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이라는 무기 - 의도적으로 침묵할 줄 아는 사람만이 원하는 것을 갖는다!
코르넬리아 토프 지음, 장혜경 옮김 / 가나출판사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바마 대통령은 애리조나 주 총기난사 사건의 희생자를 추모하는 연설 마지막 대목에서 최연소 희생자인 9세 소녀를 추모하며 51초간의 침묵으로 감정을 추스르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를 통해 미국 국민과 하나 된 마음을 나눴고, 전 세계 언론은 오바마의 수많은 연설 중 ‘최고의 연설’이었다는 찬사를 보냈는데요. 장황한 말이 아닌 침묵을 통해 자신의 진심을 보여준 것입니다.

복잡한 세상에 발을 딛고 사는 현대인들은 끊임없이 소음에 휩싸여 있습니다. 자발적으로 소음을 선택한 채 살아가는지도 모릅니다. 삶의 지루함과 공허함을 떨쳐 내기 위해 너도나도 소리의 데시벨을 높입니다.

뿐만 아니라, 바깥에서 들리는 말소리만으로는 부족하기라도 한 듯이 우리의 마음은 이런 저런 생각들의 소리를 쉴 새 없이 재잘거리며 심지어 꿈 속에서까지 뭔가를 속삭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한편으로 소리에 대해 감각이 둔해져 버렸고 다른 한편으로는 너무 많은 말소리에 지쳐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침묵은 대개 달갑지 않은 불청객과 같습니다.

독일 최고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이자 이 책의 저자인 코르넬리아 토프는 침묵의 힘을 기르는 방법을 크게 9장으로 설명합니다.

1장 말 비우기 연습

쉬지 않고 말하는 사람은 상대를 이해할 마음이 없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자기 말만 하는 사람은 상대의 말을 듣지 않습니다. 자기 할 말만 하고 자기 걱정만 털어놓고 잘난 척만 하려 합니다. 입을 다무는 것은 지식이나 권위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 상대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소통 방식의 일종입니다.

p25 침묵은 상대의 지성은 물론이고 책임감과 이해심, 관심, 참여까지도 활성화시킨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진리를 깨우친 사람이 많지 않다.

2장 침묵하면 달라지는 것들

침묵은 이해와 동의를 표하는 강력한 방식입니다. 침묵할 줄 아는 사람은 이해심이 많아 보이고, 남의 아픔에 공감하고 동의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생깁니다.

p57 법정에 서는 모든 피고인에게는 묵비권이 있다. 자신에게 불리할 것 같은 증언은 하지 않아도 되는 권리다. 이 또한 침묵이다. 법정에서조차 사용될 정도로 침묵은 유익한 것이다.

3장 우리는 모두 '관종'이다

말하는 자가 통제한다는 착각을 버려야 합니다. 우리가 점점 침묵을 지키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실 사람들은 타인의 말을 듣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자기 중심주의가 날로 심화되면서 자연스럽게 타인에게 별 관심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4장 비울수록 커지는 말의 무게

입을 닫고 모든 소음의 원천을 끄면, 마음 가장 깊은 곳에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우리에게 진짜로 필요한 것은 마음과의 대화입니다. 우리가 자신과 대화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에게조차 이해심을 갖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자신과 대화를 나누면, 자신의 욕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5장 "말을 해야 해"라는 강박에서 벗어나라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버려야 합니다. 난감하게 느껴지는 침묵의 순간이 찾아왔다고 해서 아무 말이나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p118 침묵을 견딜 수 없는 이유도 침묵 자체보다는 자신이 타인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6장, 대화를 유리하게 이끄는 상황별 침묵 사용법

침묵은 협상 상대를 불안하게 만듭니다. 욕망이 강하고 시간이 촉박할 때, 사람은 말을 더 많이 합니다.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은 스트레스가 많거나 마음이 불안한 사람일 확률이 높습니다.

말과 침묵의 비율은 각각 1:3이 좋습니다. 즉, 침묵이 말보다 3배 더 길어야 합니다. 입을 다물어야 상대방이 진정으로 원하는 걸 파악할 수 있습니다.

7장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상황별 침묵 사용법

이해와 공감과 동의는 말에 이은 침묵에서 더 많이 생겨납니다. 상대가 이해할 수 있도록 시간을 충분히 줘야 합니다. 말을 멈출 때 상대의 마음이 움직입니다.

8장 말이 넘쳐나는 세상 속, 침묵할 권리

소음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정중히 부탁하거나 비언어적 제스처로 상대방에게 불만의 신호를 보내야 합니다.

또한, 소음을 참지 말고 저항해야 합니다. 상대가 말을 끊지 않는 이유를 파악하고, 그 욕구를 만족시켜주어야 합니다.

9장 백 마디 말보다 강력한 침묵의 힘

일할 때마다 의식적으로 침묵의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사람들은 깊게 호흡하고 침묵하고, 조용히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개운해지고 기운이 돌아오기도 합니다.

p241 모든 인간이 하루 12시간을 쉬지 않고 일하고 6시간만 자고도 불사신처럼 벌떡 일어나서 비타민 두 알만 먹고도 활기차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우리 모두는 안다. 누구도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침묵할 줄 안다면 인격의 성장과 정신적 깨달음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거의 모든 종교에 묵언(默言) 수행이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저자는 우리에게 침묵 연습을 하도록 권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우리는 고요를 즐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p267 고요를 찾으면 의미를 발견할 수 있고, 힘을 발견할 수 있으며, 자기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자, 그러니 이제 떠드는 것은 멈추고 펜을 집어 들거나 노트북을 펼치자. 그리고 글을 써보자. 당신을 표현하라!

 

저자는 세상 속에서 말을 멈추고, 나에 대해 진정으로 생각해 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즉, 침묵을 통해서 내가 누구인지 그리고 자기 자신이 어떠한 사람인지 내가 추가하는 가치는 무엇인지 자신에 내면을 살펴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침묵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타인의 말에 묵묵히 귀기울어야 하고, 자신의 의견을 정제화하는 것이 결코 쉬운 것은 아닙니다.

숱한 말들이 홍수처럼 넘쳐나는 현대 생활에서, 때때로 침묵의 언어로 소통하며 그 깊은 뜻을 차분히 헤아리며 하루 한번이라도 10분간 침묵하기를 훈련해보아야 겠습니다.

"순수하고 진지한 침묵이 사람을 설득시킨다"-세익스피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