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해주려는데 왜 자꾸 웃음이 나올까 - 남의 불행에 느끼는 은밀한 기쁨 샤덴프로이데
티파니 와트 스미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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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옛말처럼 타인의 행운에 질투를 느끼거나, 불행을 고소하게 여겼던 경험이 다들 한 번쯤은 있을 것입니다. 얼마나 흔한 감정인지 독일에는 아예 이런 심리를 지칭하는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샤덴은 피해나 손상을, 프로이데는 기쁨이나 즐거움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즉, ‘피해를 즐긴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차마 인정하고 싶지 않은 이 불편한 감정은 도대체 왜 생기는 걸까요?

이 책은 ‘샤덴프로이데’에 대한 설명과 사례들을 8장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정의감,우월감, 사랑 쟁탈전, 시기심과 샤덴프로이데, 직장에서의 샤덴프로이데, 집단 역학과 샤덴프로이데에 대해 파고들고 해답을 찾아내보는 과정을 읽을 수 있습니다.

p29 무엇보다 샤덴프로이데는 우리가 도덕적으로 고지식하지 않고 감정적으로 유연하며 서로 모순되는 것처럼 보이는 생각과 감정을 동시에 품을 줄 안다는 증거이다.

실수 동영상을 사람들이 즐겨 보는 이유가 무엇일까? 예기치 않은 상황 속에서 위험천만한 장면이 연출됩니다. 때론 넘어지고 깨지고 다치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그 장면을 보고 웃고 즐깁니다. 아마 이런 실수 동영상은 샤덴프로이데 시대의 문화적 정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남을 시기 질투하고 남이 잘되는 모습에 배아파하는 자신의 모습에서 죄책감을 느꼈던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저자는 타인의 불행을 즐기는 심리 자체를 죄악시 하거나 외면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합니다. 이것은 당연한 것이며 그렇기에 받아들여지고 인정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p109 누구나 남들의 시선을 끌고 돋보이고 싶은 순간에는 작은 허영을 부린다. 그러면서 최정상에 오른 이들의 내리막이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일만큼 짜릿한 것도 없다. 나 자신이더 나은 사람처럼 느껴지기를, 오늘 하루도 별 탈없이 지나가기를 바라는 욕심과 별다르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우리 안의 숨겨진 감정에 대해 정곡을 콕콕 찌르고 있습니다. 책을 통해 인간 내면을 통찰할 수 있는 안목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타인의 장점은 장점 그대로 인정하고 배우는 자세 축하해주는 자세를 가져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영화 ‘모차르트’에서도 궁중악사 살리에르가 모차르트의 음악적 재능을 시기한 나머지 그를 정신적인 궁지에 몰아 죽음에 이르게 합니다. 모차르트가 죽은 후 살리에르는 행복했을까요? 죄책감과 후회의 늪에 빠져 평생을 허우적대다 괴로운 생을 마감했습니다.

이렇듯 타인의 불행으로 즐거움을 얻는 건 자기 자신을 무시하고 갉아먹는 일이며, 그럴 시간에 스스로를 더 개발하는 데 쓰는 것이 더욱 의미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우월감과 열등감을 느낄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고 사랑하는 것이 중요한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결국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선한 속성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악한 속성을 최대한 멀리하는 것이 행복해지는 길이 아닐까요?

*본 포스팅은 서평단 활동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샤덴프로이데가 아주 고약한 감정으로 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 남의 육체적 고통과 서툰 행동을 보고 우월감을 느낄수록 더 잔인한 구경거리를 찾고픈 유혹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P66

실제로 스포츠 팬에 관한 많은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우리 편의 성공보다 오히려 최고 라이벌의 실패에 두 배는 더 즐거워한다고 한다. 축구 경기에서 우리 편 선수가 페널티 골로 득점할 때보다 상대편 선수가 실축하는 순간에 팬들이 더 환하게 미소 지었다는 연구를 기억하는가? - P74

"인정해야 해요, 심지어 다른 사람들에게도. 샤덴프로이데의 기미가 보일 때 이걸 이해해야 해요. ‘나는 지금 내 마음 편해지자고 남의 불안을 이용하고 있는 거야. 그럴 필요 없어. 자연스러운 일이긴 하지만, 그런 심리를 인식하기만 하면 막을 수 있어. 그럴 필요 없어." - P136

우리가 화려한 면모 뒤의 초라한 속사정을 들으며 즐거워하는 것은 이 유명인들을 우리와 같은 인간으로 보고 싶어서라기보다는 실격자로 취급하고 싶어서이다 - P164

집단을 형성하면 샤덴프로이데에 탐닉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 그리고 그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는 것도 덜 두려워진다. 집단은 우리를 대담하게 만들며, 일이 잘못될 경우 우리는 익명성 속에 숨어 집단의 든든한 뒷받침을 받을 수 있다. -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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