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속엔 미생물이 너무도 많아 - 기상천외한 공생의 세계로 떠나는 그랜드 투어
에드 용 지음, 양병찬 옮김 / 어크로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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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허버트.G 웰즈의 우주전쟁을 보면 평화로운 지구에 침입한 화성인들이 가공할 만 한 무기를 앞세워 순식간에 지구를 정복하여 속수무책으로 당합니다. 이런 지구인들을 구한 것은 다름 아닌 세균 즉, 우리가 평상시 접하고 있는 수많은 미생물들이었으며 결국 지구의 미생물에 감염된 화성인들이 자멸하고 만다는 내용으로 지구에서 인간과 더불어 공생하고 있는 미생물의 존재를 일깨워 주는 소설이었습니다.

미생물은 그러나 인류를 마냥 위협하기만 하는 존재는 아닙니다. 지구상 모든 생명체는 자신만의 미생물 군집을 갖고 있습니다. 미생물은 동식물과 동반자 관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생태계를 움직이는 주요 요소로 작용합니다. 인간의 신체엔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39조 마리에 달하는 미생물이 있다고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과학 블로거이자 저널리스트인 “에드 용”의 첫 책인 이 책에서는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들의 몸과 일생 전반에 걸쳐,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는 미생물들을 소개하고 이들과의 공생을 제안합니다.

그 중에서도 인간의 몸에 서식하는 미생물에 대해 진지한 고찰이 돋보입니다.

p44 이제 나는 모든 동물들이 보이지 않는 미생물에 의존하고 있음을 안다. 동물은 미생물과 함께 살면서도 전혀 의식하지 못한다. 미생물은 동물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지구상에 존재해온 선배로서, 동물들의 능력을 도와주고 때로는 전적으로 책임진다.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생태계이고, 이 생태계에서 살아가는 세균들과 공생관계에 있기도 하고 때론 적대적인 관계이기도 하지만, 항생제를 사용해 세균들을 박멸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며, 이들과의 관계를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미생물이란 용어가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데 방해되는 즉 최소로 하거나 없애야 하는 것으로 이해하기 쉽습니다. 미생물이 병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우리의 몸에 필요하기에 오랜 세월에 걸쳐 최적의 상태로 적응되어 있는 것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다.

또, 입으로부터 단계별 소화기관을 거치며 음식의 소화를 도와주는 수많은 미생물들이 있다고 합니다. 이 사실은 왜 약을 처방할 때 항생제를 남용하면 안되는지 이유를 설명해줍니다. 항생제는 몸속의 유해한 미생물과 함께 유익한 미생물까지도 죽이는 역할을 하고 내성을 가지게 해 좋지 않다고 합니다.

p207 항생제 사용의 가장 큰 문제점은 뭐니뭐니해도 과용이다. 항생제 과용은 마이크로바이옴을 파괴함과 동시에 항생제 저항성 세균의 등장을 조장한다. 그렇다고 해서 항생제를 악마로 취급해서는 안되며, 신중하게 사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세상에 쓸모 없는 것은 하나도 없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미생물에 대한 상식은 좋지 않은 부분이 많기 때문에 흔히 미생물이 없었으면 하는 생각을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지구상의 동물, 식물의 생장에 직접, 간접으로 항상 관여하는 미생물이 없다면 생명체가 제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요?

실제로 인간은 미생물과 함께 공생하고 있고 이를 하나의 자연현상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미생물은 세상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극히 일부분이며 지금도 끊임없이 미지의 미생물들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인간이 다른 세균들로부터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하는데 기여하기도 합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체내에 많은 수의 미생물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정작 미생물 없이는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우리 주변의 세상은 잠재적인 미생물 파트너의 거대한 보고다. 우리가 음식을 한 입 베어물 때마다 새로운 미생물이 체내로 들어와 종전에 분해할 수 없었던 부분들을 소화시키거나 종전에 먹을 수 없었던 음식물의 독소를 해독하거나, 종전에 우리의 건강을 위협했던 기생충을 제거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각각의 새로운 파트너 덕분에 더 많이 먹고, 더 멀리 여행하고, 더 오래 살 수 있다.
- P333

우리는 미생물이 보편적으로 존재하며 우리의 삶에 필수 불가결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들은 우리의 장기를 빚어내고, 우리를 독소와 질병에서 보호하고, 음식물을 분해하고, 건강을 지켜주고, 면역력을 조절해주고, 행동을 안내하고, 우리의 유전체에 자신의 유전자를 쏟아붓는다
- P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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