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가 노래하는 곳
델리아 오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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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델리아 오언스는 일평생을 야생생물 과학자로 살아온 사람이었습니다. 동물학 박사로 그 연구 성과를 정리해 엮은 논픽션 3편으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죠 자연 에세이 분야에서는 이미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인 그녀가 쓴 독특한 소설책을 읽었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습지 살인 사건입니다.체이스라는 남성이 소방망루 아래 늪에 죽은 채 뻗어있던 것이죠.  살인으로 추정되는 현장에는 발자국이나 어떠한 증거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다만 체이스가 항상 하고 다니던 조개껍질 목걸이가 사라졌을 뿐.. 
소설의 주인공은 습지가 키워낸 소녀 ‘카야’입니다. 노스캐롤라이나의 습지대 근처에서 태어나 평생을 그곳에서 살아갑니다. 학교에 다니지 않는 카야는 열 다섯살의 어느 날, 이웃의 청년 테이트에게 뒤늦게 알파벳 읽기를 배우다가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라는 말을 우연히 듣고는 엄마를 떠올립니다. 여자들은 여자들끼리 친구가 되어야 한다고 가르쳐 준 엄마, 그렇지만 어떻게 친구가 되는지는 미처 가르쳐 주지 못한 엄마, 연분홍색 레블론 매니큐어를 딸들의 손발에 정성스레 발라주던 엄마, 부엌에서 라디오를 틀고 지르박을 함께 추어 주던 엄마, 얼마 되지 않는 미술 용구로 강어귀와 개펄과 석양을 그리던 엄마, 어느날 갑자기 여섯 살밖에 안된 카야를 버리고 집을 나갈 수밖에 없었던 엄마.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엄마.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엄마가 곁을 떠나고 오빠와 언니 둘, 그리고 아빠마저 카야를 홀로 남겨두고 떠납니다. 어린 나이에 외톨이가 된 카야는 습지의 판잣집에서 홀로 살아갑니다. 홍합, 생선 등 습지에서 가져온 것들로 돈을 벌어 점핑의 가게에서 생필품을 구입해하며, 간간히 살아가죠.
오빠의 친구인 테이트는 카야에게 글을 가르쳐주고 습지의 생물들을 관찰하고 그리기를 권유하며 그림도구를 사주기도 합니다. 그러다 서로 사랑하게 된 두 사람.  그러나 대학에 입학하게 되면서 테이트와 카야는 서로 멀어지게 됩니다.  테이트는 카야에게 꼭 돌아올 것을 약속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테이트는 자신이 야생의 카야를 감당하기에 버거움을 느낍니다.  결국, 테이트를 그리워하던 카야는 테이트를 원망하게 되고 체이스라는 다른 남자를 만나게 됩니다. 
앞서 살인 사건의 피해자는 체이스였습니다. 그를 죽인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요?

개인적으로 예상못할 정도의 반전은 아니어서 실망스러웠지만, 앞으로 되돌아가서 읽어보니 이해가 되었습니다.
카야의 이야기는 내가 진정 누구인가를 알려주고, 당당하게 살아나갈 수 있다는 점을 깨우쳐줍니다. 또한, 남성 권위주의에 맞서는 여성의 독립, 흑인과 백인의 인종 차별주의, 진화론적으로 바라보는 인간의 본성, 외로움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성장소설이라 지루할 틈 없이 고아가 된 한 습지에 홀로 사는 소녀의 이야기는 그녀를 응원하게 되고 그녀의 아픔에 공감하게 됩니다.
 작가의 이력대로 소설의 많은 부분에서 주변 환경이나 습지에 사는 동식물이 세세하게 묘사되어 있는 것은 상상력을 발휘하게 만들었습니다. 엄청나지는 않지만 그래도 꽤 흡입력있던 소설이었습니다. 카야처럼 꿈을 가지고 성장하고 싶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분들께 추천하고 싶습니다. 곧 영화로도 만들어진다고 하니, 영화 속에서는 어떻게 그려질지 사뭇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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