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과학>의 '3장 지구 온난화' 부분을 읽다가 이상해서 원문을 검색해보았다. 다음의 부분이다. 


"오랫동안 과학자들의 수수께끼였던 "희미한 태양의 역설faint sum paradox"도 온실 효과와 관련된 신비스러운 현상이다. 태양의 모형에 따르면, 현재의 태양은 지구가 탄생했을 때보다 밝기가 30퍼센트나 줄어들었다. 그렇다면 원칙적으로 지구는 단단한 얼음덩어리로 얼어 붙었어야 한다. 그러나 지구에 지금까지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암석인 지르콘zircon에서 확인된 증거에 따르면, 44억 년 전에도 지구 표면에는 액체 상태의 물이 있었다." (46 페이지)


밑줄 친 부분은 지구가 탄생했을 때는 태양이 더 밝았다는 얘기이다. 그만큼 지구 온도도 높았을 것이므로 이후의 말은 뭔가 맞지 않는다. 


밑줄 친 부분의 원문은 이렇다: "Models of the sun show that it was 30 per cent less bright when the Earth was born." 즉, 지구가 탄생했을 때 태양은 30퍼센트 덜 밝았다는 것이다. 역자는 이를 완전히 반대 의미로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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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시사인) 제913호 : 2025.03.18
시사IN 편집국 지음 / 참언론(잡지)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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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얘기들이 실려있다. 지금 우리 정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기사부터 도대체 의대생, 전공의는 무슨 생각인지, 트럼프의 미국은 무슨 꿍꿍이인지까지. 지금은 어떤 시대인가? 어떻게 정신줄을 붙잡고 살아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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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여러분이 이 글을 읽을 수 있는 것도 사실은 변화하는 전기장이 자기장을 만들어내고, 변화하는 자기장이 전기장을 만들어낸다는 사실 덕분이다. 1863년 스코틀랜드의 물리학자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이 발견했듯이, 빛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전자기장을 통해서 퍼져 나가는 전자기파이다. 연못에서 물결이 퍼져나가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런 파동에서는 전기장의 변화가 자기장을 만들어내고, 자기장의 변화가 전기장을 만들어내며, 전기장의 변화가 다시 자기장을 만들어내는 일이 반복된다. 전자기파는 이런 식으로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재생시킬 수 있는 자생력을 가지고 있다. (31 페이지)


아무리 생각해도 놀라운 일이다. 이렇게 빛-전자기파를 이해했다는 것이. 맥스웰은 아인슈타인의 영웅 중 한 명이었다. 아인슈타인은 맥스웰, 패러데이, 뉴튼의 초상을 서재 벽에 걸어두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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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커스 초운Marcus Chown(1959~)은 영국의 과학저술가이다. 영국의 과학잡지인 <뉴사이언티스트New Scientist>의 자문위원으로도 일하고 있다. 그는 1980년 런던 퀸메리 대학교에서 물리학을 전공하여 졸업했으며, 1982년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에서 천체물리학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리처드 파인먼이 지도교수였다고 한다. 그의 최근작 <지금 과학 - 우리가 세상을 읽을 때 필요한 21가지>를 살펴보고 있는데, 과학적으로 정확하고 비교적 쉽게 일반인이 알아야 할 과학적 사실을 전달하고 있다. 이런 책이라면 언제든 환영이다. 
















서문에 나오는 인용문 하나의 번역이 조금 이상해 보여서 기록해 놓는다. 파인먼의 말이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태어났는데, 그런 사실을 어느 정도 변화시킬 시간도 충분하지 않았다." (11페이지)


파인먼은 종종 천재라고 일컬어지는, 마치 물리학자의 물리학자 같은 사람이다. 그가 평생을 연구했는데도 시간이 부족했다고 고백(?)하는 의미일까? 원문은 이렇다: 


"I was born not knowing and have only had a little time to change that here and there."


위 문장을 내가 이해하기로는 번역문과 어감이 다르다. "나는 아무것도 모른 채 태어났지만, (그래도) 여기저기서 그걸 바꿀 시간이 조금 있었다."가 좀 더 의미가 통한다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겸양하는 투이다. 하지만 그래도 조금 알게 됐다는 자부심이 파인먼의 성격에 좀 더 어울리지 않나? a little은 긍정, little은 부정이라고 배운 바도 있어서...


초운이 쓴 다른 책들을 다음에 리스트해 놓는다.





























위의 책 말고도 번역 안 된 책이 훨씬 더 많다. 그건 관심이 생기면 나중에 올리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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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12 17: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또 다른 과거의 추억 속으로 들어간다. 일반상대성이론을 이용해 블랙홀에 대해 연구한 공로로 2020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던 영국의 수리 물리학자 로저 펜로즈(1931~). 그는 1989년 대중과학서 <The Emperor's New Mind>를 출간했다. 호킹은 수식 1개(E = m c^2)만을 넣은 <A Brief History of Time시간의 역사>를 써서 전세계적 베스트셀러를 만들었는데, 펜로즈는 수식 쓰는 데에 거리낌이 없다. 펜로즈는 호킹과 함께 일반상대성이론을 이용하여 우주와 블랙홀 연구를 진행한 바 있지만, 호킹과는 느낌이 좀 다르다. 호킹이 주류의 느낌이라면 펜로즈는 비주류의 느낌이 있다. 펜로즈는 여러 독창적 연구를 통해 리 스몰린 등 비주류 물리학자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 (노벨상 받은 이를 비주류라고 말하는 것이 우스운 일인지도 모르겠다.)


<The Emperor's New Mind>는 출간된 후 한동안 우리말로 번역되지 않다가, 1996년에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에서 <황제의 새 마음>으로 번역 출간됐다. 이후 2022년 개정판이 나왔다(위의 책). 일단 많은 수식들이 일반인들에게 장벽으로 작용할 것임을 일반 출판사들은 걱정했을 듯 싶다. 그러니 상대적으로 이윤에서 자유로운 대학교출판사에서 출간했으리라. 


이 책은 상당히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부제가 '컴퓨터, 마음, 물리법칙에 관하여'이다. 특히, 강한 인공지능은 가능하지 않다는 주장을 다루고 있으며, 책 제목의 '황제'는 강한 AI를 주장하는 (주류) 학자들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한다. 펜로즈의 주장은 황제가 벌거벗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수학자답게 플라톤주의와 양자역학의 실재론적 해석 등에 관한 논의가 펼쳐질 예정이다. 일부는 동의하는 내용이 될 것 같고, 다른 일부는 아마 동의하지 않는 내용이 될 듯 싶다. 누구도 답을 모르며 의견을 갖는 것은 자유니까. 


<The Emperor's New Mind>도 오래 전에 사 놓고 읽지 않은 책이다. 책 사이에 영수증이 꽂혀 있는데, 95년 6월 16일이라고 날짜가 찍혀 있다. 한동안은 이 책과 함께 여행을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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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거벗은 임금님'이 원래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 제목이니, 원뜻을 제대로 살리려면 '임금님의 새 마음'으로 번역하는 게 더 좋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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