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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어록 - 인간과 권력의 본질을 꿰뚫는 문장들 ㅣ 사기 (민음사)
김원중 지음 / 민음사 / 2020년 2월
평점 :
외국인들이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 가장 권장되는 책이 바로 사마천의 ‘사기’라고 합니다. 또,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알기 위한 첫걸음은 사마천의 사기로 시작한다고 합니다
2000년이 넘는 세월동안 인간학의 교과서라고 불리며 회자되는 ‘사기’는 사마천이 궁형의 치욕을 겪으면서도 혼을 담아 써내려간, 영원한 고전입니다. 그 쉼 없는 생명력의 원천은 바로 인간 개개인의 고뇌와 갈등을 통찰한 데 있습니다.
이 책은 ‘사기’에서 200여 편의 명구를 뽑아 그것이 나오게 된 역사적 배경과 그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과 지혜를 정리한 책입니다.
1부에서는 무엇이 나를 높이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2부는 타인을 진심으로 대하는 법에 대해 들려 줍니다. 3부는 세상과 더불어 사는 법인 정공법과 기습을 말하며, 4부는 시대의 변화에 민감하게 통치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p50 미세한 털은 볼 수 있어도, 자신의 속눈썹은 보지 못하는 법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앞뒤에 하나씩 두개의 자루를 매고 다닌다고 합니다. 앞에 있는 자루에는 남의 허물을 모아 담고 뒤에 있는 자루에는 자기의 허물을 주어 담습니다. 대개의 사람들은 뒤에 있는 자루는 보이지 않으니까 앞에 있는 자루에만 남의 허물을 잔뜩 집어넣기 마련이죠. 그런데 이상한 것은 앞에 있는 자루에는 그렇게 집어넣는데도 앞이 무거워 넘어지는 법이 없습니다. 그 이유는 뒤에 있는 자루에 언제나 자기 허물이 꽉 차있기 때문입니다. 남을 비판하고 정죄할 만큼 깨끗한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의 허물을 들추어내고 고치려고 애쓰기 전에 먼저 자기 자신의 허물을 고쳐야 할 것입니다.
p112 용모로써 사람을 취한다면 자우에게 실수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평가할 때 최초로 받게 된 상대방의 정보를 이후에 알게 된 것들보다 훨씬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간이란 존재는 자신이 처음으로 알게 된 것, 믿게 된 것이 진실이며 진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외적인 부분만으로 상대방을 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이것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최초의 정보 파워란 것은 정말 너무나 어마어마하기에, 알고 있어도 적용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을 경계하는 구절입니다.
p126 성공과 실패가 뒤바뀌며 도는 것이 비유하면 먹줄을 긋는 것과 같다
사람에게는 살아가면서 공평하게 기회도 몇 번 주어집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기회가 와도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 그 좋은 기회를 붙잡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나에게는 이제 기회는 없어”라고 하기 보다는 준비되지 않은 자신을 탓해야 합니다. 현재의 절망에 굴복하면 결코 미래는 없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을 살펴보면 단지 운이 좋고 기회가 와서 그런 것 같지만 그들 대부분은 끊임없이 노력하며 준비해온 사람들입니다. 무언가를 기대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에겐 성공이란 두 글자가 주어지지 않습니다. 준비하는 자에게만 기회가 오고, 그 기회 역시 준비된 자만이 잡을 수 있습니다.
p386 ...법도만을 따르는 공으로는 세속을 초월하기 어렵고, 옛날을 본받는 학문으로는 지금을 다스리기 어려운 것이오
변화를 읽는 눈을 키워야 합니다. 시대의 변화를 읽는 눈이 약하면 예측력도 떨어집니다.
지금 우리에게 다가와 있는 변화는 매우 빠르고 다양합니다. 우리가 시대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눈높이를 높여 변화를 빠르게 흐름을 읽고 받아들이면 앞서갈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도태될 것입니다.
‘고전’이라고 하면 초보자들에게는 부담스럽고 어렵게 생각되기 마련입니다. 특히, 사마천의 ‘사기’는 배경지식 없이 읽기엔 어려울 수 있는데, 해설이 가미된 이 책으로 먼저 시작하신 후 접한다면 충분히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왼쪽 페이지는 사마천의 문장, 오른쪽 페이지는 그에 대한 배경지식과 현대적 사유를 담았 기 때문에, 천천히 읽으며 구절을 곱씹고 생각하며 읽을 수 있습니다.
아까워서 혹은 먹먹해서, 어릴 적 맛난 과자를 몰래 숨겨두고 조금씩 아껴 먹었듯, 한 구절 한 구절 음미하며 읽을 책입니다. 한꺼번에 후루룩 읽어치우기엔 너무 아깝고, 생각을 정리하고 가야 할 대목, 의미가 깊어서 지나칠 수 없는 구절이 숱하게 많습니다. 눈에 띄는 대로 멈춰 새기고 가려니, 끝까지 읽어내려면 뜻하지 않게, 곁에 두고 아껴 읽을 수 밖에 없는 책입니다.
*본 포스팅은 서평단 활동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배우기를 좋아하고 생각을 깊이 해서 마음으로 그 뜻을 깨달은 사람이 아니라, 본 것이 별로 없고 들은 바가 적은 사람에게 이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진실로 어렵다 - P28
그러므로 밝은 눈에도 보이지 않는 것이 있고, 밝은 귀에도 들리지 않는 것이 있다. 사람이 비록 현명해도 왼손으로 네모를 그리면서 오른손으로 동그라미를 그릴 수는 없다 -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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