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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영향력 - 그들의 생각과 행동은 어떻게 나에게 스며드는가
마이클 본드 지음, 문희경 옮김 / 어크로스 / 2015년 6월
평점 :
타인의 생각과 행동이 한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다양한 이론과 사례를 수집해 보여줍니다. 사회심리학의 성과를 흥미로운 방식으로 담아낸 다양한 사례와 카멜레온 효과, 감정 전염, 군중심리, 넛지 전략, 방관자 효과, 루시퍼 이펙트, 그리고 고독의 사회학 등을 이해하기 쉽게 잘 풀어놓았습니다.
감정전염은 타인의 표정, 말투, 목소리, 자세 등을 무의식적으로 모방하고 자신과 일치시키면서 감정적으로 동화하는 경향을 말합니다.다이애나왕비의 사망 당시의 대중적 애도열풍이나, 미합중국은행의 대규모예금인출사태에서 보듯이, 사람은 원하는 무언가를 좇을 때 무리를 따르기 쉽습니다.
흔히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는 말처럼, 사람은 혼자서 살 수 없는 사회적인 존재입니다. 우리는 친구가 많으면 행복하다고 여기죠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친구들이 얼마나 행복한지 여부입니다. 결론적으로 행복한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을수록 행복해질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이어서, 저자는 폭동이나 군중 행동에 대해 우리가 가지는 선입견을 보여줍니다. 직접 군중 속으로 들어갔던 학자들을 만나고 다닌 결과, 의외로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들이 집단적으로 광분한 미치광이들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냅니다. 또, 비상사태에서 집단 속의 사람들은 공황상태에 빠져 서로 먼저 도망치려고 싸우기보다는 서로서로 도와줄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이야기합니다. 즉, 연대의식이 이기심을 이긴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특히, 5장 동조의 심리실험실에서 소개한 여러 실험들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밀그램은 피험자들이 맹목적인 복종을 거부하는 상황을 알고 싶었습니다. 유일하게 피험자들이 복종을 거부하는 상황은 타인의 행동을 관찰했을 때 나타났습니다. 피험자가 버튼을 누르기 전, 피험자로 위장한 공모자가 버튼 누르기를 거부하고 피험자의 차례가 옵니다. 10%만이 끝까지 버튼을 눌렀고, 10명 중 9명은 복종을 거부합니다. 이렇듯, 특정한 조건이 주어지면 인간은 권위에 굴복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또, 스탠퍼드 감옥실험에서 필립 짐바도는 권위적인 조직이 개개인의 양심을 어떻게 통제할 수 있는지 연구합니다. 사회적인 힘의 혹독한 시련을 경험하면 성격이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실험입니다.
이와 같이, 우리는 타인의 시선, 생각, 사회적 영향에 쉽게 바뀌며, 적절한 조건만 있으면 누구나 악인이 될 수 있고 악인들도 그들만의 상황이 있었다는 것도 이해가 가능해집니다.
저자는 많은 연구를 인용하고 있고,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와 같은 위험한 지역을 방문해서 자살 테러범의 가족과 피해자의 가족과 만나는 등 현장 인터뷰 등을 통해서 집단 속에서 사람들이 적응하고, 또는 집단 속에서 독자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찾아냅니다. 매스컴을 통해 알려진 군중심리, 집단사고, 동지애 등을 흥미로운 실험과 인터뷰 자료로 지루하지 않고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