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때마다 나는 우울해진다 - 식욕 뒤에 감춰진 여성의 상처와 욕망
애니타 존스턴 지음, 노진선 옮김 / 심플라이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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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에 성공하더라도 체중을 유지하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음식을 참는 것에는 한계가 있어서입니다. 다시 살이 찌면 마치 실패자처럼 느껴지고, '그럴 줄 알았어'라는 따가운 눈총을 받을 것이 두렵기 때문에 구토나 굶기, 운동강박, 약물남용 등의 방법을 써서라도 체중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그것이 반복되면 결국 섭식장애로 이어집니다.

p34 오늘 하루를 얼마나 성공적으로 보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음식의 양과 칼로리를 계산하는 외부 지향적인 숫자 놀음을 한다. 내면의 욕구와 식욕을 존중하기보다는 통제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다이어트를 끝없이 반복한다... 또한 단호한 인내만이 만사를 해결한다고 믿고 '의지'(이는 체중 감량으로 증명된다.)가 강하다는 말을 최고의 찬사로 여긴다. 음식 섭취량을 제한해 감정과 본능을 제한하려고 한다.(배가 고프면 다른 감정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그리고 내면의 여성성이 반란이라도 일으키면, 비이성적이고 너무 예민하며 통제 불능에 의지박약이라고 자책한다.

한 토크쇼에서 아이유가 과거 자신의 폭식증을 고백하기도 했는데, 의외로 주변에 상당히 많은 여성들이 섭식장애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섭식장애를 단순히 음식을 안 먹거나 많이 먹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섭식장애는 겉으로 보이는 행동뿐만 아니라 생각도 변하게 만듭니다.

매스미디어나 각종 사이트에서는 잘못된 정보들이 난무하기도 합니다. 거식증에 걸린 사람들을 이상한 사람으로 여기거나, 폭식증에 걸린 사람을 먹는 것 하나 조절 못하는 의지박약자로 취급합니다. 이렇게 잘못된 정보 때문에 환자들로 하여금 더욱 수치감을 느끼도록 만들어 숨어버리게 만듭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섭식 장애와 관련된 핵심 근본적인 문제를 밝히고 있습니다. 식욕문제 뒤에 숨겨진 잘못된 자기인식과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신화, 우화, 스토리 텔링을 통해 오늘날의 문화에서 ‘여성이 된다는 의미’와 그것이 음식과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배고픔의 근원

여성들 사이에 급속도로 번지는 섭식 장애는 우리 사회와 내면에서 여성성과 남성성이 불균형을 이룬 결과라고 합니다. 많은 전통 문화는 삶에서 남성적인 면과 여성적인 면이 모두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신화로 보여줍니다.

모든 것을 구성하고 균형을 유지해야하는 여성, 남성 에너지인 ‘음과 양’의 중요성을 설명합니다. 여성들은 음과 양의 불균형 상태에 있으며, 사회에서 그들의 감정을 억제당하고 통제당합니다. 내면의 욕구와 식욕을 존중하기보다는 통제하려고 노력하는 끝없는 다이어트에 참여하게 됩니다.

p29 남자건 여자건 사람은 누구나 내면에 남성적 기질과 여성적 기질을 모두 지니고 있으며, 두 특질을 고루 개발해 조화를 이루기란 매우 힘들다. 둘 중 하나만 옳고 다른 하나는 그르거나, 어느 한쪽이 다른 쪽보다 우월하고 가치 있는 것은 아니다. 둘 사이에 불균형이 초래되어 어느 한쪽에만 가치를 둘 때 또는 하나가 다른 하나를 지배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

중독: 정서적 배고픔

중독 (식품, 알코올, 약물 또는 기타)은 중독 된 사람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의 ‘기호’일뿐입니다. 육체적인 배고픔이 아니라 감정적인 것입니다. 음식이 아니라 ‘먹는’ 행동에 중독됩니다. 음식에 대한 갈망은 ‘정서적’ 영양분에 대한 갈망입니다. 냉장고 앞에 서서 감정적으로 영양이 부족한 곳을 찾아야 치유가 가능합니다.

신체적으로 배가 고프고 배가 고플 때 몸에 어떤 감각이 일어나고 있는지 인식함으로써, 이를 인식하는 법을 배우고 공허함을 채우려고 할 때 ‘정서적 배고픔’과 구별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수프와 같은 따뜻한 음식은 정서적 따뜻함이 필요하고 달콤한 갈망은 삶의 단맛을 원할 수도 있고 매운 것은 지적 또는 정서적 자극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몸과 완전히 조화를 이룬 사람은 다이어트를 하지 않고 올바른 영양소를 섭취하고 있는지 걱정할 필요없이 건강한 체중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감정: 마음의 표현

 p63 섭식장애에서 벗어나는 필수 단계는 감정을 판단하지 않고, 감정에는 ‘좋고 나쁨’이 없음을 이해하는 것이다. 옳은 감정이나 그른 감정은 없다. 감정은 그냥 감정일 뿐이다.‘부정적인 감정’이란 단지 우리 스스로 받아들일 수 없는 감정을 말한다

부정적인 감정조차도 좋을 수 있습니다. 분노는 명확하고 힘을 줄 수 있습니다. 두려움은 우리에게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을 가르쳐 줄 수 있습니다. 외로움은 자기 인식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슬픔은 우리 자신에 대한 동정심을 가르쳐줍니다. 질투는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줍니다.

저자는 이러한 감정을 억누르기보다는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감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연습하고 감정을 차별화하는 법을 배움으로써,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적절하게 행동 할 수 있습니다.

꿈의 일기

꿈은 많은 문화권에서 진정한 감정을 나타내주고 있다고 믿어집니다. 꿈이 해석될 때 자기 탐색에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는 상징을 제공합니다. 꿈은 상징이나 은유로 우리에게 말하며, 우리가 깨어있는 대부분의 삶에 익숙한 것과 같은 직접적이고 선형적이고 논리적 인 사고 과정을 따르지 않습니다. 저자는 꿈에서 기억 된 것을 깨우면 즉시 쓰도록 꿈의 일기를 침대 옆에 두라고 제안합니다.

식사일지

p266 식사 일지 쓰기는 우리의 가장 깊은 곳에 존재하는 생각과 감정이 아직 세상에 공유될 준비가 덜 되고, 한창 형성되는 과정에 있을 때 그것을 따라가며 추적하는 방법이다... 이런 일지는 생각과 감정이 식습관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아주 분명하게 보여준다

저자는 자신이 왜 먹는 방식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려면 음식을 먹을 때마다, 무엇을 먹었는지, 대략 얼마, 어떻게 느끼는지 등을 기록하라고 말합니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감정적 인 이유로 먹는데, 이것을 적음으로써 어떤 감정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그것에 대해 무언가를 하도록 도와줍니다.

우리 사회에서 이상적이고 완벽한 몸이라고 규정하는 기준이 있지만, 여성의 4% 미만이 그 몸을 가졌고, 거의 모든 사람이 그렇게 되기는 불가능합니다. 우리의 모습은 누가 말해 줄까요? 몸집이 작은 여성을 소중히 여기는 사회에서는 내 몸을 그런 형태로 만들기 위해 식습관을 바꾸어야 하나요?

참된 본질을 받아들이고 받아들이기로 결심할 때, 제한적인 사회 구성과 이상을 모두 버리고 마침내 자신을 자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내면으로 여행하고 억제하고 있었던 모든 고통에 직면해야 진정으로 치유될 수 있습니다.

p289 서둘러서는 안된다. 서서히 자기 내면으로 들어가야 몸이 적응할 시간을 갖는다. 자신의 감정을 자각하고 수용하고 표현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언제 배가 고프고, 무엇을 먹고 싶으며, 언제 운동하고, 언제 쉬고 싶은지 몸이 내게 말하게 해야 한다.

주로 섭식 장애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다이어트방법에 관한 책이나 섭식장애 증상에 관한 지식위주의 책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자신의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진정한 방법을 찾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것입니다.

알코올 중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은 다시는 술을 마시지 않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음식으로는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자신과 마주하고 음식과 자신과 좋은 관계를 맺는 법을 배워야합니다.

p326 부드럽고 사색적인 달빛의 인도를 받아 다시 세상으로 돌아오면서 여성들은 점점 더 강해졌다. 거듭해서 자신의 진실을 말할 용기를 갖게 되고, 재차 한계를 정할 힘이 생겨난다. 그리하여 타인은 그들이 발견한 새로운 자아를 짓밟지 못했다

책을 통해 음식과의 관계가 이미 저를 지배한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고, 직관적이고 신중하게 먹는 법을 배웠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이야기는 여성들은 이 땅을 살아가는 우리 모든 여성들에게 이젠 걱정없이 마음껏 먹어도 된다고 위로하고 자신의 진정한 자아를 되찾을 수 있는 힘을 주었습니다.

또한, 뫼비우스의 띠처럼 늘 함께 움직이는 다이어트의 실패와 죄책감, 먹고 후회하기, 먹고 죄책감 느끼기의 반복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먹고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제 나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을 듯 합니다. 아울러, 혹시나 섭식장애로 고통받고 있는 분이 계시다면, “모든 것이 당신의 잘못이 전적으로 아니며, 당신은 소중한 사람이고 의미가 있는 사람” 이라고 꼭 말해주고 싶습니다.

*본 포스팅은 서평단 활동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섭식 장애에서 벗어나려면 그것이 한때 내가 살아남는 데 더 큰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그런 후에야 단순히 살아남는 것만이 아닌, 인생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얻고 나아가 더 큰 번영을 누리게 해 주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게 된다.
- P43

자신을 굶기면 우리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음식 생각밖에 없다. 폭식과 구토를 반복하면 폭식을 계획하고 구토할 시간과 장소를 찾는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강박적으로 먹다보면 음식, 음식, 음식에만 초점을 맞춘다. 그리하여 집과 학교, 직장, 대인 관계에서 생기는 문제는 마술처럼 사라져버린다
- P54

자기 표현을 분명히 할 때 내면에 있는 거대한 힘의 저장고가 열리고, 타인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행사하지 않는 힘을 갖게 된다. 이 힘을 통해 지배 권력에 바탕을 둔 인간고나계의 역학에서 벗어나, 서로가 가진 힘을 존중하는 단계로 이동할 수 있다.
- P126

자신의 감정을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질투와 마음의 상처, 분노를 느낀다고 해서 스스로를 비난하지도 말아야 한다. 감정을 충분히 느끼도록 허락해야 감정에서 배울 수 있다.
- P136

자신의 진정한 성적 본성을 되찾으려면 우리 모두 성적 표현을 할 자격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그것은 인간이 가진 권리다. 성적 권리를 누리기 위해 특정 방식으로만 보여야 할 필요도, 정해진대로 행동할 필요도 없다.
- P205

진정한 주권을 얻고 싶은 여성이라면 타인의 권리를 존중하듯이 자신의 권리를 보호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자신을 표현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스스로를 옹호하고, 자기 감정을 표현하고, 남을 탓하거나 위협하거나 비난하지 않고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 P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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