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치핀 -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존재
세스 고딘 지음, 윤영삼 옮김 / 라이스메이커 / 2019년 12월
평점 :
품절


오래 전 보았던 만화가 생각납니다. 한 남자가 집에서 고장난 라디오를 고치기 위해 애를 쓰는 장면이 나옵니다. 다행히 몇 가지 부품을 조립했더니 수신이 잘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직 두세 개의 나사가 남아 있는 것입니다. 잘못 조립한 것이었죠. 그런데도 라디오는 소리가 잘 나왔습니다. 그러자 남성은 마치 자신이 손에 남은, 없어도 되는 나사처럼 여겨져 눈물을 흘립니다. 쓸모 없는 존재처럼 누구도 관심 갖지 않는 존재가 바로 자신으로 여겨진 것입니다.

이 책의 제목인 린치핀(linchpin)의 사전적 의미는 '마차나 자동차의 두 바퀴를 연결하는 쇠막대기를 고정하는 장치(핀)'입니다. 이 책에서는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꼭 필요한 존재'라는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그의 '리마커블'한 메세지는 탄탄한 마케팅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특유의 명쾌한 통찰이 담아냅니다. 저자는 “당신은 꼭 필요한 사람인가?”라는 도발적인 질문으로 책을 시작합니다. 그는 “이 책(린치핀)은 내 인생을 관통하는 모든 아이디어의 총합이며, 이 아이디어를 가장 효과적으로 퍼트릴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저자는 현대 공장 시스템이 우리를 노예로 만들었다고 주장합니다. 공장이 원하는 직원은 기계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사람, 고분고분 말 잘 듣고 보수를 조금 줘도 되고 언제든 쉽게 바꿔 낄 수 있는 톱니바퀴 같은 사람입니다. 오직 경쟁력과 효율성만이 기업과 인간의 존재 가치를 결정합니다. “이제 당신은 더 이상 쓸모없다”라는 자본의 심판이 내려지면 노동자는 가차 없이 또 다른 더 싸고 더 쉽게 교체할 수 있는 노동자로 바뀝니다. 

이러한 공장 시스템이라는 현실에 개인들은 알맞게 끼워지기 위해 스펙을 쌓아가고, 자신만의 창조성을 애써 죽여가는 순환에 빠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잠깐 책을 덮고 우리 현실을 되돌아 보면, 자연스럽게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이게 됩니다. 저자는 이런 현실에 대해 자포자기 하지말고,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에 대해 직시해야 하고, 이에 따른 공장 시스템의 변화는 이미 사라졌다는 주장을 펼칩니다. 구체적인 생활 현실과는 거리가 있는 점이지만, 경영의 구루로서 미래를 전망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그리 놀랄 일만은 아닙니다. 인터넷을 통해 시공간의 영역이 파괴된지는 이미 수십년이 지났고, 최근에는 SNS를 통해 사회적 '관계'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급속하게 대중들에게 어필이 되고 있는 점은 앞으로의 사회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저자는 현실의 빠른 변화속에 이제 세상은 더 인간적이고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고 있는 더 성숙한 ‘린치핀’을 원한다는 메세지를 전합니다. 열정과 활력이 넘치며 우선순위를 조율할 줄 알고 불안에 떨지 않고 유용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린치핀,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혼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린치핀이 필요한 시대가 올 것이고, 깨어있는 개인들은 이런 흐름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능동적으로 움직일 것을 주문합니다. 그러면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요?

저자의 대답은 간단명료합니다. 바로 '린치핀'이 되라는 것입니다. 자신 안에 잠든 린치핀의 '재능'을 깨워야 합니다. 공장 시스템으로 대변되는 사회가 제시하는 모범에 세뇌당하지 말고, 쉽게 바꿔 낄 수 있는 무수한 부품 중 하나가 아닌 '고유한 인간'이라는 점을 확실히 인식해야 합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그냥 내뱉어라, 그렇게 이야기하고 나서 자신을 돌아보라, 어느새 꼭 필요한 존재, ‘린치핀’이 되어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기성 조직에 기성 제품처럼 조립된 사람들은 앞으로 필요있는 DNA를 가진 사람들이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인식할 것 같습니다. 우리 시대에 수십년 전에 최고의 저술 기계였던 '타자기'를 사용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컴퓨터의 발전 속도도 자고 일어나면 달라져 있는 세상 속에 살고 있습니다. 변화를 두려워하고 트렌드를 거부하고 살아가기 힘듭니다. 기본적으로 이를 활용해서 주체적인 자신의 모습을 그려가야 합니다. 더불어 고민과 관심사를 나눌 수 있는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만들고 이어갈 때 강력한 힘을 얻을 수 있고, 이를 나눌 수 있다는 점도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그 자체만으로도 모두 대체 불가능한 존재들이고 꼭 필요한 존재들입니다. 자신의 가치를 낮춰서는 안 됩니다. 우리들은 모두 어느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천재성과 예술성, 재능을 내면에 지닌 '린치핀'입니다.

"우리는 모두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존재,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될 수 있다.
스스로 중요한 존재로 거듭날 수 있다."
- P21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일은 이제 멈춰라. 공장의 시대가 이제 끝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여라. 이제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꼭 필요하고 없어서는 안 되는 고유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보랏빛 소‘가 가치 있는 제품에 대한 은유였다면, ‘린치핀‘은 가치 있는 사람에 대한 은유다
- P29

린치핀도 두려움을 느낀다. 자신의 감정을 인식한다. 그럼에도 나아간다. 물론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 있는지 설명할 수는 없다. 사람마다 다른 비법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사실은 오늘날 경제에서 두려움을 제쳐둘 수 있는 능력은 성공의 필수 전제조건이라는 것이다.
- P133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현실을 직시하고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핑계일 뿐이다. 진심으로 일을 하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교활한 음모일 뿐이다. 쓰레기일 뿐이다. 도마뱀뇌가 이기도록 놔두어서는 안된다
- P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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