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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한 사고의 힘 -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사소한 습관
레너드 믈로디노프 지음, 김정은 옮김 / 까치 / 2018년 12월
평점 :
사람들은 문이라는 틀에 갇히면 문을 다른 용도로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경향들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또한, ‘여자가 얼굴이 예쁘면 인물값 한다’, ‘뚱뚱한 사람은 미련하다’, ‘외동은 자기중심적이다’ ‘장애인은 항상 남의 도움이 필요하다’ 등 선입견, 고정관념, 편견들도 이런 경향의 한 현상입니다. 이러한 편견이나 선입견은 현상이나 사물을 한 가지 관점으로만 생각하도록 만들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앗아갑니다.
저자는 지금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려면 굳은 생각 대신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즉, 유연한 사고란 여러 가지 발상을 편안하게 떠올리고 틀에 박힌 사고방식을 극복할 수 있게 하며, 해결해야 할 문제를 재구성하면서 고정관념을 버리고 새 패러다임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또한, 저자는 인간의 ‘유연한 사고’가 가진 힘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는 “유연한 사고는 ‘분석적 추론’과 달리 과학자들이 ‘상향식’ 과정이라 부르는 방식을 통해서 나타난다”고 짚어줍니다.
인간의 뇌는 컴퓨터처럼 가장 상위의 실행 구조에서 암산을 지시하는 ‘하향식’ 처리 방식으로도 작동하지만, 컴퓨터와 달리 상향식으로도 계산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유연한 사고’는 분석적이지 않고 때로 문제와 동떨어진 답을 내지만, 답안지에 없는 답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능력이라고 하겠습니다.
중국의 고전들에서도 유연성을 강조하는 대목이 많이 나옵니다. 시경(詩經)에서는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라’, 채근담(採根譚)에서는 ‘도리에 어긋나지 않으면서 유연하게 대응하라’ 고 유연성을 강조합니다. 또한 역사상 가장 오래된 병법서 삼략(三略)에서는 '부드러움은 능히 단단함을 이긴다'라고 했습니다.
한마디로 단순화, 정형화 되었던 과거의 패턴에서 복합화, 다변화된 현대를 성공적으로 살아가려면 유연한 생각과 행동을 하는 것이 최고의 경쟁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유연한 생각을 할 수 있을까요?
저자는 유연한 사고를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은 뇌가 쉬는 시간을 주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속어로 '멍 때리는 시간'이 있어야 창의적 사고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의식을 집중하지 않은, 뇌의 ‘초기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정해져 있는 선택지를 따르지 않고, 우리가 처한 상황을 근본적으로 돌아보게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발달하지 않은 아이들은 아무런 제약 없이 유연한 사고를 하지만, 어른이 되면서 즉흥적이고 예측할 수 없는 특성은 서서히 사라진다고 합니다.
인간이 아니라 조물주 혹은 진화의 결과로 만들어진 인간의 두뇌와 달리, 인류가 의식적인 노력으로 만들어낸 작품이 바로 인공지능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좋은 기계 하나가 얼마나 광범위하게 인간의 삶에 영향을 끼칠지는 아직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4차산업혁명시대를 앞둔 이 시점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저자가 제시하는 해결방법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창의적 사고를 기르는데 있습니다.
창의적 사고는 정신없이 바쁜 가운데서는 얻기 힘듭니다. 눈에 보이는 생산적 활동과는 거리가 먼 산책하기, 멍 때리기, 휴식, 공상 끝에 나오는 것이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 내는 힘이 된다고 합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유연한 사고를 기른다면 새로운 시대적 변화에 직면해도 두려워하지 않고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