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좀 빌려줄래? - 멈출 수 없는 책 읽기의 즐거움
그랜트 스나이더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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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전과 크로스오버는 21세기 현대문화를 이해하는 결정적인 코드입니다. 지금까지 분류해왔던 개념의 틀로는 설명할 수 없는 새로운 것으로 여겨지던 것들이 이제는 당당히 하나의 장르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출판계에서는 에세이와 카툰이 만나 수필집이라 하기도 만화책이라 하기도 어려운 새로운 종(種)을 탄생시킵니다. 이른바 ‘카툰에세이’. 경계에 구애받지 않으려는 작가의 창작 욕구와 모든 정보가 비주얼화되어가는 시대적 흐름이 맞아떨어진 듯합니다.

뚜렷한 줄거리나 인과 논리로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 소소하고 평범한 이야기들, 일상에 관한 지루한 이야기를 재치 있게 하나의 컷으로 잡아내 에세이와 함께 풀어가는 형식이 그 특징입니다.

이 책은 책을 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내용으로 가득한 카툰에세이입니다. 전반부는 독서광들에게, 후반부는 작가를 하고 싶어 하는 작가 지망생들이 읽어보면 좋을 만한 내용입니다.

가장 공감이 많이 갔던 부분은 독서가의 변천 단계입니다.

1. 책을 알게 됨

2. 책에 푹 빠짐

3. 책과 자신을 동일시

4. 책으로 인간관계를 대신함

5. 책에 크게 한번 뎀

6. 책을 등짐

7. 책을 재발견

8. 책을 사 모음

9. 다음 세대에 넘겨줌

여러분은 지금 어느 단계인 것 같나요?

저는 ‘나중에는 정말 내가 이 단계까지 갈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책의 소제목들이야 책을 좋아하고 즐겨 읽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은 다 경험해보고 자기 나름대로의 책읽기를 통해 체득하고 있는 그런 내용이라고 생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단순히 활자로만 된 책이었다면 여타의 다른 책과 다를 바 없었겠지만, 귀엽고 컬러감이 좋은 그림과 짧은 문장이지만, 책과 글쓰기에 대한 저자의 생각과 애정이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책을 마음껏 볼 수 있다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또 있을까요?

이 책은 제게 책읽기의 즐거움을 새삼 더 느끼게 해 주었으며 책읽기가 그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저 자신을 위한 것임을 또한 다시 확인하게 해주었습니다.

성인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읽어도 좋을만한 책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크기의 이런 책을 통해 어른들이 더 이상 책읽기를 공부의 한 부분으로 만들어 아이들을 짓누르지 않고 읽기의 진정한 즐거움을 되찾아주는 길을 발견했으면 좋겠습니다.

“책 한 권은 하나의 세계다” – 윌리엄 워즈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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