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직장인 열전 - 조선의 위인들이 들려주는 직장 생존기
신동욱 지음 / 국민출판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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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하기 싫은데, 해야 한다. 조직이 시키니까. 나에게 봉급을 주는 곳이니까. 성질대로라면 책상을 엎어버리고 당당하게 사표를 쓰고 걸어나오고 싶다. 심장이 울렁울렁하고 분노에 얼굴이 푸르죽죽해지지만 끝내 사직서를 쓰지 못한다. 아내와 아이들이 떠오른다. 지금 나가면 뭐 할 것인가. 회사에서 해직을 통보했다. 부당하다며 항의를 하러 갔더니 어제의 동료들이 외면한다. 분위기가 냉랭하다.’

‘더럽고 아니꼬운’ 회사생활을 해본, 혹은 하고 있는 샐러리맨이라면 이와 같은 상황을 한번쯤은 상상해보신 적이 있으실 것입니다.

이 책은 직장인의 관점에서 조선의 인물을 통해 역사 속 선배들의 다양한 처세술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성계를 도와 조선이라는 나라를 건국한 정도전부터, 하륜, 황희, 맹사성, 신숙주 등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가 배울 점이 있다고 판단된 11명의 긍정적 인물과, 끝없는 욕심에 선을 넘고 말았던 홍국영이나 평판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 허균 등 비운의 인물 6명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p6 이 책은 조선 역사 속 인물들을 철저히 직장인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위인이기 이전에 그들 또한 조직에 몸담고 사회생활을 해야 했던, 어쩌면 우리와 비슷한 처지에 있던 직장인이라는 시강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 다소 독특한 역사책은 고등학교 졸업 이후 손 놓고 살았던 역사가 사실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라는 것을 상기시킴과 동시에, 역사 속 직장 선배들의 다양한 처세술을 만나보게 해 줄 것이다.

 

마지막에는 친절하게 '부록 조선의 선배 직장인들에게 배우는 7가지 자세'를 통해서 본문의 내용을 요약해주고 있습니다.

1. 상사와 함께 성장하라

2. 직장 동료를 내 편으로 만들어라.

3. 선후배 간의 관계에도 노력하라.

4. 기본 실력에 충실하라.

5. 평판 관리를 통해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라

6. 말을 잘하는 것은 직장인의 무기다.

7. 조금 느리게 가더라도 괜찮다.

역사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위인의 삶도 깊숙한 곳을 들여다보면 그들 자신도 지우고 싶어 하는 실수를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그들을 위인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그 실수를 바탕으로 한 단계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갔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17명 위인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때로는 과감하게, 때로는 지혜롭게, 때로는 뚝심으로 밀어붙인 일들로 인해 조선의 직장인이었던 위인들의 삶이 어떤 결과를 맞이했는지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은 무엇이고, 버려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시간을 갖게 해 줍니다.

p307 공부에 왕도가 없듯, 직장 생활에도 왕도는 없다. 그렇게 힘들었던 오늘 하루도 다시 이겨낸 나 자신을 대견스럽게 여기고 토닥여 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직장인에게 있어 최고의 처세술이 아닐까?

600년 전 사람들의 이야기이지만, 당시에도 지금처럼 사내 정치가 있었고 실력뿐 아니라 처세도 필요했으며, 상사의 눈밖에 나지 않기 위해 상사의 속내를 읽을 줄 알아야 했습니다. 또한 후배들 잘 이끌어줘야 했고 평판 관리도 해야 했으며, 업무 처리를 위해 밤샘 야근도 종종했습니다.

흥미진진한 역사 이야기 속에서 직장 내 상사, 동료, 선후배라는 대인관계에 대해 성찰할 수 있게 되고, 평판 관리나 사내정치처럼 현실적인 고민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또한, 위인들의 다양한 면면을 살펴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했습니다. 직장 생활에 지친 직장인들에게는 작은 위안을 주는 책입니다.

상사의 판단은 존중되어야 한다. 상사는 실무자들이 보는 관점보다 훨씬 넓은 안목으로 사안을 바라본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대부분은 그런 역량이 되기에 그 자리에 있는 것이다. 그런 상사의 의중을 헤아리며 조직이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함께 애써야 한다
- P83

신숙주는 사내정치 그 자체를 목적으로 삼지 않았다. 다만 좋은 정치를 펼치기 위한 수단으로 여겼다. 그에게 사내정치란 그의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고, 유능한 관료로서 인정받는 수단이었을 뿐이다
- P134

좋은 멘토는 후배가 듣기 싫은 말이라 해도 그에게 필요한 조언이라면 한다. 물론 꼰대도 후배가 듣기 싫어하는 말이라도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렇다면 멘토와 꼰대를 구분짓는 차이점은 무엇일까.
-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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