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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마지막 습관 - 기본으로 돌아간다는 것 ㅣ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
조윤제 지음 / 청림출판 / 202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소학(小學)』이라는 책은 유교 국가에서 국민 모두가 배워야 하는 필독의 교과서였습니다. 조선시대에는 글을 배우는 사람으로 『소학』을 읽지 않은 사람은 아마도 없었을 것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다산은 『소학지언(小學枝言)』이라는 소학연구서를 저술하여 『소학』을 해석하고 부연 설명하는 작업을 해놓았습니다.
이 책은 그가 말년에 공부 했던 ‘소학’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는 다양한 업적을 쌓으며 인생의 정점을 찍었으나 한 순간에 모든 것이 무너지는 경험을 통해 육십 년간의 모든 성취를 내려 놓고 매일 자신을 비우기 위해 ‘소학’에 몰두 했었습니다. 그가 집중했던 것은 ‘매일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p60 진정한 배움이란 근본을 지키고 익혀 나가는 것이다. 옳고 그름을 알기 위해 지식을 쌓아나가는 것도 중요하고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도덕성의 근본이 없는 지식은 해악을 끼칠 수도 있다. 오직 효율과 합리만을 가장 가치 있는 덕목으로 여겨 모든 일을 숫자로 재단하려 하거나, 뜻을 허망하고 사악한 데 두어서 주위에 해약을 끼치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다산은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유배지를 전전했습니다. 학문은 깊어졌지만 알릴 기회가 끊겼고 제자도 못 구했습니다. 다산은 후회와 미련으로 가득한 삶을 부정하지 않고 끌어안았습니다. 그는 삶이 다 하는 순간까지 자신이 멈추지 않고 계속 성장하기를 바랐기에 환갑에 이르러서 이제부터야 말로 공부의 시작이라고 말할 수 있었습니다
그가 공부의 마지막에서 ‘소학’을 꺼내 든 까닭은 바로 ‘실천’으로 귀결되는 방식에 있다”고 말합니다. 살아가면서 잊어왔던 처음의 가르침으로 돌아가 이를 일상에서 실천하자는 요지를 전합니다.
수신(修身)을 행하는 사람은 고난이 닥쳤을 때 그 의미에 대해 깊게 성장합니다. 맹자는 ‘하늘이 장차 그에게 큰 사명을 내리려 할 때는 하고자 하는 일을 어긋나게 함으로써 그가 더 큰일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라고 고난의 의미를 설파했습니다. 다산은 몸소 그것을 증명했습니다. 전혀 겪어보지 못했던 인생 초유의, 최악의 고난에서 다산은 그 의미를 성찰하며 자신을 바로 세웠습니다. 끝을 모르는 고통의 시간에서 포기와 절망이 아닌 희망과 소명을 붙잡은 것입니다.
끝날듯 끝나지 않는 코로나시대에 생각의 이정표가 되어줄만한 책입니다. 공부의 마지막은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코로나 폭풍에서 예전의 일상으로 가기 위해, 일상으로부터 본래의 나를 찾아주는 바로 근본으로 돌아가는 ‘소학’의 가르침으로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학자가 의리를 공부하고 익히는 것은 절차탁마를 중시 여겨야지 부화뇌동해서는 안 됩니다.설령 갑과 을의 논쟁이 있다고 해도, 서로 힘써 자세히 살펴 마침내 함께 바른 데로 돌아가는 것이 옳습니다. 만약 서로 선입견만 고집해서 받아들이기를 기꺼워하지 않는다면 잠시 놓아두고 논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고는 천천히 후세의 군자를 기다릴 뿐입니다. 어찌하여 각각 깃발을 세워 서로 치고받으며 경위를 가리고 남북을 나눈다는 말입니까? - P142
흰 구슬의 흠집은 갈아서 고치면 되지만 말의 잘못은 어찌할 수 없도다. 가볍게 말하지 말고 함부로 지껄이지 마라. 누구도 혀를 붙잡지 못하니 해버린 말 쫒아가 잡을 수 없도다 - 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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