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도시 SG컬렉션 1
정명섭 지음 / Storehouse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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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병수사관 출신으로 서울에서 탐정사무소에서 일하는 주인공 강민규. 어느날, 외삼촌이 찾아와 자신의 공장의 물건을 빼돌리는 범인을 찾아주면 사례하겠다는 제안을 합니다.

p37 어린 시절은 물론, 입대 후에 부사관으로 지원해서 전역할 때까지 북한은 무섭고 두려운 적이었으며, 상종도 하지 말아야할 존재였다. 그래서 이렇게 북한 땅에 지어진 개성공단에 들어와서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다

 

관리부 과장으로 특채되어 투입된 강민규에게 개성 현지인들은 반발합니다. 현지에서 안종대 사장을 대신해서 모든 업무를 관장하는 법인장 유순태는 적대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우선 물증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공장의 현황을 파악하는 데 주력합니다.

어느 날, 유순태가 자신의 방에서 살해당하고, 다투었다는 전력 때문에 강민규는 용의자로 체포됩니다. 하지만 남측에서 강력하게 항의하고, 또 증거불충분으로 석방됩니다.

자신의 억울한 누명을 벗기 위해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3일 동안 전력을 다해 사건해결에 나섭니다. 조사관이 되어 북한 호의 총국 소좌인 오재민과 협력 수사를 하게 됩니다. 북측 근로자들을 한 사람씩 불러와 심문을 하고 진술을 받습니다. 그러나, 모두 알리바이가 있었고, 사건 당일 야근을 했던 문정기와 고정숙, 여직원 백영희을 불러 사건 당일 행적을 조사합니다.

p155 개성 증후군의 원인은 바로 개성 공단입니다. 낯설고 불안한 환경에서 지내면서 심리적인 불안감에 시달리고 그걸 풀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증상이 반복해서 나타납니다.

 

유순태는 개성증후군 증세가 있었고, 공장물건이 계속 빠져나가는 걸알고 불안해했다는 것을 알아내고, 면식범의 소행임을 알아냅니다.

p236 "모든 가능성이 실패로 돌아갔을 때 그래도 남는 것이 아무리 불가능해 보이더라도 진실이다“

 

추리소설의 묘미는 기가 막힌 반전에 있다고 합니다. 이 책 또한 읽는 내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느낌이었습니다.

흥미로운 인물들과 살인사건을 추리하는 묘한 긴장감이 느껴지기도 했고, 속도감 있는 스토리가 몰입감을 높여주었습니다. 또, 셜록홈즈의 팬이라면 그의 흔적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의 묘미 중의 하나라고 하겠습니다.

일반적인 추리소설들이 결말이 유추가 가능하다고 한다면 이 작품은 예측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마치 퍼즐 조각을 틀이 없이 맞추는 느낌이었습니다.

p94 “개성공단은 남북한 사이에 놓인 외줄입니다. 재미있게 구경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떨어지기를 바라는 쪽도 많죠. 이럴 때 사소한 실수라도 하게 되면 큰일로 번집니다.”

 

개성공단은 대한민국도 북한도 아닌 ‘제3도시’입니다. 개성공단을 남한의 기업들이 북한의 저렴한 노동력에 기대 생존할 수 있는 공간으로만 소비하는 것은 몹시 안타까운 일입니다.

개성공단은 한국 주도로 시장경제를 도입하고 발전시켜나가는 역사적 실험 공간이었습니다.

애초에 개성공단은 단순한 남북 경제협력 차원을 넘어 북한의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공간으로 기획되었습니다.

이제는 지나간 일이지만, 북한 주민들과 직장동료가 되는 소설 같은 일이 남북경제협력사업의 일환이었던 ‘개성공단’에서는 현실에서도 가능했었습니다. 굳게 닫혀 있는 개성공단은 오이제는 우리에게 ‘판타지’적 공간이 되어 버렸습니다.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후, 남과 북의 관계는 꽁꽁 얼어붙었지만, 이 책을 통해 남북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소설이지만 현실에서도 일어날 수 있을법한 일인 듯 합니다.

*본 포스팅은 스토어하우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사람은 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걸 자각하면 언제 들통날지 두려워하게 됩니다. 그래서 겉으로는 멀쩡해도 자세히 살펴보면 낌새를 눈치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공장에서는 그런 게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 P50

거짓말은 항상 크고 작은 균열들을 가지고 있다. 그걸 찾아내면 진술한 사람의 거짓말의 깊이를 깨달을 수 있고, 결국 진실로 접근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용의자가 진술할 때 일단 믿는 척하면서 경청하는 게 추리의 시작 단계다.
- P122

블랙박스와 CCTV가 없고 서로를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 사는 이 이상한 도시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은 하마터면 미궁 속으로 사라질 뻔했다. 하지만 아주 작은 단서들이 범인을 찾아내도록 만들었다.

-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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