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수꾼
하퍼 리 지음, 공진호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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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하퍼리는 원래 ‘앵무새죽이기’보다 이 책을 먼저 썼다고 합니다. 출판 담당자의 수정권고를 받고 다시 쓴 게 ‘앵무새 죽이기’였다는 것은 이 책이 출간될 때 여기저기에서 나온 유명한 일화입니다.

도시에 살던 스카웃은 휴가를 맞아 고향에 옵니다. 그곳에는 자신의 삶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아버지 애티커스 변호사와 남자친구 헨리가 있습니다. 사랑했던 오빠가 요절한 곳에는 슬픔이, 흑인 가정부 캘퍼니아와 함께한 부엌에는 추억이 있습니다. 곳곳이 추억이고 간직하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그곳의 중심엔 스카웃 인생의 파수꾼, 양심으로 삼았던 아버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가 흑백 차별을 주장하는 주민 조합에 있는 것을 본 후 분노는 극에 달합니다.

아버지와 헨리가 인종차별 조합에 간 것은 그들만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헨리는 지역에서 존경받고 소외되지 않기 위해, 아버지는 인구 수에 따라 정치력을 행사하는 시스템 속에서 흑인 수가 많아 무지한 이들이 득세해 마을을 마음껏 바꾸지 못하게 하기 위해 간 것이었죠 결국 아버지와 딸의 갈등은 서로에 대한 이해로 봉합됩니다. 애티커스가 스카웃 안에 있던 자신의 이미지를 깬 것은 스카웃이 스스로 서게 만드려는 것이었습니다.

이 소설의 절반 정도는 아버지에 대한 충격적 실망을 다루고 있습니다. 결국 어떤 일을 계기로든, 일생에 한 번은 겪어내야 할 과정인 것이죠

이세상 그 누구도 어떤 성인이라 하더라도, 완벽하게 자신의 생각과 일치할 수 는 없으며 만일 일치한다면 그것은 허상에 대한 허망한 믿음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깨달음은 이제 진 루이스가 아버지로부터의 그늘에서 빠져나와 동등한 관계를 형성하고 독자적으로 사고하고 결정해야 할 성인이 되었음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앵무새 죽이기에서 소신을 굽히지 않던 애티커스와 영웅처럼 아빠를 바라보던 진루이즈는 이제 각각 70대의 노인과 20대 중반의 성인이 되었고, 현실은 그 시절보다 더 복잡하고 받아들이기 힘들게 되어버렸습니다.

‘앵무새죽이기’보다는 좀 덜 정리된 느낌, 가볍게 다뤄지는 것 같은 느낌, 인과관계가 확실하게 맺음되지 않고 좀 설명이 덜되는 느낌이 있었던 듯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앵무새죽이기’가 더 재밌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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