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모포비아 스마트폰이 없는 공포 - 스마트폰은 어떻게 우리의 뇌를 망가뜨리는가
만프레드 슈피처 지음, 박종대 옮김 / 더난출판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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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실에서 휴대폰 알람소리에 눈을 뜨고 손을 뻗어 밤사이에 온 문자와 SNS를 확인하면서 일과를 시작합니다. 등굣길, 출근길, 강의실과 사무실은 물론이고 심지어 운전 중 이거나 횡단보도에서조차 잠시도 휴대폰을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요즘 현대인들은 이러한 스마트폰의 이점을 이유로 너무나 많은 시간을 스마트폰 사용에 쏟습니다. 도보, 버스, 지하철, 음식점 등등 장소를 불문하고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눈에 익은 광경일뿐더러 익숙하기까지 합니다.

‘노모포비아’는 스마트폰 등 휴대전화가 없을 때 초조해하거나 불안감을 느끼는 증상을 일컫는 말로, ‘노 모바일폰 포비아(No mobile-phone phobia)’의 줄임말입니다. 이른바 휴대전화 중독이나 휴대전화 금단현상이라 할 수 있겠다. 휴대전화를 수시로 만지작거리거나 손에서 떨어진 상태로 5분도 채 버티지 못한다면 노모포비아 증후군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책은 15개의 장으로 나눠 스마트폰이 우리의 건강, 교육, 사회에 끼치는 영향을 이야기 합니다. 그 영향의 중심은 부정적인 부분입니다. 스마트폰이 만드는 전염병으로 근시가 새로운 펜데믹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사고의 방해꾼, 자연을 뜻하는 단어의 소멸, 우울증, 유령 진동 증후군, 가짜뉴스, IQ의 저하 등 실제 우리가 겪고 있는 사례들을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특히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을 접한 어린아이와 청소년들의 정신적·육체적 건강을 우려합니다. 스마트폰을 끼고 사는 생활 습관이 나쁜 자세와 근시, 운동부족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여러 실험을 통해 밝혀졌듯 스마트폰을 그냥 책상 위에 두는 것만으로도 스마트폰 존재를 생각하느라 집중력과 사고력이 떨어집니다.

p33 스마트폰은 이 두 가지 요소, 즉 운동과 교육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인간의 육체 활동과 정신 활동을 현저히 저해하고, 그로 인해 인간의 교육과 육체 건강에 해를 끼친다. 그래서 디지털 치매는 결코 공허한 말이 아니다. 오히려 관련성이 명확해짐에 따라 우리가 지금처럼 현실을 외면하면 앞으로 커다란 의학적, 경제적, 사회적 위험에 처할거라는 경고에 대한 명확한 표현이다.

저자는 특히 '디지털 교실'을 구현해 스마트폰을 교육에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생각에 부정적 태도를 보입니다. 호주에서 30억 달러를 투자해 학생들을 위한 노트북을 구비했지만, 국제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오히려 순위가 밀려나는 등 스마트 교육이 역효과를 불러온 사례나 이를 입증하는 연구 결과는 수도 없이 많기 때문입니다.

p142 교육 장사치들은 어떤 과학적 배경도 없이, 그러니까 경험적으로 증명하고 근거를 댈 자료도 없이 무턱대고 '디지털 학습'을 과대 선전한다. 그를 통해 정작 아이들의 교육과 건강을 형편없이 망가지는데도 말이다. 불안에 떠는 부모와 교사들에게 약간 통속적인 '에듀테인먼트'를 장착한 미래의 디지털 쓰레기들을 어떻게 팔아먹을지가 관심사항이다.

무분별하게 쏟아져나오는 가짜뉴스도 스마트폰 의존증과 직결된 사회적 문제입니다. 스마트폰과 함께 사람들에게는 아무 비판 없이 수동적으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정보를 받아들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자극적인 것에 집중적으로 노출된 결과, 진짜뉴스보다는 가짜뉴스에 더 큰 관심을 보입니다. 특히 유튜브와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IT기업들은 이용자들을 더 오랜 시간 붙들기 위해서 극단주의, 가짜뉴스 유포, 개인정보 수집, 정치적 조작을 체계적으로 강화하기도 한다고 저자는 비판합니다.

p278 누구도 원치 않은 일이지만, 유튜브와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거대 인터넷 기업들의 사업모델은 전 세계적으로 극단주의, 가짜뉴스 유포, 개인정보탐지 ,정치적 조작을 체계적이고 자동적으로 강화한다. 문제는 스마트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이 아니라 그 뒤에 도사린 사업모델, 즉 '이 모든게 공짜'라고 주장하는 사업 모델이다. 이제 우리는 이 모델을 계속 허용 해야할지, 허용 하고 싶은지, 허용해도 괜찮은지 깊이 고민할 시점에 왔다. 진실과 자유 ,사생활, 우리의 시간, 민주사회가 정말 가치 있는 것이라면 이 사업 모델을 바뀌어야한다. 세상에 공짜란 없다. 겉으론 공짜 같지만 ,우리는 사회적으로 너무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 이런 상황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어느 날, 핸드폰을 집에 두고 밖에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문득, 지인들의 전화번호를 하나씩 떠올려보니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았습니다. 스마트폰의 편리함에 길들여져 있었으니 기억이 안 나는 것이 이상할 것도 없었습니다.

수시로 휴대폰을 열어보고, 5분도 채 안 되어 다시 확인하는 일은 이제 어디서건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되었습니다. 그야말로 스마트폰이 몸의 일부처럼 손에서 놓지 못합니다. 어쩌면 저 또한 노모포비아가 되어 가고 있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스마트폰은 우리에게 엄청난 혜택을 선사해 주었지만, 유용함 뒤에는 우리의 건강을 해칠지도 모르는 나쁜 점들이 있었습니다.

모든 문명을 창조해낸 것은 우리들 인간입니다. 우리가 만들어낸 문명의 이기에 포로가 되지 않기 위하여 그것을 ‘스마트’하게 사용하는 것은 우리의 몫일 것입니다.

저도 이제는 그동안 잊고 있었던 메모하는 습관, 기억하는 습관을 다시 길러 보아야 겠습니다.

우선 스마트폰은 수면시간을 물리적으로 감소시킨다. 둘째, 화면 내용이 흥분과 불안을 부추긴다. 셋째, 화면의 푸른 불빛이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를 방해한다.
- P25

사실 중독을 초래하는 테크놀로지를 어린 나이에 접촉한 것은 아이들의 책임이 아니다. 그것의 부정적인 영향과 중독성을 깨닫지 못하고 계속 빨려 들어간 것도 결코 아이들의 책임이 아니다. 책임은 부모와 국가에 있다. 그들이 나서서 아이들이 그러 상태에 빠지는 것을 막아야 했다. 부모와 국가는 인간의 삶에 매우 중요한 능력, 즉 자기 통제력의 형성이 디지털 미디어, 특히 스마트폰에 의해 방해받는다는 사실을 충분히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 P29

하나의 질병이 상당히 많은 사람들에게 나타나면 우리는 일을 전염병 (에피데믹)이라 부른다 .만일 하나의 질병이 여러 차례 동시에 발생하거나 심지어 대륙을 넘어 퍼즐 경우 우리는 일을 대유행병,즉 팬데믹이라 부른다.
아동기와 청소년기에 야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스마트폰과의 접촉 시간을 대폭 줄이는 것이 최선의 대책으로 보인다.
- P54

어린 나이의 아이들을 디지털 미디어에 빨리 접촉시키는 것은 비판력을 촉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중독성 물질에 일찍 노출시키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로써 욕구의 성급한 충족 같은 부정적 성향이 강화되고, 의존성도 커진다. 그런만큼 디지털 미디어와의 접촉을 줄여주는 것만이 중독예방의 가장 중요한 조처로 꼽힌다.
- P124

아이들은 스마트폰을 사랑하고, 매일 수백 번씩 사용한다. 그 와중에 자신이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것 같은 불안(고립공포감)이나 휴대폰이 손에 없거나 눈에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증상(노모포비아)을 앓는다. 또한 스마트폰 때문에 주의력은 분산되고, 장기적으로 자주 사용할 경우 환각지나 주의력 장애, 우울증을 겪을 가능성은 높아진다. 그뿐 아니다. 스마트폰은 책상 위에 그냥 놓아두는 것만으로도 지적 능력과 사고력이 떨어진다
- P135

디지털화는 세간의 주장처럼 사람들을 연결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불만과 우울증, 외로움을 증폭시킨다
- P161

기술적으로 가능하고 경제적 이득을 된다고 해서 무엇이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마음대로 풀어 놓아서는 안된다 .문화를 만드는 사람은 아직 자신에게 무엇이 좋고 나쁜지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아이들에게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좋지 않은 음식 이건 ,좋지 않은 행동 이건 ,아니면 좋지 않은 동영상 컨텐츠건(이제는 돈이 된다면 누구나 이런 콘텐츠를 온라인 공간에서 자유롭게 퍼트린)간에 말이다. 문화는 건강과 교육, 사회적 행동을 해치는 문화상품, 특히 그것이 미래세대와 관련된 것이라면 마땅히 거부해야 한다
- P205

불안은 사람의 결정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최악의 요소다. 불안에 빠진 사람은 불안정한 심리에 내몰려 비합리적으로 행동한다...불안은 창의력을 방해하고, 우리를 사고와 행위의 낡은 틀에 가두고, 창의적인 문제해결을 불가능하게 한다.
- P251

인간의 뇌는 그 제한된 크기와 제한된 수명 때문에 학습능력이 한정되어 있다. 지금은 기계가 우리 뇌보다 능력이 떨어질지 몰라도 이 상황은 장기적으로 바뀔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장차 기계가 우리에게 추천하는 것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 P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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