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소셜애니멀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이경식 옮김 / 흐름출판 / 2013년 1월
평점 :
판매중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고 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우리는 누구나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아닌 누군가와 서로 관계를 맺고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함께 살아갑니다.
한자 사람 인(人)자를 보면 사람과 사람이 의지하며 사는 존재임을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즉, 인간은 관계 속에서 자신을 성장시키는 존재입니다.
왜 사람은 홀로 살아갈 수 없으며, 끊임없이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가? 그리고,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가?
이 책은 그 해답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책의 구성은 독특합니다. 반은 소설이고 반은 학술서입니다.
즉, 최근의 심리학, 인지과학, 신경과학, 철학 등 광범위한 학문의 연구결과들을 종합하여, 인간 개인의 발달, 사회화과정과 연결시켜 반영한 하나의 소설입니다. 그러나,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단순한 소설이 아니라 인간,삶, 자신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을 하며 읽게 됩니다.
저자는 이런 방식을 루소의 '에밀'에서 착안했다고 말합니다. 루소가 '에밀'에서 가상의 주인공을 등장시켜 교육의 바람직한 모습을 제시했던 것과 같이, 저자는 다정한 부잣집 아들 해럴드와 투지넘치는 가난한 집 딸 에리카의 러브스토리를 중심축으로 인간의 생로병사의 과정을 추적합니다. 그 과정 속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인간관계를 보여주면서, 어떻게 행동을 하고 그 행동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자의 요점은 ‘이성’보다는 ‘감정’의 역할, ‘의식’보다는 ‘무의식’에 초점을 맞추고, ‘개인’보다는 ‘관계’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1. 감정
이성과 감정은 결코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둘 중 하나가 무너지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므로 균형을 지키는 것이 필요합니다.감정은 사물이나 상황에 가치를 부여하고 이성은 이렇게 형성된 가치를 바탕으로 선택을 하는 것 뿐입니다. 저자는 감정이 이성보다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2. 무의식
인간은 스스로 자신이 굉장히 합리적인 결정을 내린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실은 우리의 무의식과 직관으로 판단하는 것입니다.
무의식은 충동적이며 감정적이며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예측할 수가 없습니다.
현대 인간이 누리는 번영은 인간의 의식적 사고가 아닌 무의식적 사고의 결과물이라고 봅니다. 무의식은 어두컴컴한 동굴이 아니라 정신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대개의 결정이 그곳에서 이뤄진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무의식이 의식보다 강력하다고 말합니다.

3. 관계
좋은 관계는 나로부터 출발합니다. 인간은 다른 인간과 관계하지 않고서는 살 수 없는 존재죠. 관계는 우리를 풍요롭게 하고, 더 행복하게 만듭니다.
저자가 말하는 관계란 쉽게 생각해볼 수 있는 인간관계만을 뜻하진 않습니다. 좀 더 광범위한 측면에서의 관계를 의미합니다. 즉, 사람이 맺고 있는 인간관계를 포함하여 사회에서 받는 영향, 그 사람의 경험, 지역, 날씨, 언어 등등 모든 것들을 총망라한것이 저자가 말하는 관계입니다.

책의 마지막에서 저자는 우리에게 4가지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집니다.
1. 나의 가장 본질적인 재능을 개발하면서 중요한 일에 시간을 썼는가?
2. 나는 미래 세대를 위해 어떤 유산을 남겼는가?
3. 이 세속적인 세상을 초월했는가?
4. 나는 사랑했는가?
해럴드의 삶처럼 살 수 없기에 그와 같은 답을 할 수는 없지만, 아직 질문에 답할 수가 없을듯합니다. 삶을 통해 진지하게 고민해야할 질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양한 심리학적인 주제들을 풍성하게 풀어 놓은 점은 좋았습니다. 내면의식, 감정, 직관, 편견, 동경, 유전적 특성, 인격적 특성, 사회적 규범 등 무의식적 영역까지 깊이 파고 들었습니다.
여러 연구소의 실험과 논문 등을 인용했고, 알아두면 쓸모가 있을 풍요로운 지식도 제공해주었습니다.
소설형식을 빌려 심리학의 주제를 실감나게 제시한 것은 독특했지만, 두 주인공이 평면적인 인물인 것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앞으로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성찰을 하게 해주었고, 관계의 중요성을 다시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만나는 사람들, 만나게될 사람들과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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