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하는 내가 진짜 나일까?
게오르크 롤로스 지음, 유영미 옮김 / 나무생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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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이 어떤지 잊어버리거나 생각하지 못한 채로 지낼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냥 쳇바퀴 돌듯이 습관적으로 살아갈 때도 많고, 무언가 변화하거나 시도하려고 할 때는 특히, 내가 하고 싶어하는 것을 선택하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원하고 바라는 모습을 위해서 하기도 합니다.

‘나’인척 살아간다. ‘나’라는 사람을 멋대로 포장하고, 때론 멋대로 왜곡하고는 그게 ‘나’인양 살아갑니다. 남이 가진 게 부럽다고, 자신은 별로 보잘 것이 없다고 가면을 쓰기도 합니다. 착한 척, 멋있는 척, 때론 못난이인 척, 자신의 진가를 모르고 생각의 덫에 걸려듭니다. 가면만 쓰는 게 아니라, 상처가 너무 아프다고 다시는 아프지 않으리라 갑옷을 입기도 합니다. 결국에는 내가 없어집니다. 내 것이 아닌데 내 것이라 우기며, 진실을 외면하고 살아갑니다.

그런데 내가 생각하는 내가 과연 사실일까요? '나는 어떤 사람일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본 느낌으로만 다른 사람들을 판단합니다. 때로는 자신의 기분 상태에 따라 상대방을 달리 볼 수도 있습니다. 물론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은 분명 존재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아는 나' 와 '사람들이 아는 나' 사이의 괴리에서 발생합니다. 내가 아는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 주변에서는 그렇다고 이야기합니다. 내가 아는 나는 이런 사람인데, 주변에서 아니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런데 또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내가 아는 그' 와 '그가 말하는 그' 가 다른 모습입니다.

저자는 서부독일방송의 저널리스트로 오랫동안 일하다 틱낫한이 프랑스에 설립한 명상 공동체 ‘플럼 빌리지’에 들어가 3년을 지냈습니다. 이성이 만들어낸 내면의 목소리에 끌려 다니다 완전히 지쳐 있었던 그는 그곳에서 명상 훈련을 통해 자신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패배자로 몰아가는 이성의 존재를 알아챘습니다.

p73 열등감의 방에 있을 때 상당히 자주 하게 되는 행동은 바로 비교다. 다른 사람과 나를 자꾸 비교하는 것이다. 소유, 능력, 외모, 업적을 비교한다

 

우리에게는 10개의 에고의 방이 있습니다. 통제의 방, 열등감의 방, 결핍의 방, 오만의 방, 죄책감의 방, 부정의 방, 저항의 방, 탐욕의 방, 혼란의 방, 무기력의 방이 있습니다.

저자는 각 방에서의 지배적인 사고, 행동 패턴, 감정 상태 등을 풍부한 자기 경험과 임상을 통해 그곳을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각 방의 실체를 보여주면서 그 방에서 나올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실제로 나올 수 있도록 합니다.

p143 오만의 방에 있는 사람은 늘 다른 사람의 일에 끼어들고 간섭한다. 스스로 더 잘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다른 사람의 소관에 개입하고 있음을 아는 것이 오만의 방을 떠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각 감정의 방에 빠져들었던 사람의 사례를 이야기하면서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빠져 나올 수 있었는지에 대한 스토리는 읽어 나가다보면 내게도 편차는 있지만 어느 정도 해당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마음챙김’이라는 용어가 점점 더 회자되기 시작하는 것은 인간관계들이 더욱 넓어지고 복잡해지는 현실에서 스스로 마음의 평화를 찾기 위함일 것입니다. 이 책의 저자 또한 마음 챙김 전문가로서 자기 스스로와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즉, 마음이 만들어낸 덫에서 벗어나, 연민과 존중과 이해의 마음으로 조금씩 누그러뜨리는 것이 마음 챙김 훈련입니다.

p249 마음 챙김의 4단계

1. 지금 여기로 돌아오기

2. 상황을 있는 그대로 다정하게 지각하기

3.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4.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기

각 챕터 마지막마다 다시 한번 전체적으로 점검해볼 수 있는 페이지도 좋았습니다. 외국저자의 심리학책은 우리나라 사람이 공감하기 힘든 사례도 있고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는데, 이 책은 그런 면에서도 무리가 없었습니다.

매일 우리는 수많은 웹사이트에 매일 방문하지만, 정작 자신의 마음 속 상처의 방에 방문하는 일은 뒤로 미루어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심리학 책을 읽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내 상처를 바라보는 프레임’을 바꾸기 위해서입니다. 치명적인 실수나 가장 어두운 상처까지 대면하여, 그 상처로부터 도망가는 것이 아니라, 마침내 그 상처마저도 완전히 나의 일부로 인정하고 끌어안는 지혜를 배우기 위해서입니다.

p266 자유, 행복, 만족은 늘 존재한다. 그러나 이들을 보지 못하는 한, 그것들은 당신에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이것이 의식의 기적이다. 모든 것은 이미 존재한다.

 

상처를 지울 수는 없지만, 내 마음을 더욱 투명하게, 부드럽게 가꾸고, 해맑게 가꾸는 일은 진정한 치유의 시작일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나를 제대로 알고 괴로운 감정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기 자신과 자유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되기 쉬운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되기 힘든 사람은 바로 남들이 바라는 자기 자신이다.

그 누구도 당신을 좌지우지하게 하지 마라.

- 레오 부스칼리아 -

*본 포스팅은 서평단 활동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같은 상황에 놓인 두 사람이 서로 다른 현실을 경험하고, 다른 반응을 보인다. 즉, 마음 상태를 유발하는 건 외적인 상황이 아니라, 외적 상황에 대한 자신의 생각인 것이다
- P28

걱정은 언제나 상상이다. 최악의 경우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생각하는 것이다. 생각은 환상의 나래를 펴고 끔찍한 장면을 그린다. 이런 시나리오가 당신을 걱정하게 만들며, 미래를 상상함으로써 지금 여기, 즉 현재의 삶을 떠나게 한다
- P40

진정한 자기의 고요함 속에서 안식할 때 경험하는 내적 자유는 물질적 소유, 성공, 세상의 인정과 존경이 선사해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내적 고요에 이르기 위해서는 보통 몇몇 연습이 필요하다
- P87

내면의 비판자의 고발로 스스로 잘못이 있다고 믿는다면, 스스로를 용서하는 것이 죄책감의 방에서 나오는 유일한 길이다...자기를 용서하려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 P175

감정을 허용하는 것은 마음 챙김의 의미에서 그것을 받아들이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감정을 다정하게 관찰하는 가운데 감정이 표면으로 떠오르게 하라
- P213

모든 것이 오고 간다. 그러나 당신은 오고 가는 존재가 아니다. 당신은 계속 그곳에 존재한다.

- P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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