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onderful Wizard of Oz (Mass Market Paperback)
라이먼 프랭크 바움 지음 / Signet Classic / 2006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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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가끔식 어렸을 때 추억에 잠기곤 합니다. 어릴 때 보았던 만화와 동화 대부분이 그렇듯, 줄거리와 기억은 많이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그 때는 원작동화가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대강의 줄거리와 등장인물만을 기억한채 세월과 함께 기억에서 멀어져갔습니다.
 이 책 또한 저에게 어릴 때 잊기 힘든 강렬한 색채를 남겨놓은 책으로 기억됩니다.

등장인물들이 누구인지만 기억이 나고, 세세한 내용은 기억이 하나도 안 났습니다. 캐릭터들이 모두 다 착해서 얼마나 훈훈하던지, 도로시가 여행을 하면서 만나게 된 허수아비와 양철 나무꾼,그리고 사자들이 모두 제 여행 친구들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좋은 머리(뇌)를 가지고 싶었던 허수아비,따뜻한 심장을 가지고 싶었던 양철 나무꾼,동물의 왕다운 용기를 가지고 싶었던 사자,그리고 고향 캔자스로 돌아가고 싶었던 도로시.이 넷이 각자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떠나는 여행길에서 필요할 때마다 각자의 장점을 살려 어려움을 잘 헤쳐나가고 서로를 위하고 돌보는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자신들이 원하던 것이 사실은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이었는데 그것을 알지 못해 늘 가지지 못한 것에 부족함만 느끼고, 누군가에 의해 채움 받기만을 간절히 바라는 모습을 보면서 나에게도 그런 모습이 있지 않을까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현재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들이 이미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인데 내가 그것을 깨닫지 못해서 어딘가에 감추어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들을 하게 됩니다.
허수아비와 양철 나무꾼, 그리고 사자는 자신들이 그토록 원했던 것들을 이미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지는 못했지만,그래도 그들이 원했던 것을 얻기 위해 가는 여정 중에 중간에 만나는 어려운 문제들을 포기하지 않고 맞서서 해결하는 그들의 간절함과 노력을 칭찬해 주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함께 하는 과정에서 서로를 위하고 돕는 넷의 우정이 보기에 참 좋았고요.

여행 중에 만났던 정말 좋은 인연들은 다시 볼 수 없게 되는 것처럼, 그래도 살아가면서 그들의 존재와 함께 했던 것들을 추억하며 지낼 수는 있겠네요.
도로시 일행들과 함께 신기한 나라들을 함께 다녀온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아마도 도로시는 가족들과 함께, 다른 이들은 각자 돌아간 곳에서 잘 살았겠지요

수많은 버전 책들,드라마, 영화와 애니메이션들이 만들어졌고 아이들 대상 책들은 내용을 생략하거나 각색하고 조금씩 다르게 한 것들이 있어서 조금 헷갈리고, 원작은 예전에 읽었어도 큰 줄거리만 알고 있던터라 디테일한 기억이 가물했지만, 느낌은 이상한나라 앨리스,피터팬처럼 상상력을 심어준 부분에서는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로시 일행이 서쪽 마녀를 물리치고 그토록 바라는 소원을 이루러 오즈를 찾아갔을때 그의 실체를 보고, 기대와 희망이 완전 무너져 내려 허망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나이들어서인가 사자, 허수아비, 양철 나무꾼이 얻는 교훈보다 'There is no place like home' 이라고 말한 도로시의 말, 아무리 신나는 경험과 모험을 하고 멋진 곳을 가고 보아도 역시 집이 최고, 집떠나면 고생이라는게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와닿고 제일 공감가고 기억에 남아요
'Somewhere over the rainbow'들을 때 마다 늘 생각나는 오즈의 마법사,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가 보았네요

어렸을 적 분명히 읽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책 읽으면서 전혀 새로운 내용에 놀라는 경험을 했답니다. 허수아비, 양철나무꾼, 사자가 결국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찾기 위해 힘든 여행을 하고, 오즈가 만들어준 무언가를 받음으로써 자신이 원하던 것을 얻었다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들 삶의 모습이 이들과 많이 닮아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하지만, 이들이 각각 어떤 영역의 리더가 되는 장면에서는, 평범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도 아름다운 거라는 결론을 낼 수는 없었던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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