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을 다독이는 관계 심리학 - 나르시시즘과 외로움
우즈훙 지음, 박나영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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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미소년 나르시스는 숲의 요정 에코의 사랑을 외면하고 물에 비친 자기 모습을 바라보며 자신만을 사랑하다가 물에 빠져 죽게 됩니다. 그곳 물가에 수선화가 피어났다고 합니다. 그래서 수선화의 꽃말이 ‘자기애’ 또는 ‘자기도취’라고 하며 프로이트는 자기 자신에게 깊게 애착하는 것을 ‘나르시시즘’이라고 정의하였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외로움에서 벗어나 긍정의 힘으로 서로 용기를 북돋아 주는 관계를 만드는 방법, 이런 관계의 완성인 사랑으로 나아가는 깨달음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내 안의 나와 터 놓고 이야기 하는 것이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첫 시작이라고 말합니다.


건강한 나르시시즘

p35 건강한 나르시시즘을 가진 사람들은 자기애의 손상을 견딜 수 있다. 그들은 여러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배려하고 존중하며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건강하지 못한 나르시시즘을 가진 이들은 자기애를 지키기 위해 사람들로부터 입은 은덕을 저버리기도 하고 배신하기도 한다.

모든 사람에게 나르시시즘은 어느 정도 있습니다. 건강한 수준의 자기애는 삶에 활력을 불러일으키지만 문제는 병적 나르시시즘의 상태가 나타나는 경우는 문제가 됩니다.

건강한 나르시즘은 인간 정신 발달 과정에서 꼭 있어야 하는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나르시시즘의 핵심 주제는 인격적인 가치 또는 무가치, 그리고 그 가치를 유지하거나 높이기 위한 온갖 노력에 있습니다. 나르시스적인 인물은 자신이 가치 있는 존재라고 느끼기 위해 언제나 최고가 되려고 합니다. 이들은 자신과 사랑에 빠진 것처럼 행동하지만, 이것은 자신에 대한 마음속 회의감을 감추려는 기만적인 행위일 뿐입니다. 자신을 정말로 사랑하고 높이 평가하는 사람은 자신을 추켜세우지 않습니다. 이렇게 행동하는 사람은 나르시스적인 부족함이 있어서 이를 자기과시를 통해 상쇄하려는 계산에 불과합니다.

긍정적인 나르시시즘을 가진 사람은 자신뿐만 아니라 남과도 훌륭하게 관계를 맺어 나갑니다. 즉 자신의 인격적 가치를 느끼고, 또 “접근이 불가능한 자신만의 의식 세계를 높게 평가”할 줄도 압니다. 실패하거나 비판받아도 자존감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거나 다시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은 자신에 대한 신뢰감을 갖고 있고, 자신의 장점은 물론 약점까지도 존중하기 때문에 남을 시기하거나 기만할 필요를 느끼지 않습니다.

반대로 자기애가 손상되거나 덜 발달된 경우에는 성공과 성과, 지위, 매력, 그리고 권력으로 이루어진 완벽한 외적인 모습이 긍정적인 자존감을 대체합니다. 직업상의 맥락에서 볼 때 나르시스적인 사람들은 대개 크게 성공했고 매우 유능합니다. 이들의 문제는 대개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이나 친밀한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습니다. 이들의 완벽한 겉모습 뒤에 숨겨진 불안감과 자기 회의는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다가 다른 누군가가 감정적으로 가까이 다가오는 순간 쉽게 탄로 나기 때문입니다.

포용

p68 자신의 잘못을 절대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차라리 죽을지언정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한다. 자신의 잘못에 대한 지적을 용납하지 않으며 진심으로 잘못을 반성하지도 않는다. 반면 주변 사람이 실수를 유발하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더구나 잘못이 없는 경우에도 잘못을 인정하도록 강요하기도 한다.

사회적 현상이자 내면적 가치이기도 한 나르시시즘은 우리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자 일종의 양날의 칼로 작용합니다. 한편으로 나르시시즘은 이기주의, 자기중심성 등을 의미하며, 내가 특별하고 내가 잘났다는 자의식과 연결됩니다.

나르시시즘이 강한 사람들은 우울, 불안, 신경증적 특성을 보이기도 하고 심하게는 자기애성 성격장애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 장애를 겪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무시하며 공감능력이 결여돼 있는 반면 타인에게 인정받으려는 욕구는 지나치게 큽니다. 그리고 자신에 대해 과시적 태도를 보이고, 자신이 특별한 대우를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외로움

p132 가장 무서운 것은 치명적인 외로움이다. 아무도 상대해주지 않으면 외부 세계에서 완전히 거부당한 경험으로 인해 외부로 뻗어나갈 동력을 잃게 되고 타인의 동력을 받아들일 기회까지 단절된다. 관계의 상호작용에서 상처받을 기회조차 없기에 자신을 완전히 폐쇄시키게 된다.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계속 혼자 살아왔다면 외로움을 느꼈을까요? 역시 마찬가지로 외로움을 느끼게 되엇을 것입니다. 그것은 생명하나하나의 개체가 독립적인 존재로 생을 영위하여야 하는 압박과 소멸이라는 잠재적 자연의 섭리가 상충되어 나타나는 무력감에 기인하는 심리적 현상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증오

우리 안에는 잘나고 대단한 사람들이 권좌에서 흔들릴 때 고소해하는 어두운 면이 있습니다. 우리는 잘난 사람들의 결점과 불운을 좋아합니다. 그로써 그 사람들도 우리와 그리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자기애적 시기심은 우월해지고 싶다는 필사적인 욕구를 먹고 자라며, 매우 모호한 감정입니다. 나르시시스트의 내면에서 진행되는 다른 여러 감정들이 그렇듯, 시기심도 무의식적이거나 의식되더라도 부인되기 십상입니다. 이로 인해 시기심은 더욱 위험합니다. 나르시시즘에 빠진 개인들 자신은 시기심도, 우월성에 대한 욕구도 자각하지 못한 채 그저 독선적인 경멸감만을 느낄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증오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피플플리저

누군가를 돕는 행위는 좋은 일입니다. 도와주는 사람은 내가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또 누군가가 나를 필요로 한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고, 도움을 받는 사람은 누군가가 나를 도와준다는 것에 행복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일이라면, 다다익선이랬다고, 하면 할수록 좋아야 하는 것 아닐까요? 종종 남을 돕는 행위가 나에게 불이익을 주거나 희생을 담보로 하는 경우까지 생김에도 그것을 단호하게 거절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런 사람들을 부르는 용어로 People Pleaser 피플 플리저 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피플플리저가 되는 것일까요?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학자들은 ‘보상체계’ 에서 그 원인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린시절 다른 사람을 도와줬던 특정 행동으로 인해 우리는 어떠한 형태의 ‘보상’을 받게 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족 혹은 학교의 친구들이나 선생님들에게 칭찬과 관심을 받고 그것이 본인의 행동동기를 강화시켰을 수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성인이 된 이후에는 보상체계 보다는 거절에 대한 두려움이 그러한 성격과 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나의 행동으로 인해 나를 인정없고 야박한 사람으로 볼까봐 혹은 이기적인 사람으로 비춰질까 쉽사리 거절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러한 두려움은 사랑받고자 하는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있고 그것을 얻기 위한 방법으로 나의 희생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위하는 행동을 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러다보면 그러한 성격을 이용당해 정작 나의 안정과 심리적 건강을 위협받는 경우가 생깁니다.

관계

나르시시즘은 무엇보다 인간관계 문제를 많이 발생시킵니다. 자신을 과대 해석하고 있기 때문에 타인의 충고나 조언에도 쉽게 기분이 상하고 받아들이지 못하게 만듭니다.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있어도 그것을 알아차리지도 못합니다. 교회 안에서도, 직장에서도, 남녀관계에서도,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 문제가 종종 발생합니다.

자신이 매우 중요하고 특별한 사람이라는 과장된 지각을 하게 되고 과도한 찬사를 요구하거나 특권의식을 가지고 있어서 건강한 인간관계를 맺기 힘들게 됩니다. 또한 나르시시즘이 강한 사람은 타인에 대한 감정이입능력이 결여되어 타인을 질투하거나 타인들이 자신을 질투하고 있다고 믿기도 합니다

나르시시즘적 성향을 지닌 사람을 두드러져 보이게 만드는 것은 과도하게 부풀려진 자아존중감입니다. 나르시시즘이 강한 사람일수록 근본적인 자아존중감은 낮습니다. 이를 감추기 위해 외부에 강한 면모를 과시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자기회의와 불안정한 자아존중감 체계를 감추기 위한 행동에 불과합니다. 이 때문에 타인과 가까워지면 이런 자기 포장이 드러나기 때문에 타인과 진정한 관계를 맺기가 어렵습니다.


p183 인생은 고난과 고통의 연속이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결국 성공한 삶으로 자신을 이끈 이들은 확실한 목표와 행동이 수반되었다. 그러나 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에서 베풀었던 따뜻함과 사랑이다. 자신의 목표가 주변에서 응원을 받고 지지와 도움을 받아 보이지 않는 힘이 발휘되었기 때문이다.

자기애는 자신의 내면에 나타나는 두려움과 불안감에 대한 방어기제로 작용하므로 마음의 상처와 가치 상실감에 대한 일종의 보호 장치인 셈입니다. 우리 내면의 진실 된 모습을 직시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점에선 부정적이지만, 아무튼 그 효과가 매우 탁월한 것으로 입증되었습니다.

 나르시시즘은 이해력, 창의력, 업무적 역량을 키워주고 화술과 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을 키우는 데 기여하기도 합니다. 만약 누군가가 타인과 교류하고 공감하는 능력, 사랑을 주고받는 능력이 부족하다면 이 또한 나르시시즘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자존감에 상처 입은 나르시스적인 사람들이 우리 삶을 황폐하게 만들 때 우리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배울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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