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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속에 또 다른 뇌가 있다
장동선 지음, 염정용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3월
평점 :
뇌의 작동 방식은 때로 우리의 상식을 뛰어넘습니다. 배가 고프거나 부른 느낌을 조절하는 것은 바로 뇌입니다. 배가 부른데도 식욕이 일고 먹고 싶은 현상은 뇌의 문제란 이야기입니다.
책에서는 45가지의 실험 사례를 통해 공존하는 삶을 위해 우리의 뇌가 진화하는 메커니즘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며, 일상의 호기심을 뇌과학으로 풀어줍니다.
같은 그림을 보고도 사람은 저마다 다른 반응을 보이기도 하고 진실과 왜곡되게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어느 것이 맞다 틀리다라고 하기 전에 다르게 인지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과정, 인간의 뇌는 특히 상호작용을 통해서 이심전심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진화하고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이 핵심주장입니다.
저자이자 한국계 독일인 뇌과학자인 장동선 박사는 인간의 뇌가 지금처럼 진화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기 위해서라고 말합니다. 사회집단이 커지고 상대해야 할 사람이 늘어날수록 상대방의 감정을 헤아리고 친구와 적을 구분해 적절히 대응하는 데 더 큰 두뇌가 필요했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뇌는 종종 다른 사람의 뇌를 복사해 놓고 연구하는데, 이런 뇌를 '사회적 뇌'라고 명명합니다.
인류의 지능 발달을 이끄는 것은 공동체 생활이라며, 누구나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을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낀다고 주장합니다. 애정이 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동물실험으로도 입증되었습니다. 정기적으로 쓰다듬은 새끼 쥐는 인지능력이 개선되었으며 놀라운 것은 세대를 넘어서까지 이런 특성이 전달되었습니다. 섬세한 보살핌을 받고 자란 아이는 사회에 더 잘 적응하고 파트너와 친구관계가 안정적입니다.
뇌를 변화시키는 가장 큰 힘으로 저자는 사랑을 꼽았습니다. 사랑이야말로 뇌 발달의 최고 영양분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뇌과학에 관해 궁금한 것이 많습니다. 뇌를 알면 사람을, 나를 더 잘 알게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요? 복잡한 연구결과를 인용해서 내린 ‘뇌를 개발하는 방법’은 새롭지는 않지만, 아주 쉽고 명쾌했습니다.
일상 속에서 자주 경험하는 일을 다루며, 대중의 눈높이에 맞게 뇌과학의 이야기를 쉽게 전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뇌는 매 순간 다른 사람을 이해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지각하기 때문에 늘 변하게 마련이라는 사실과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학습을 더 잘하게 되는 것처럼 다른 사람이 내 옆에 있는 것이 소중하다고 느껴진다면 그것이 바로 행복인 것임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자기 자신은 우리 몸과 뇌가 주변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공동으로 만들어 낸 구성물일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몸과 뇌는 재료로 신경세포와 감각기관, 인상과 기억, 문화적 규범과 남들의 경험을 사용합니다. 이 모든 것은 유연하고 역동적입니다. 오늘의 나의 자아는 어제의 나의 자아와는 다른 것이죠. 그러나 나의 자아는 남들을 대하는 나의 태도에서 동일한 윤리적 척도를 유지할 때만 동일한 자아인 것입니다. 그 척도가 바뀌면 나는 다른 사람으로 인지됩니다. - P138
우리 자신도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위험할 정도로 일방적인 사전 선별을 통해 제한합니다. 결국 우리는 우리의 정보 원천 자체를 선별하며, 가능한 한 여러 분야에 걸쳐 우리와 동일한 견해를 내세우는 사람들과 우선적으로 교류하기 때문이죠. 누군가가 우리와 비슷할수록 우리는 그에게 더욱 호감을 가집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자신의 입장이 옳다는 것을 서로 확인합니다 - P202
남을 평가하고 분류하는 법에 적응하게 된 우리의 뇌는 외부의 타인을 그 사람 자체가 아니라 그들의 어떠한 공동체에 속해 있는가를 기준으로 평가하기 시작합니다 - P251
우리는 마치 ‘나‘라는 존재가 예전부터 늘 있어 왔고, 앞으로도 늘 그대로 존재할 것처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나‘가 어디에 있나요? 알고 보면 우리가 마치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여기는 ‘나‘라는 존재는 허깨비에 불과합니다. 지금 당신을 이루고 있는 ‘나‘라는 자아는 지금 이 순간에만 존재합니다
- P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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