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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 없는가 - 정현채 서울대 의대 교수가 말하는 홀가분한 죽음, 그리고 그 이후
정현채 지음 / 비아북 / 201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모두가 아픔과 슬픔 없이 영원히 이 땅에서 장수하기를 원하지만 그럴 수 없습니다. 인간은 태어나면 반드시 죽습니다. 이것이 자연의 섭리이고 현실이죠
'죽음학 전도사'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다양한 계층을 상대로 죽음에 대한 강의를 한 저자가 10여 년에 걸친 죽음학 강의를 보완하여 풀어쓴 책입니다.
먼저 현대의학의 발달로 죽음을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바뀌었음을 언급합니다. 노쇠와 질병을 구분하여 의료 개입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의학이 진보하면서 인간의 죽음까지도 통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특정 종교를 믿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독자의 입장에서 보면 종교적인 색채가 느껴집니다.
윤회, 전생, 환생, 체외이탈, 천국, 저승, 지옥의 세계 등등. 그러면서 죽음 저쪽의 세계에 관한 연구는 엄연히 의학의 한 분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고 합니다.
심장이 멎은 환자가 심폐소생술로 다시 살아나기 전의 근사체험, 임종을 앞둔 환자가 겪는 삶의 종말체험 등의 영적체험은 분명한 실제임을 과학자의 입장에서 확언합니다. 그들은 빛의 세계로 들어가서 먼저 떠난 이들을 만나기도 하고 아직 때가 안됐으니 돌아가라는 말을 듣고 다시 살아 돌아왔다고 합니다.
우리의 육체가 더 이상 기능하지 않게 되어 부패해 가더라도 우리의 의식은 존재합니다.
‘영혼이 불멸한다’고 인지하면 자신에 대해 새로운 이해와 힘이 깃든다고, 죽음은 꽉 막힌 벽이 아니라 열린 문이며 다른 차원으로의 이동을 뜻하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또한, 사후생에 대한 믿음과 일상사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크게 증가합니다. 이처럼 근사체험은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저자 자신도 15년 전만 해도 근사체험에 대해 관심도 없었고 신뢰하지도 않았지만 이후 수많은 객관적인 관찰과 연구 결과를 접하며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고백합니다.
언제 어디서 죽음을 마주칠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평소에 죽음에 대해 성찰하고 준비하며 살아야 합니다. 또한, 건강할 때 유언장과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라고 조언합니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다른 세상으로 향하는 문입니다. 죽음에로의 여행을 위한 사전 준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훌륭한 죽음의 주요 요소는 통증 완화와 조절, 명확한 의사 결정, 죽음 준비, 훌륭한 마무리, 다른 사람들에 대한 기여, 온전한 인간으로서의 존재감 등이라고 설명합니다.
저자는 말기 암 환자 일부는 특별한 안경을 갖고 사물의 참된 모습과 보다 깊은 가치를 들여다보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장례식장에 다녀오면 삶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게 되고 그저 살아 있는 것만으로 감사한 마음이 절로 생기기 마련입니다. 즉,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일상을 새롭게 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실제로 저자는 죽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장기기증서약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유언장 등은 이미 작성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준비했습니다. 아내와 사별에 대한 이야기도 자주 나누고 사전장례의향서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죽으면 끝이다’라고 말하는 이들의 의견을 반박하는 사례들을 열거하며, 왜 하루하루 값있게 살아야 하는지, 왜 자살하면 안되는지, 미리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 왜 필요한지 꽤 설득력있게 들려줍니다.
이제는 더 이상 죽음을 터부시하거나 회피하지 말고, 죽음에 관한 진지한 성찰과 공부가 필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