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시리즈이다. 예전에 2001, 2010 스페이스 오디세이까지 읽어 보았는데(모음사 출간), 최근 '완전판(?)'이 나왔다. 특히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인류가 달에 가기 1년 전인 1968년에 쓰여졌다. 스탠리 큐브릭과 함께 만들 영화를 염두에 두고 쓰여졌고 막판에는 영화와 거의 동시에 작업이 진행되었다는데, 영화와 소설 모두 SF에서는 진정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서문에서 아더 C. 클라크는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언제나 그렇듯이 현실은 소설보다 훨씬 더 기묘할 것이다.

The truth is, as always, will be far stranger.

클라크는 지구인과 외계 지성과의 조우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지만, 일반적인 말로도, 특히 요즘, 공감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다른 각도로 문득 

여보게, 모든 이론은 회색이고, 영원한 것은 저 푸른 생명의 나무라네.

Grau, teurer Freund, ist alle Theorie und grün des Lebens goldener Baum.

All theory is gray, my friend, and the golden tree of life is green.

라는 파우스트의 구절에까지 생각이 가 닿는데... 파이어아벤트는 또 뭐라고 했더라? 그냥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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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개학입니다아~ 학부모님들 방학동안 수고하셨습니다. ㅋ 음악 블로그처럼 되는 것 같긴 하지만... 힘차게 3월을 달려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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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최선의 세계
이바르 에클랑 지음, 박지훈 옮김 / 필로소픽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매우 흥미롭다. 책은 갈릴레이의 진자에 대한 생각으로 시작되어 어떻게 수학이 근대과학에 도입되었는지, 역학의 최소작용 원리의 함의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 논의한다. 저자의 전공분야는 최적화 문제인데, 이러한 연구를 경제학 등으로 확장하며 갖게 된 다양한 생각들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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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yonder 2017-02-15 18: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번역자가 전공자가 아니다 보니, 용어 번역이 조금 잘못된 부분이 눈에 띈다(2장). pendulum은 ‘진자‘가 정확한 표현이다. 역자는 ‘추‘라는 일상용어를 썼다. analytical geometry는 ‘분석 기하학‘이 아니라 ‘해석 기하학‘이라고 한다. 비슷하게 analytical은 ‘분석학적‘이 아니라 ‘해석학적‘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등속선형운동‘이 아니라 ‘등속직선운동‘이 보통 쓰는 용어이다.

쿼크 2017-02-15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보고 싶네요... 가능한 최선의 세계는 헵타포드를 봤을때 어마무시한 세상인듯..^^

blueyonder 2017-02-16 10:54   좋아요 1 | URL
사실 물리학자들은 지금 이 세계가 ‘가능한 최선의 세계‘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최소작용의 원리‘로 물체의 운동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그 증거처럼 생각했지요. 이런 생각을 했던 모페르튀라는 인물은 낙관주의의 대명사로 여겨져 철학자 볼테르에게 소설 <캉디드>에서 엄청 까였다고 합니다. 컨택트의 원작소설에서는 영화에서 다루지 않았던 이런 측면들이 나오는 모양입니다. 저자가 어떤 식으로 이 문제를 다루는지 궁금하네요.
 


요즘 계속 입속에 맴도는 노래... 모두들 좋은 2월 보내시기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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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7-02-13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들어봤어요..

아무것도 바꾸지 않겠어요
모든 것을 지금 그대로..

컨택트 ( Arrival ) 생각나네요..

blueyonder 2017-02-14 10:32   좋아요 0 | URL
네 많은 것을 느끼게 합니다. 노래란 그래서 좋은 것 같아요.
 













최근 블랙홀의 특이점(singularity)을 불편하게 여긴 일군의 물리학자들이 새로운 다중우주의 가능성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다고 한다(New Scientist 2017.1.21호). 미국 코네티컷 뉴헤이븐 대학의 포플라프스키Poplawski 교수와 동료들이 이들이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블랙홀의 중심에는 크기가 '0'이고 밀도는 '무한대'이며 '무한히' 뜨거운 '특이점'이 존재한다. '무한'이라는 것은 언제나 뜨거운 감자인데, 아인슈타인조차도 이러한 특이점은 실제로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포플라프스키 교수는 이러한 특이점을 없애기 위한 연구를 하다가 다음과 같은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즉, 블랙홀 내의 물질은 한 점(크기가 '0')으로 붕괴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장벽을 만나 다시 팽창한다. 하지만 물질이 블랙홀 밖으로 나갈 수는 없으므로, 이 물질은 새로운 공간을 만든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빅뱅'이 아니라 '빅바운스'라는 것이다. (예전에도 '빅바운스'라는 얘기는 있었지만, 그 때는 우주의 팽창이 멈춰 다시 수축이 이뤄질 경우에 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우주가 가속팽창을 한다는 것이 발견되면서 사라졌던 얘기였는데, 블랙홀에서 다시 부활했다.) 


이러한 '빅바운스'는 현재의 관측을 설명하기 위해 도입된 빅뱅 후의 인플레이션(급팽창)도 필요 없게 한다고 한다. 포플라프스키 교수는 만약 우리 우주도 블랙홀 내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할 경우 필요한 블랙홀의 질량도 계산했는데(우리 태양 질량의 약 10억 배), 이러한 질량의 초거대 블랙홀은 실제로 대부분의 거대 은하의 중심에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블랙홀은 또다른 우주로 가는 문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엄청나게 매력적인 생각이다! 


많은 물리학자들은 자연에 무한이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나도 같은 생각이다. 수학의 무한은 관념(idea) 속에서만 존재한다. 수학의 무한을 이용하여 많은 계산을 간단히 할 수 있지만, 그것은 계산 상의 편의일 뿐이며 실제 자연의 근사일 뿐이다. 한 예로 등비수열을 생각해 보자. 다음과 같은 등비수열의 합은?


S =  a + ar + ar^2 + ar^3 + ar^4 + ...


이 수열이 무한 수열일 경우, 우리는 답을 간단히 구할 수 있다. S = a/(1 - r)이다. (이 식은 S에 r을 곱한 후 원래 S에서 빼면 간단히 구할 수 있다.) 만약 항의 수가 20이라면? 이건 직접 더해 봐야 한다. (또는 무한 수열과 비슷하게 간단히 계산하는 방법도 있겠다. 이 경우 무한 수열에서는 없는 항이 하나 생긴다.) 직접 더해 나갈 경우, r이 작은 값일수록 뒤의 항은 급속히 작아지고 20번째 항까지 더하는 것이나 무한히 더하는 것이나 큰 차이가 없게 된다. 그럼 그냥 무한 수열이라고 취급하는 것이 계산할 때 훨씬 편하다. 이것이 왜 수학의 무한을 물리에서 많이 가져다 쓰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흥미롭게 읽었던 존 배로의 책을 리스트 한다. 무한의 역사와 이상한 성질, 여러 측면을 다룬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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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yonder 2017-08-22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랙홀 내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우주‘라는 개념이 위의 New Scientist에서 말하는 것처럼 최근의 생각은 아니라는 것을 <The Trouble with Physics>를 읽으면서 알게 되어 기록해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