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수학머리가 필요한 순간
임동규 지음 / 토네이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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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배워서 도대체 어디에 써 먹는 거야?" "생활에 필요도 없는 문제를 왜 풀고 있는 거지?"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수학을 배우는 이유에 대해서 의문을 가져보았을 것입니다. 수학은 무슨 말인지 이해도 안 가고, 너무 어려워서 스트레스만 받는 과목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요. 심지어 어떤 학생은 수학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많은 학생들은 왜 일상에 필요도 없는 수학에 매달려야 하는지 그 이유를 모릅니다. 그래서 일찌감치 수포자(수학 포기자)가 되고 말죠

하지만 나이팅게일은 통계학을 통해 전쟁의 사망자를 줄일 수 있었고, 가우스는 행성의 존재 가능성과 위치를 수학으로 찾아냈습니다. 이처럼 수학은 문명의 발전부터 우주를 향한 호기심을 이끌어 올만큼 우리 삶과 밀접한 관계가 이어왔습니다.

어린 시절, 학창 시절에 살던 동네에서 관찰을 통해 인지한 문제들로 시작해서, 경로 탐색과 기하학, 디지털 사진, 우주와 별 등 수학적 문제로 생각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며 친절한 설명을 곁들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복잡한 계산 과정은 거의 다루지 않습니다. 또한, 매트리스를 오래쓰는 방법과 자동차 바퀴를 정기적으로 교체하는 방법까지 수학적으로 설명해줍니다.

예를 들면, 3구 프라이팬의 경우, 하나의 프라이팬에 달걀 프라이를 굽고자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하는 것이 시간 아까운 일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저자는 이 원리를 이용해서 애니팡 휴대폰 게임과 연결해서 설명을 합니다. 손가락 면적이 넓을수록 휴대폰 화면을 누르는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을 고려하여 '손가락 두께에 의한 오류'를 덮어줄 정도의 크기를 만들기 위해 같은 원리를 생각했다고 합니다. 수학을 이용하여 생활의 편의를 누리고 감상까지 할 수 있다는 점을 저자가 쉽게 풀이하고 있습니다.

수학공부를 하는 이유는 문제를 잘 풀기 위해서가 아니라 수학 원리의 이해를 바탕으로 순차적,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고를 체득화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수학은 시험을 위해 공부해야 하는 하나의 ‘과목’이기 이전에 우리 생활의 근본을 이루는 ‘논리’요, 세계의 지적 바탕입니다.

저자는 미적분나 통계를 못 하더라도 수학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기르자고 주장합니다. 수학적 사고는 난해한 문제를 쉽고 명쾌하게 재정의하는 과정입니다. 카드뒤 별 표시를 해놓고 어떤 규칙을 어떠한 순서로 적용하냐에 따라 결과값이 달라지게 나온다는 것도 꽤나 신기했습니다. 서로 대칭을 이루는데 이를 치환하여 해당과정을 해석하는 부분이 흥미로웠습니다.

답은 의외로 문제 속에 숨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자는 삶에서 답을 찾아내야 할 때 수학머리(생각의 힘)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수학을 ‘따분한 것’이 아닌 일상수학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으로, 평소 수학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수학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라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수험생에게는 지금 풀고 있는 수학문제집이 너무 재미없고 어렵게만 느껴진다면, 머리도 식힐 겸 우리 생활 속에 어떤 수학적 원리가 숨어 있는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어주는 책입니다.

아주 먼 옛날의 수학은 더는 누릴 것이 없어 유유자적하던 귀족들의 취미활동이었다고 한다. 이들의 수학은 세상사 복잡한 일들을 해결하는 목적이 아니었다. 실생활에 아무짝에 쓸모없을지라도 재미있으면 그만인 취미였던 셈이다. 그들처럼 우리도 잠시 동안 여유롭게 수학을 느껴보자!
- P10

여러분의 동네에는 여러분만의 (아직 모르기 때문에) 흥미로운 느티나무 교차로가 있다. 횡단보도의 녹색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그리고 길을 건너는 동안, 한 번쯤 ‘우리 동네 신호등은 어떤지‘에 대해 생각해보자. 말 그대로 수학으로 멍 때리면서 길을 걸어가는 것이다. 물론, 주변을 잘 살피며 걸어야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수학으로 멍 때리기‘는 우리가 휴대폰을 하면서 걸어가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다는 것이다.
- P19

수학을 공부하거나 연구하는데에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번째는 앞서 우리가 한 것 처럼 단계단계를 거쳐 "한글로 된 논리적인 생각"을 만들어 내는 노력과 능력이다. 두번째는 한글이라는 언어를 수학이라는 언어로 번역하는 능력이다.
- P28

다시 말해, 우리의 행동은 우리가 원하는 결과나 의도와는 상관이 없다. 오히려 우리의 행동은 우리 주변 환경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니키 케이스는 이 생각이 냉소적이고 순진하다고 한다. 하지만 이 말대로 우리는 서로에게 하나의 환경이고 이 환경은 또 다시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결정짓게 한다. 이것이 수학과 게임이론이 우리 사회에 대해서 설명해주는 아주 간단한 사실이다. 더 나아가 이들은 우리의 환경과 규칙을 어떠한 방향으로 바꾸어 나갈지에 대해서도 조언해준다. 여기서 수학의 몫은 현 상황에 대한 설명과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까지다. 여러 가능성 중에서 어떤 길로 나아갈지를 결정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몫이다
- P240

한자로 수학은 숫자에 대한 공부를 의미하지만 영어로는 그렇지 않다. 수학의 영어 어원은 ‘지식이나 공부 그 자체‘를 뜻하는 단어이다. 특정한 ‘수학 지식‘이나 ‘숫자 공부‘가 아닌 일반적인 의미의 ‘공부‘ 혹은 ‘지식‘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된 수학의 다른 얼굴 하나는 ‘양, 구조, 공간, 변화, 기호에 대한 공부‘이다. 수학 연구와 이에 기반을 둔 응용을 이야기할 때의 수학은 실제로 이런 얼굴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게 수학의 진짜 얼굴이다
- P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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