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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감성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2
제인 오스틴 지음, 윤지관 옮김 / 민음사 / 2006년 3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읽고, 영화도 보고 하면서 너무 재밌어서 다른 작품을 읽게 되었습니다. 역시 오스틴 답게 18-19세기 중산층 사회의 모습을 사실적이고 자세하게, 화려하고 정확한 문체로 묘사했습니다.
하지만 오만과편견 에서처럼 제가 기대하던 다아시같은 훈남은 전혀 없었고, 엘리자베스처럼 똑부러지는 스타일의 똑똑하고 당당한 여자도 없어서 다소 실망스러웠습니다.
엘리너는 너무 절제됬고, 마리앤은 너무 자기맘대로고, 브랜든 대령은 그나마 나았지만, 자신이 사랑한 여자랑 닮았다는 이유로 첫눈에 반해버린 건 조금 개연성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남의 일에는 똑부러지고 반듯하지만 사랑에 빠지면 마리앤 못지않게 감정에 치우치는 엘리너와
사랑에 빠지면 앞뒤 분간 못하고 온리 사랑만을 외치며 남들은 안중에도 없는 철없는 마리앤의 공통된 단점은 아마도 남자 보는 눈이 없다는 점이지 않을까 싶네요.
약혼녀가 있으면서도 엘리너에게 호감을 갖고 우유부단함때문에 질질 끄는 남자 에드워드와 여자를 한낱 노리개로 생각하면서 흥청망청 놀고먹다가 먹튀하고 낭비벽까지 있는 윌러비까지.
그럼에도 작가는 이 두 남자의 부족함이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주며 수많은 팬을 양산해내는 마성의 브랜든 대령을 포함시켜놓았습니다.
마지막은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다행이지만, 솔직히 엘리너와 브랜든 대령이 이어지길 바랬습니다. 감정에 치우쳐 남은 안중에도 없고 얼굴만 예쁜 마리앤보다는 엘리너가 훨씬 나으니까요
기본적으로 오만과 편견과 비슷한 느낌도 있지만, 이 작품은 캐릭터가 많아서 읽기 힘들었네요.
오만과 편견은 캐릭터가 몇몇으로 확고하게 정해져 있어서 캐릭터 분석하는 맛도 있었는데,
이성과 감성은 자매의 이야기는 많이 나오지 않은 것 같아요. 그리고 자매와 이어진 남자들인 에드워드와 브랜든의 대시도 그렇게 많이 부각되어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아시와 빙리 같은 매력적인 남자를 기대했는데, 아쉽게도 그런 캐릭터는 없었습니다.
대체로 미적미적 사건이 이어지다가 절로 흘러가 각자 커플이 성립된 듯한 느낌도 지울 수가 없네요.그래도 두 자매가 생각하는 방식과 가치가 달랐던 만큼 각자 보여주었던 사랑이 달랐다는 점은 볼만 했습니다.
감성을 대표하는 마리앤과 이성을 대표하는 엘리너, 두 자매의 러브스토리를 보다보면 역시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 않고 적절하게 분배하여 사랑을 하는것이 올바른 정답인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