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esaw Girl (Paperback, Reprint)
린다 수 박, Jean Tseng, Mou-Sien Tseng 지음 / Yearling Books / 200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17세기 한국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양반댁 규수인 옥화라는 이름의 조선시대 양반가 아가씨가 주인공입니다. 남녀의 구분이 엄격한 조선 유교 사회, 안채에서만 생활하며 외부와 엄격히 차단된 생활을 하는 여인들의 모습을 묘사했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우리 조선 시대를 답답한 양반사회로 그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시대 상황으로, 우리가 인정해야 할 역사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안채를 벗어나, 대문을 벗어나, 장터로 나가는 모험을 감행하는데 밖에서 옥희는 ‘산’을 보며 큰 감명을 받습니다. 하지만 집에서는 밖으로 나가는 걸 엄하게 금지하고, 옥희는 산을 보기 위해 ‘널뛰기 놀이’를 궁리해냅니다.

이야기의 작은 전환은 미류 고모가 시집을 가면서부터 일어납니다. 장바구니에서 나와 장터를 둘러보던 옥화는 자기 또래의 여자 아이들이 마음껏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놀랍니다. 그리고 각 사람에게는 신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또한 포졸들에게 끌려가는 양인 죄수들을 보고 깜짝 놀랍니다. 세상에는 자기와 다르게 생긴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입니다. 집으로 돌아온 옥화가 세상과 자연을 보기 위해 고안한 방법, 바로 널뛰기입니다. 힘껏 널빤지를 내딛으며 담 너머를 내다보는 옥화. 넓은 세상과 자아를 찾아 한발 내딛는 것이겠죠.

널뛰기를 통해 충족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 17세기 조선 여인들의 슬픔이었음을 작가는 강조합니다. 조선시대의 문화와 생활, 공예품 등 우리나라의 전통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탄탄한 문학성,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섬세한 묘사 등 그의 '작가적 역량'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외국인 독자들에게는 더없이 친절한 묘사이지만, 이야기의 빠른 진행을 기다리는 한국 독자들에게는 갑갑하게 여겨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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