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의 성공비밀은 아이디어보다 사람이다

창의성을 지휘하라 - 지속 가능한 창조와 혁신을 이끄는 힘
에드 캣멀.에이미 월러스 지음, 윤태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14년 9월

"무한을 뛰어넘어, 비상 (To infinity and beyond)"
'토이스토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를 꼽으라면 단연 이 문장일 것입니다. 버즈는 도약을 준비할 때마다 이 대사를 외치죠

아마 픽사가 계속 흥행신화를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는 직원 개인과 전체의 창의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 이어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1995년 개봉한 '토이스토리'는 세계최초의 컴퓨터 애니메이션 장편영화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후 13년 동안 여러 편의 애니메이션을 내 놓았고 모두 큰 성공을 이루어냅니다. 픽사가 그동안 운이 좋아서 계속 성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꾸준히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이 책은 저자 에드캣멀이 지속가능한 창조적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방법에 대해 쓴 책입니다.

그는 '성공한 경영자도 인간이기에 모르는 것이 있음'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그의 경영은 혹시 자신이 자만심이나 성공했다는 우쭐한 마음에 소중한 기업문화를 저해하고 있지는 않은지 끊임없이 살피고 그런 요소들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그는 창의성을 지속시키기 위해 사장과 직원 사이, 그리고 직원들 간의 신뢰와 소통을 강조합니다.

당장 눈앞의 결과에 급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직원들의 의견과 자존감을 존중하는 그의 경영 방침 아래 모든 직원이 하나가 되었고, 그 결과 지금의 창의적인 픽사로 탄생한 것입니다.
또, 그는 픽사 성공 신화의 일등공신으로 ‘브레인트러스트 회의’를 꼽습니다. 픽사 내 모든 제작진은 정기적으로 현재 작업 중인 작품의 진행상황을 브레인트러스트라는 내부 자문단에 공개하고 서로 열띤 피드백을 주고 받습니다. 픽사 내부적으로 비평의 초점이 ‘만드는 사람’이 아닌 ‘작품의 질’에 맞춰져 있다는 인식이 정착돼 있기에 솔직한 소통이 가능하고 자연스레 집단창의성이 발산됩니다. 그 자신 또한 거의 모든 브레인트러스트 회의에 참석해 피드백이 솔직하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때론 직원들과 토론을 즐기기도 합니다.
창의 경영을 보여주는 책 속의 많은 사례들은 결국 경영자의 겸손으로 연결됩니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는 문화는 결국 리더의 현실 인식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인정에서 출발하죠.
책의 마지막에 저자가 정리한 ‘창의적 조직문화를 관리하는 법’에서도 겸손한 그의 태도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최고의 혁신을 위해서 언제든지 자신이 틀렸음을 인정하고 새로운 것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그의 마인드, 그리고 결코 아이디어가 사람보다 우선일 수 없다는 그의 철학이 잘 녹아있는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