찰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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