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퍼센트 인간 - 인간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로 보는 미생물의 과학
앨러나 콜렌 지음, 조은영 옮김 / 시공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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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을 통칭해서 부르는 용어입니다. 그동안 세균, 바이러스는 해로운 존재로만 인식돼 우리 몸에서 없애야 할 것으로 여겨졌죠. 때문에 의약품 역시 세균을 죽이는 항생제와 바이러스를 죽이는 항바이러스제 중심으로 개발됐습니다.

인간에게는 체내 미생물이 무려 100조 마리가 있습니다. 인간의 세포는 미생물총에 비교하면 10분 1수준밖에 되지 않습니다. 우리 몸에 거주하고 있는 박테리아, 바이러스, 균류, 원시세균을 포함한 유전자와 인간의 유전자 2만 1,000개가 합쳐 우리 몸을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모두 합치면 인체에 서식하는 미생물총은 총 440만개의 유전자를 가집니다. 숫자로만 따지면 우리는 불과 0.5퍼센트만 인간입니다.

 

p38 인간이 지니는 모든 미생물 세트는 모두에게 똑같이 복제되어 장착된 것이 아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 공통으로 발견되는 박테리아는 거의 없다. 결국 개인은 지문만큼이나 고유한 미생물 집단을 소유한다는 말이다

진화생물학자인 저자 앨러나 콜렌(Alanna Collen)박사는 항생제로 자신이 고생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인체내의 미생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실감나게 설명합니다.

생명이 탄생한 이후로 생명체는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았습니다. 미생물과 숙주는 공생관계를 이루기도 하고 뒷통수를 때리기도 합니다. 어느 동물은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도움을 주어 없으면 안되는 존재가 되기도 했습니다

책에 따르면, 미생물이 미치는 영향이 우리의 예상 범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현대의 대표적인 질병은 비만입니다. 사람들은 비만의 확산을 패스트 푸드 식당, 고열량 식품을 판매하는 슈퍼마켓, 생활습관을 때문으로 보았습니다.

연구에 의하면 비만이 될 가능성은 가깝게 지내는 사람의 체중증가와 영향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배우자가 살이 찌면 내가 살이 찔 확률이 37퍼센트나 높아집니다. 흥미로운 건 친구가 살이 찌면 나 또한 살찌게 될 확률이 171퍼센트로 높아집니다. 이것이 살이 찌기 전부터 가까운 사이였을 경우입니다.

사람들이 서로 어울리면서 비만 가능성이 있는 미생물총을 주고 받는 것이 비만 확산의 촉진 요인이 될지도 모릅니다. 가까운 사이에서 미생물을 주고 받는 것은 비만이 쉽게 확산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에 대해서는 비만 전염 가능성을 단정짓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런 내용은 독자들에게 인간의 몸과 질병 그리고 건강과 장수에 대해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해줍니다.

한편, 저자는 항균제품이 극단적으로 위험하다고 말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실제로 과거에 그런 일이 한국에서 벌어졌습니다.

씻고 데오드란트를 바라는 것은 냄새를 유발하는 박테리아를 제거하거나 냄새 자체를 다른 향으로 덮어버리는 일입니다. 이 과정에서는 우리는 피부의 미생물총을 개조하게 됩니다. 암모니아 산화균은 우리가 땀을 통해 분비하는 암모니아를 아질산염이나 일산화질소로 산화시키는 데 반드시 필요한 박테리아인데 이들이 가장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산화질소가 없으면 우리의 땀을 먹고 사는 코리네박테륨이나 연쇄상구균이 거칠게 돌변할 수 있습니다

비누와 데오드란트는 우리의 암모니아 산화균을 죽이고 암모니아 산화균이 없으면 피부에 사는 다른 박테리아가 해를 입습니다. 그래서 변화된 박테리아 조성 때문에 우리의 땀이 불쾌한 냄새를 가지게 됩니다. 물론 사실이 그렇다 하더라도 현대사회에서 비누를 씻지 않는다는 발상을 수용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p291 우리가 좋은 향기를 풍기기 위해 화학물질로 몸을 씻고 데오드란트를 사용하는 것이 도리어 악순환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비누와 데오드란트는 우리의 암모니아 산화균을 죽인다. 암모니아 산화균이 없으면 피부에 사는 다른 박테리아가 해를 입는다. 그래서 변화된 박테리아의 조성 때문에 우리의 땀이 불쾌한 냄새를 가지게 된다

 

우리의 몸에 우리의 세포 수보다 많이 미생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미생물이 이렇게나 많은 영향을 끼칠지 몰랐습니다. 그동안 등한시했던 미생물의 중요성을 다양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제시해주었습니다.

또한, 저자는 식습관의 변화, 건강에 꼭 필요할 경우로 제한한 항생제 사용, 자연 분만과 모유 수유 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각각의 경우에 따라 우리 몸 속 미생물들이 어떻게 변하고 그에 따라서 우리 몸에는 어떤 변화에 생기는가에 대해 다양한 예를 들어 설명하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우리가 인간 몸속의 미생물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미생물의 존재를 알게 되면, 건강을 보는 관점, 식습관도 달라져야합니다. 장내 미생물, 피부 미생물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항생제와 항균, 살균 제품의 남용은 조금씩 줄여나가야 겠습니다. 또, 우리 몸에 좋은 것만이 아니라, 미생물에게 좋은 것까지도 의식적으로 고려해 섭취해야겠습니다.

비만한 사람들은 지방세포의 수를 늘리는 대신 세포의 크기를 늘려 더 많은 지방을 쑤셔 넣는 것이다. 체내의 염증 수치가 높고 새로운 지방세포를 만들지 않는다는 사실은 에너지 저장과정이 정상적인 수준을 넘어서 병적인 상태로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 P134

나는 이제 저녁 거리를 고를 때도 내 미생물이 좋아할 만한 게 뭘까 고민하게 된다. 나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은 숙주로서 내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나 다름없다. 나는 나만의 식민지를 가지고 있다. 그들의 보전은 내 인간 세포의 안녕 못지 않게 가치가 있는 것임을 깨닫는다
- P204

살을 빼는데 성공한 사람들은 실제로 신장 대비 체중에 따른 권장 열량보다 몇 칼로리 정도 적게 먹어야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 P248

사람은 먹는 대로 간다. 한 사람이 먹는 것이 그 사람을 만들고, 더 나아가 그 사람의 미생물이 먹는 것이 그 사람을 만든다.

- P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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