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뇌과학자는 영화에서 인간을 본다 ㅣ 정재승의 시네마 사이언스
정재승 지음 / 어크로스 / 2012년 7월
평점 :
저자는 뇌와 약 30편이 넘는 영화 속에서 나오는 뇌에 관련된 다양한 분야를 연관시켜 이 책을 썼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영화의 대부분은 뇌 질환, 뇌와 관련된 미래 등에 대한 이야기들입니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첫 번째는 사이코 시네마라는 큰 주제로 이야기들이 구성되어있는 것입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기억 상실증이 한 가지가 아닌 여러 가지의 종류를 명확하게 알 수 있었고 그 외에도 꿈 조작, 예언 등 현실에서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 이야기들에 대해 나와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생명공학에 대한 영화들입니다. 이 부분에서는 예전에 보았던 영화들이 몇 개 나왔습니다. 주로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내용의 영화들이지만 먼 미래에 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내용의 영화들이었습니다.
'레인맨'의 더스틴 호프만, '이 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잭 니컬슨, '라스베가스를 떠나며'의 니컬러스 케이지가 연기한 영화 속 주인공은 자폐증, 혹은 강박증 환자이거나 알코올 중독자였습니다. 뇌과학자는 그들을 통해 인간을 발견합니다.
저자가 주목하는 부분은 과학적분석보다는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 인간의 욕망입니다.
예를 들면, 영화 '가타카'를 통해 보여준 휴먼 게놈프로젝트는 더 건강하게, 더 오래 살려는 인간의 욕망과 닿아 있습니다. 한 알만 먹으면 몇 시간 동안 날씬하게 만들어주는 알약을 개발하면서 겪는 해프닝을 그린 코미디 영화 '너티 프로세서'는 날씬해지려는 현대인의 욕망이 담겨 있습니다. '에일리언'에서 등장하는 동면 캡슐과 '화성침공'에서의 신체 이식 역시 마찬가지죠.
우리는 같은 영화를 보더라도 자신의 관점에 따라 영화를 봅니다. 누구나 이상하게 집착하고 쉽게 기억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우울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영화를 보면서 자신을 보는 것이죠 영화 속 주인공은 '나 자신'이기도 하며, 이야기는 내면에 숨겨진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니까요
저자의 다른 저서인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가 SF 영화의 과학적 오류를 찾아내고, 자주 등장하는 과학적 공식에 집중했다면, 이 책은 영화에서 발견되는 뇌과학의 흔적들, 혹은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에 대한 뇌과학적 분석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다루는 영화도 전자보다 더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다루어서 더욱 내용이 풍성해진 느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