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임수의 심리학 -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김영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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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쯤은 "행운의 편지"를 받아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어떤 분은 "행운의 편지"라면 섬뜩한 편지를 기억하실도 모릅니다. "편지를 받은 사람은 똑같은 내용을 몇통을 써서 보내라! 편지를 보내면 소원이 이뤄질 것이고 보내지 않으면 부모님들이 어떻게 될 거"라는 말도 안되는 "연쇄 편지"나 "부자가 되는 비결, 1개월만에 5억 이상을 법니다"라는 허황된 말로 속이는 "사기 편지"가 기억나실 지도 모릅니다.

이런 이상한 "행운의 편지"가 유행하는 것은 인간의 불안한 심리적인 속성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런 "행운의 편지"에 동참하는 까닭이 행운을 바라서라기보다는 행여나 닥쳐올지도 모를 액운을 떨쳐버리고 싶은 마음 때문입니다.

이 책의 저자 김영헌은 25년 차 베테랑 검찰 수사관입니다. 현직 검찰청 수사과장인 그는 ‘사기 전문가’로서 금융감독원, 서울시, SK그룹 등 곳곳에서 강연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검찰 수사관으로 25년 동안 각종 사기 사건을 수사해온 저자가 들려주는 속임수 뒤에 숨은 흥미로운 심리 법칙을 알려줍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마음속에 지니고 있는 ‘욕망’과 ‘신뢰’, 그리고 ‘불안’을 악용해 사람의 마음을 파고드는 ‘속이는 자의 심리’, 자기도 모르게 말이 안 되는 이야기에 걸려들게 되는 ‘속는 자의 심리’를 우리나라에서 실제로 있었던 생생한 사례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저자에 따르면 속임수나 사기에 당하는 사람들이 딱히 순진하거나 멍청해서 당하는 것이 아니라, 속임수의 본질을 모른다는 데 있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에게 속으면서도 속는 줄 모르고, 당하면서도 당하는 줄 모르기 십상입니다. 속지 않고, 당하지 않으면서 살기 위해서는 사회의 보이지 않는 불편한 진실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누가 나를 속이지나 않을까, 혹은 뒤통수를 치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하면서 사는 것이 올바른 삶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상대를 믿었던 마음이 무참히 짓밟혀지는 바람에 절망하거나 분노한 적도 많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이 어지럽고 혼탁한 세상에서 적어도 못된 사람들의 속임수에 넘어가는 일만은 당하지 않

는 자기 나름의 원칙은 세워둘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이 사람은 무조건 믿을 수 있지.'라는 생각에 한발 앞서 조금은 신중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나날이 진화하고 있는 속임수 수법에서 '나'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나뿐임을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문화심리학자인 최상진 전 중앙대학교 교수에 따르면, 서양에서 자아실현의 의미는 ‘남과 다른 나‘이다. 그 때문에 개성을 중시하고 존중한다. 반면 한국인에게 자아실현은 ‘남보다 나은 나‘를 의미한다. 따라서 자아를 자기 자신의 고유한 개성보다는 사회적인 관계나 비교에서 찾는 경향을 보인다
- P37

남과 다른 나만의 삶에 집중해야 주변의 성공 소식에 쉽게 불안해하지 않는다. 그래야만 사기꾼이 던진 미끼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 P41

인간의 행동은 대부분 욕망과 관련되어 있다. 욕망 중에는 식욕이나 수면욕처럼 금세 달성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많다. 그래서 인간은 지금 당장 채우기 어려운 욕망을 이루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참고 견딘다. 좋은 학교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사람들은 자고 싶고 놀고 싶은 당장의 욕구를 억누른다. 학자들은 이런 행동이야말로 인간과 동물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말한다
- P50

착각은 자유‘라는 말이 있지만, 그 자유의 대가는 생각보다 무시무시하다. 한 사람의 물질적, 경제적 기반을 무너뜨리는 것은 물론, 평생 정신적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 피의자가 아닌 피해자의 ‘사회적 생명‘을 끊어놓을 수도 있다. 그러니 타인이 보내는 신호를 잘못 읽고 엉뚱하게 해석하지 않도록 조심하자
- P103

신뢰란 무엇일까? 에드거 샤인 MIT 명예교수는 ‘상대방이 나를 이용하지 않거나, 내가 이야기한 정보를 나에게 불리하게 사용하지 않는다고 믿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결국 상대를 신뢰한다는 것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나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실제로 사람들은 가족이나 동창, 선후배 등 원래 알고 있던 이를 신뢰한다. 이들이 자신을 위해 나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반면 낯선 상대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높인다
- P115

속지 않으려면 이들의 제안 뒤에 숨어 있는 이해관계를 간파할 수 있어야 한다. 무슨 이익이 있는지, 무슨 이유로 그런 제안을 하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그래야만 그들의 속임수에 쉽게 빠져들지 않는다
- P132

해당 분야 책을 읽는 것도 정보의 비대칭성을 줄이는 좋은 방법이다. 그럼으로써 좀 더 현명하게 판단할 수 있다. 전문가도 당신이 많이 안다고 생각되면 손쉽게 장난을 치지 못할 것이다
- P146

속임수에 당하지 않으려면 쉽게 불안해하지도, 남의 말에 쉽게 흔들리지도 말아야 한다. 결국 필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믿는 마음이다. 자신만의 확고한 기준도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이 뭘 했는지, 어떻게 평가하는지 등에 둔감해야 흔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욕심을 없애야 한다. 욕심이 많아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기보다 자신이 잘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 P174

사건과 사건, 현상과 현상 사이의 인과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려는 습관, 좁게 보고 구체적으로 따지는 습관을 기른다면 이야기의 진위 여부를 쉽게 가려낼 수 있다.
- P182

속임수는 실제 사실과 우리 머릿속에 존재하는 사실의 간극을 벌려놓는다. 사기꾼은 이를 위해 욕망, 신뢰, 불안이라는 장치를 이용한다
- P206

거짓말은 참말에 비해 죄책감, 발각에 대한 두려움, 속이는 즐거움을 낳는다고 설명했다. 상대가 거짓말을 하는지 알아내기 위해서는 죄책감과 발각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두 가지 감정을 증폭시켜야 한다
- P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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