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
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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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잡식동물입니다. 고기를 먹는 것은 자연스러운 모습입니다.

아이들은 다른 동물을 먹는 것을 무서워합니다. 저 또한 어렸을 때 전통시장에서 본 돼지머리, 닭발을 보고 기겁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어른들이 먹는 모습을 이상하게 생각하기도 했지만, 나이가 드니 모든 것이 익숙해졌습니다.

미국에서는 매년 100억마리의 동물이 도살되고 있지만, 항상 가공되어져서 나오기 때문에 그들이 어디서 어떻게 자라고 어떻게 죽는지 알 수 없습니다.

책의 저자인 조너선 사프란 포어는 수년간 채식주의자였지만 첫 아이에게 동물을 먹일지 여부를 결정하려고 했습니다. 그는 아이에게 앞으로 어떤 세상을 제공하고 싶은지 조사하기로 결정하고, 공장식 농장을 방문하고 육류 산업에 관련된 다양한 사람들과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공장식 농장에서 엄청난 양의 닭, 칠면조, 돼지 및 소를 원료로 처리하여 가능한 한 빠르고 저렴하게 상품인 육류로 가공합니다. 동물에 대한 여러 가지 학대와 이러한 엄청나게 비위생적이고 분뇨로 가득 찬 시설이 공중 보건에 미치는 위험을 폭로합니다.

p125 동물이 고통받지 않고 살아갈 권리보다 우리가 동물을 먹을 권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사회가 썩어 들어가는 거예요. 공장식 축산업이 어떤 모습인지 보세요. 기술적인 힘이 우리 손에 들어오자마자, 우리가 하나의 사회로서 동물들에게 무슨 짓을 해왔는지 한번 보시라고요. ‘동물복지’니 ‘인도적’이니 하는 명목하에 우리가 실제로 무슨 짓을 하는지 보세요

 

특히, 인간의 건강에 대한 가장 심각한 위협은 치명적인 항생제 내성 병원체의 번식지로서의 역할일 것입니다. 이는 다양한 독성 박테리아가 포함된 거름이 넘쳐나는 시설에서 동물 사료에 항생제를 일상적으로 사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닭의 95% 이상이 배설물 오염으로 인해 대장균에 감염되고 70~90 %가 잠재적으로 치명적인 병균에 감염되었음을 시사하는 정부의 기록을 인용합니다.

채식주의자이든 아니든, 매일 수천 마리의 동물을 죽이는 것보다 더 나쁜 직업을 상상하기는 어렵습니다. 동물성 제품이 그렇게 큰 용량으로 섭취되는 이유는 끔찍한 면이 소비자의 눈에 띄지 않고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평생 고문과 잔인한 죽음을 수행하도록 다른 사람에게 돈을 지불하면 사람들은 A 지점에서 B 지점으로 제품을 얻는 데 필요한 것이 아니라 최종 결과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축산업이 매년 100 % – 150 %의 매출을 올리는 이유입니다. 업계는 모든 직업 중 상해율이 가장 높으며, 연간 27%이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근로자에게 미치는 신체적 정신적 영향은 부인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이 책에는 축산업에 대한 사실과 증언이 담겨 있지만, 미국 농민이 일반 대중보다 자살할 가능성이 4배 더 높다는 사실이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라고 강조합니다. 농업은 자동화로 인해 1930년의 20 %에서 감소한 2%의 사람들에게만 일자리를 제공 할 수 있지만 높은 자살률은 여전히 ​​끔찍하며 광범위한 정신 건강 문제를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일반 소비자는 그들이 하는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이 받아야하는 고통은 국가로서 우리의 욕구가 동물과 동료 인간의 안녕보다 앞서 있다는 반증입니다.

p276 산업화된 낙농업 농장, 계란이나 돼지고기의 생산 공장 내부를 들여다본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대다수 사람들이 거기에서 벌어지는 일을 알면 경악을 금치 못할 거라고 확신합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공장식 농장의 잔인한 조건과 도축장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기계로 인한 피의 엉망진창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능력이었습니다. 작가 특유의 철학과 사실을 교묘하게 혼합하고 지적인 탐구의 세계로 독자를 이끌고 있습니다. 자신의 의구심과 회의론을 솔직하게 인정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독자들에게 호소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당장 육식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습니다. 자신의 입장을 독자들에게 관철하기 위한 글이 아니며, 독자들에게 강요하지도 않습니다. 단지 우리가 먹는 동물들에 관해 설명하고 있을 뿐입니다.

완전 비건 채식을 원하든 단순히 육식을 덜 먹고 싶든, 동물의 99%가 겪는 과정을 검토하는 것은 모두가 이해해야 할 일입니다 누군가가 매일 고기를 먹어도 동물이 가학적인 학대를 당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인간만이 행하는 공장식 축산이 비윤리적이며 잔인하다는 사실에는 누구나 공감할 것입니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고기를 먹는 사람들이 전부 채식주의자가 될 경우 음식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최대 70%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공장식 축산과 유전자 변형 식품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이유, 그 이유는 역시 ‘돈’ 입니다. 우리가 현재 가축을 다루는 방법들은 간편하며, 돈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가축에 윤리 같은 것을 따진다면 ‘돈’은 포기해야 하는데, 기꺼이 감수할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이 책을 읽으며 공장식 축산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공장식 축산은 환경 오염, 온실 가스 배출, 감염균 확산 등 세상의 많은 것들에 영향을 줍니다. 전 세계 인간에게 쓰이는 항생제의 10배가 가축들에게 투여되며 이에 대한 내성은 꾸준히 늘어가고, 인간은 그것을 고스란히 먹고 있습니다. 동물들에 가해지는 비윤리적인 취급들은 너무 다양하고 그 방법들이 놀라울 정도로 획기적이고 잔인하며 충격적이었습니다.

p327 무엇을 먹을지 결정하는 것은 다른 모든 것을 형성하는 생산과 소비에 대한 근본적 행동이다. 채식이냐 육식이냐, 공장식 축산이냐 가족농이냐를 선택하는 것만으로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우리들, 우리 아이들, 우리의 지역 공동체, 그리고 우리나라에 편의보다 양심을 선택하도록 가르쳐 줌으로써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우리가 가치에 따라 살거나 혹은 가치를 저버릴 가장 큰 기회들 중 하나는 우리가 접시에 어떤 음식을 놓을 것인가에 달려있다.

 

우리가 단지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동물을 학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저는 육식주의자도, 그렇다고 채식주의자도 아닙니다. 앞으로 어떤 음식을 먹을지에 대한 결정은 바뀔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정말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동안 마트에서 무심코 사서 먹었던 동물들. 그들이 살아있을 때 어떤 대우를 받고 자라는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지금껏 그것을 외면하고 모르는 척했는지도 모릅니다.

당장 고기를 끊게 되지는 않을 것이지만, 읽고나니 고기맛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육식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생각은 더 이상 하지 않을 듯합니다. 육식을 하는 분들은 한번쯤은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끔찍한 일이다! 동물의 고통과 죽음이 아니라, 인간이 자신의 가장 고귀한 영적 능력을 억누르고 감정을 거슬러 잔인해진다는 것이. 더구나 생명을 빼앗으면 안 된다는 생각은 인간의 마음에 얼마나 깊이 각인되어 있는가 말이다.’

-톨스토이

인간만이 꼭 동물을 먹어야겠다면, 세상의 다른 동물들에 대해 존중하는 마음을 갖고 겸손한 태도로, 아주 인도적으로 해야 한다. 자기가 먹는 동물에게 그들이 살아있을 때나 도축당할 때나 불필요한 고통을 주어서는 안된다.
- P93

도살될 때에도 동물들은 도살된다는 것을 느껴요. 잘못된 일이지요. 사람들도 잘못된 일이라는 것을 안다오. 신념까지도 필요없소. 그저 행동을 바꾸기만 하면 돼요. 내가 제일 낫다는 것도 아니고, 무엇이 옳은지에 대한 내 기준에 남들도 따라야 한다고 설득하려는 것도 아니에요. 스스로의 기준에 따라 살라고 설득하는 거라오.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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