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바퀴 아래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0
헤르만 헤세 지음, 김이섭 옮김 / 민음사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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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4살이 된 한스는 독일 어느 시골 라틴어 학교의 학생입니다. 그는 언제나 1등을 차지하는 우수한 소년으로, 총명해보이는 이마, 빛나는 눈동자, 품위 있는 몸가짐으로 언제나 사람들에게 사랑과 믿음을 받고 있습니다.

주에서 주관하는 시험에 합격하면 신학교에 입학하여 대학을 갈 수 있지만, 그것은 극소수의 학생에게만 허용된 험난한 일이었습니다. 한스는 매일 밤늦도록 공부하며 시험에 2등으로 합격합니다.

한스는 신학교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거둡니다. 한스는 ‘하이르너’라는 소년과 친하게 되는데, 그는 한스와는 달리 자유분방하고 고대건축과 조각에 깊은 조예가 있는 시인이었습니다. 한스는 그에게 마음이 이끌립니다. 그러나 신학교의 엄격한 교육은 하이르너에게는 큰 고통이었습니다. 마침내 그는 학교 규칙을 어기고 선생님에게도 반항을 하는 불량학생으로 낙인이 찍힙니다.

한스는 그와 가깝게 지내지만 자신도 불량 학생으로 생각될까봐 점점 그와 거리를 둡니다. 한스는 그와의 우정을 배신했다는 생각으로 고민하지만, 겨울이 되어 두 사람은 다시 우정을 나눕니다. 그러나, 하이르너는 신학교를 탈출하고 결국 퇴학당합니다. 한스도 열등생으로 낙인이 찍혀 학교에서 쫓겨나고 맙니다.

고향으로 돌아온 한스는 사람들로부터 예전의 사랑과 관심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던 중, 죽음의 그림자에 이끌려 나골트 강에 몸을 던집니다.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인 소설로 알려져있는 작품이자, 헤르만헤세가 성장소설의 대명사라는 말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인 듯 합니다.

우리 사회의 수많은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주인공 한스 기벤라트가 학업이라는 막중한 무게를 두 어깨에 짊어지고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한스의 모습에서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떠올랐고, 100년도 지난 시대의 교육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획일화된 잣대와 교육제도, 입시와 교육열 등 사회 현상이 이 소설속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자유에 대한 꿈을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들의 질서라는 수레바퀴 아래 깔려 희생된 어린 영혼을 지켜주지 못한 어른으로서 반성하게 됩니다. 아울러, 삶의 수레바퀴 속에서 하이르너처럼 자의적으로 자기만의 수레바퀴로 뛰어내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한스는 자신이 하일브론의 아가씨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이제 막 눈뜨기 시작한 남성다운 혈기가 그저 낯설고, 초조하고, 피곤하기만 한 상태로 어렴풋이 이해될 뿐이었다... 자신의 죽음을 부르는 나뭇가지에 추파를 던질 때만 해도 한스는 작별을 고하는 자의 애절한 우월감을 가지고, 지금과 다름없는 사람들과 사물들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제는 다시금 과거로 되돌아와 놀라움에 미소 지으며 잃었던 현실을 되찾은 것이다.

* 한스는 정신을 가다듬고, 열심히 일을 계속해 나갔다. 소년 시절의 장난기어린 놀이를 그만둔 뒤로 이제껏 무엇인가 눈에 드러나는 유익한 물건을 자신의 손으로 만드는 기쁨을 맛본 적이 없었다...한스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노동의 찬가를 듣고 또 이해했다. 그것은 적어도 초보자에게 커다란 감동을 주었고, 산뜻한 매력을 풍기는 것이었다. 한스는 보잘 것 없는 자신의 존재와 인생이 커다란 선율에 어우러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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