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blueyonder > 칼 세이건 (1934 ~ 1996)

올해가 2019년이니 오늘은 칼 세이건 탄생 85주년이다. 내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친 분이니 내게는 진정 기념할 만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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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체 3부 : 사신의 영생 (반양장) - 완결
류츠신 지음, 허유영 옮김 / 단숨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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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위기의 세기 200년을 지난 이후의 시대를 그린다. '스페이스 오페라'라고 해야 할지, '스페이스 무협지'라고 해야 할지, 엄청난 시간을-거의 우주의 끝까지- 다루는 상상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우주가 '암흑의 숲'이라는 저자의 전제에 선뜻 동의가 되지는 않는다. 다루는 물리적 상상력이 대단해 보이긴 하지만 틀린 것도 보인다. 예컨대, 광속 추진이 그것이다. 질량이 있는 물체는 어떻게 해도 광속에 도달할 수 없다. 라그랑주 점(Lagrange point)에 대한 이해도 잘못 되어 있다. "태양과 지구의 인력이 서로 상쇄되며 0이 되는 (380페이지)" 곳이라고 나오는데, 전에 지적했듯이[1] 라그랑주 점은 태양과 지구 중력의 합이 그 지점에 있는 물체가 느끼는 원심력과 평형을 이루는 곳이다. 그래서 태양 주변을 지구와 함께 공전할 수 있는 것이다. 


옮긴이 주가 종종 과학 용어를 설명해 주지만, 혼란스러운 부분이 보이기도 한다.


"...몇 년 전 항로를 이탈한 운반 우주선이 가속 궤도로 잘못 들어가는 바람에 가속된 입자 빔과 충돌한 적이 있어요. 초고에너지의 입자가 우주선과 충돌하며 2차 입자 샤워*가 발생해 우주선과 우주선에 실려 있던 100만 톤 넘는 광석이 순식간에 기화됐죠." (585 페이지)

여기서 우주선은 spaceship이다. '2차 입자 샤워'를 설명하는 옮긴이 주는 이렇다: "우주선이 공기 또는 물질 중에서 원자와 충돌해 입자를 방사상으로  발생시키는 현상." 옮긴이 주에 나온 우주선은 cosmic ray이다. 이 둘을 한자 없이 이렇게 쓰면 옮긴이 주의 우주선을 spaceship으로 오해하기 쉽다. 


잘못된 부분이 많지는 않지만 기록을 위해 하나 더 적는다. 명왕성과 그 위성인 카론의 궤도에 대한 설명이다.


명왕성의 10분의 1 질량을 가진 카론이 명왕성과 중행성계처럼 동일한 질량중심을 중심으로 돌고 있었다. (655페이지)

중행성계란 "쌍성"의 행성 버전으로 생각된다. "쌍성"이란 두 개의 질량이 비슷한 항성(별)이 자신들의 질량 중심을 궤도의 중심으로 삼아 도는 시스템이다. 질량 중심은 움직이지 않고 이 주변을 두 별이 도는 것이다. 별의 질량이 동일한 경우 질량 중심은 두 별을 이은 직선의 중점中點이 되고, 질량 차이가 커질수록 질량 중심은 질량이 큰 별 쪽으로 이동한다. 극단적으로 두 별의 질량이 차이가 나면 질량 중심은 질량이 큰 별 안에 위치하게 되고, 이 경우 질량이 큰 별은 거의 움직임이 없고 질량이 작은 별이 질량이 큰 별을 도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카론의 질량은 명왕성 질량의 10분의 1로, 극단적으로 질량 차이가 나지 않으므로 명왕성도 두 물체의 질량 중심을 도는 운동을 보이게 된다. 위의 번역문의 문제는 "동일한 질량중심"이라는 문구이다. 뭐가 동일한 것인지? 질량 중심은 두 물체 사이에 하나가 존재한다. 제대로 번역하자면 "명왕성의 10분의 1 질량을 가진 카론이 명왕성과 중행성계를 이루어 그들의 질량 중심을 (중심으로) 돌고 있었다."가 될 것이다.


마지막에는, 우주가 '열린' 우주이냐 '닫힌' 우주이냐를 생명체가 결정짓는 얘기가 나온다. 이 부분을 역자는 이런 식으로 번역했다.


  하지만 그는 대우주가 원자 하나만큼의 질량 차이로도 밀폐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개방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796 페이지)


우주가 영원히 팽창하느냐, 언젠가는 팽창을 멈추고 수축하느냐를 나타내는 용어는 열린 우주와 닫힌 우주이다. "밀폐"와 "개방"이라는 한자를 사용하지 않는다. 


트집 잡기는 여기까지 하겠다. 2권보다 조금 지루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우주의 끝까지 가는 저자의 상상력에 박수를 보낸다. 3권에서는 현대 우주론의 수수께끼인 암흑물질의 정체에 대한 저자의 답이 나오기도 한다.


청신이 삼체 3부를 관통하는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여성성을 정형화시킨 것 같아 조금 실망스럽기도 했다. 요즘과 같은 양성 평등의 시대에... 


아쉬움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읽을만 했다. 시간이 많은 분들께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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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ttps://blog.aladin.co.kr/746092183/10439998


  지금 사람들은 알고 있다. 끝나지 않는 축제는 없으며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는 것을. (31 페이지)

... 만약 세상이 손가락 하나 튕기는 사이에 재가 되어 날아갈 수 있다면 한 사람의 종말이라는 것도 풀잎을 따라 굴러떨어지는 이슬방울처럼 평온하고 담담해야 한다. (360~361 페이지)

  남학생이 물었다. 

  "남은 아이들은 죽나요?"

  "어차피 사람은 언젠가는 죽어. 일찍 죽느냐 늦게 죽느냐의 차이일 뿐이지." (506 페이지)

  40억 킬로미터 밖 은빛 묘지를 보며 위드널도 만감이 교차했다.

  "사실 말입니다. 과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멸망이란 잘못된 말이에요. 그 무엇도 정말로 파괴할 수 없고 소멸시키는 건 더더욱 불가능해요. 물질의 총량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으니까. 각운동량도 여전히 존재하죠. 그저 물질의 조합 방식이 변하는 것뿐. 카드를 다시 섞는 것과 같아요....... 하지만 생명은 스트레이스 플러시* 같아서 카드를 한 번 섞으면 그걸로 끝이에요." (521~522 페이지)

... 태양 공전 가속기의 건설은 물리학의 기초 이론이 다시 쓰이는 계기가 되었다. 서기 시대 사람들은 초끈 이론*을 매우 앞선 이론으로 여겼다. 그들은 그것이 22세기의 물리학이라고 생각했다. 태양 공전 가속기가 건설된 후 드디어 초끈 이론을 실험으로 직접 검증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뜻밖에도 그 결과는 재앙이었다. 사실로 검증된 부분보다 뒤집힌 부분이 훨씬 많았다. 삼체 세계가 알려준 것들도 거짓으로 판명되었다. 하지만 삼체 문명이 도달한 기술적 수준을 고려하면 그들의 기초 이론이 그 정도로 틀릴 수는 없었다. 그들이 기초 이론 분야에서 인류를 속였다고밖에는 해석할 수 없었다. 하지만 Ice가 위기의 세기 말에 내놓은 이론모델은 태양 공전 가속기를 통해 증명된 몇 안 되는 이론 중 하나였다. 그가 동면에서 깨어났을 때 물리학계는 다시 동일한 출발선에 서 있었다. 덕분에 그는 처음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높은 명성을 얻은 뒤 10여 년간의 연구를 거쳐 물리학계 최고의 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다. (625 페이지)

  192년 전 딩이 박사와의 마지막 작별이 아직도 눈앞에 선했다. 석양이 내려앉는 오후, 두 사람이 지하 도시에서 지상으로 나와 차를 몰고 사막으로 향했다. 딩이는 사막을 걸으며 사색에 잠기는 것을 좋아했다. 가끔은 강의실 대신 사막에서 수업을 해서 학생들을 힘들게 만들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이 별난 습관을 이렇게 해석했다.

  "난 황량한 곳이 좋아. 생명체는 물리학에 방해가 되지."

  쾌청하고 바람도 없는 날이었다. 초봄의 공기가 싱그러웠다. 딩이와 Ice가 모래 언덕에 누웠다. 석양이 화베이(華北)사막을 감싸고 있었다. Ice는 구불구불 이어진 모래 언덕이 누워 있는 여자의 실루엣 같다고 생각한 적이 있지만(이것도 딩이가 일깨워준 것이었다) 그날은 겉으로 드러난 뇌처럼 보였다. 어지럽게 접히고 고랑이 파인 뇌가 금빛에 휘감겨 있었다. 다시 하늘을 보니 우중충한 구름 사이로 오랫만에 보는 파란 하늘이 나와 있었다. 막막했던 머릿속에 불현듯 떠오른 생각 같았다.

  딩이가 말했다.

  "지금 내가 하는 얘기는 혼자만 알고 있게. 내가 돌아오지 못해도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마.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그저 남들의 웃음거리가 되고 싶지 않네."

  "그럼 돌아와서 얘기해 주세요."

  딩이를 위로하려고 한 말이 아니라 그의 진심이었다. 그때 그는 승리의 환상과 환희에 도취되어 있었고 딩이의 이번 항해가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먼저 내 질문에 대답해 보겠나?"

  딩이가 Ice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석양이 내려앉은 사막을 가리켰다. 

  "양자의 불확실성을 고려하지 않고 모든 것이 확정적이라고 가정할 때, 초기 조건을 안다면 그 후 모든 시간 단면의 상태를 계산해낼 수 있지. 만약 외계의 과학자가 수십억 년 전 지구의 모든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면 그는 오늘날 이 사막이 존재한다는 것을 예측해낼 수 있을까?"

  Ice가 대답했다. 

  "당연히 그럴 수 없죠. 이 사막의 존재는 지구가 자연적으로 진화한 결과가 아니니까요. 사막화를 일으킨 건 인류 문명이고 문명의 행위는 물리학의 법칙으로는 예측할 수 없잖아요."

  "좋아. 그런데 우리와 우리 동료들은 어째서 물리학의 법칙만으로 현재 우주의 상태를 해석하고 우주의 미래를 예측하려는 거지?"

  Ice는 깜짝 놀랐다. 지금껏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건 물리학의 범주를 넘어선 일이 아닐까요? 물리학의 목표는 우주의 기본 법칙을 발견하는 것이잖아요. 인류가 지구를 사막화시킨 건 물리학으로 계산해낼 수 없지만 역시 법칙에 따라 진행되었겠죠. 우주의 법칙은 영원히 불멸하니까."

  딩이가 갑자기 괴상한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634~635 페이지)

  박물관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고, 묘비는 자신을 위해 만드는 것이다. (666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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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hter : The True Story of the Battle of Britain (Paperback)
Deighton, Len / William Collins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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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당시 속도가 느린 폭격기는 요격하는 전투기의 먹잇감일 뿐이었다. 영국 전투에서 독일 공군은 공격하는 입장이었고, 영국 공군 전투기의 요격에 많은 폭격기를 잃었다. 독일 공군의 총사령관 괴링은 호위 전투기 조종사들이 폭격기 방어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온 그의 해결책은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었다.


... He [Göring] appealed to the fighter pilot's sense of responsibility for their charges. He asked that fighter pilots and bomber crews got opportunities to meet each other, and that the same crews should always have the same escorts. The bombers must keep tightly together, he said, and threatened that any fighter pilots turning back because of bad weather would face a court-martial. It was the emotional pleading of a man who had no technical education, no real sympathy for what was actually happening to his crews, and no plan of action. (p. 208)


하지만 진정한 해결책은?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다. 호위 전투기 조종사와 폭격기 승무원 사이에 상황 공유를 위한 무선 통신이 필요했지만 괴링은 그 사실을 간과했다.


 If Göring really wanted to do something about the relationship between fighter pilots and bomber crews, he would have given them radio communication. As it was, once airborne the fighter pilots were unable to talk to the bombers; they couldn't even speak to their ground control. (p. 208)


사실 이러한 무대책이 괴링 혼자만의 잘못이라고는 할 수 없다. 독일 공군 참모진 전체가 져야 할 책임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더 일선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의 조언을 구하지 않은 것은 괴링의 잘못일 것이다. 어쨌든 제대로 된 건의가 올라가지 않은 조직을 만든 것도 리더의 책임일 것이고, 결국 한 조직의 잘못에 대한 책임은 리더가 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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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체 : 2부 암흑의 숲
류츠신 지음, 허유영 옮김 / 단숨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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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의 의도 발견 이후 외계인의 탐사체('탐측기')가 처음 태양계에 도달하는 200여 년을 그리고 있다. 1권에 비해 진행이 빠르게 느껴진다. 구성도 역할을 했을 것 같은데, 서막을 제외하고 상, 중, 하, 단 3개의 장으로 나뉘어 있지만, 각 장 내에서 여러 장면과 등장인물이 계속 바뀌며 나온다. 마치 영화 장면이 이어지는 것처럼... 1권보다 두껍지만 1권보다 재미있고 그만큼 빨리 읽었다. 우주에 생명체가 넘친다면 왜 우리 주변에서 외계인이 발견되지 않느냐는 '페르미 역설'에 대한 저자의 답변이 들어있고 매우 흥미롭게 읽었다.


중국인 저자이므로 중국 사회와 문화에 대한 기술이 안 들어갈 수 없는데, 당에 대한 믿음(?)이나, 독재에 대한 반감 등이 살짝살짝 보이는 것이 흥미로웠다. 군대에서 정치장교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도 공산주의 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다.


읽으면서 로벨리의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The Order of Time>에 나오는 죽음에 대한 담담한 시선이 계속 떠올랐다. 우리는 죽음을 머리에 이고 산다. 이 소설에서는 삼체인들이 지구에 도달하는 때를 지구인들은 머리에 이고 산다. 우리는 죽음을 극복할 수 없다. 지구인들은 삼체인들을 극복할 수 있을까. 극복해야만 할까. 로벨리는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은 태양을 두려워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로벨리적인 태도가 인류 전체의 태도로도 치환될 수 있을까. 우리는 종으로서 우주에서 반드시 살아남아야만 할까.


  이 우주선은 인류 문명의 모든 정보를 담은 금속 씨앗과 같다. 이 씨앗이 우주의 어딘가에서 싹을 틔운다면 다시 온전한 문명을 번성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일부에는 전부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므로 인류 문명도 역시 홀로그래피다. ... 그[장베이하이]는 우주도 역시 홀로그래피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모든 점 안에 전부가 들어 있는 것이다. 원자 하나라도 남는다면 우주의 모든 것이 남는 셈이다. (599 페이지)

... 그는 지구가 이토록 인류가 생존하기에 적합한 것은 우연이 아니고 인류 원리의 작용은 더더욱 아니며, 지구의 생태계와 자연환경이 오랫동안 상호작용한 결과라고 생각했다. 이 결과가 다른 머나먼 항성의 행성에서 완벽하게 똑같이 나타날 수는 없다. (607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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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놈 익스프레스 - 유전자의 실체를 벗기는 가장 지적인 탐험 익스프레스 시리즈 3
조진호 지음, 김우재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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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호 작가의 만화로 보는 과학 탐구 시리즈 중 세 번째로 읽은 책이다. 첫 번째는 중력의 비밀을 살펴보는 <어메이징 그래비티>(추후 <그래비티 익스프레스>로 재발간), 두 번째는 원자의 신비를 알아보는 <아톰 익스프레스>였다. 이 시리즈를 만화라고 얕보면 안된다. 조진호 작가는 말랑말랑하게 소화된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서 그러한 지식에 도달했는지를 매우 치밀하게 그려낸다. 거의 과학사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책에서는 조진호 작가의 전공 분야인 생물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 중 하나인 '유전자'에 대해 다룬다. '유전자' 하면 다들 DNA가 떠오를 것 같다. 하지만 이런 다 알고 있는 지식만을 향해 나아가는 뻔한 전개는 아니다. DNA 발견까지의 과정도 꼼꼼히 다루지만, DNA의 발견을 넘어서서 현재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유전'이라는 현상에 대해서도 꽤 심도 깊게 묘사한다. 결론을 이야기 하면 '유전' 현상이란 DNA만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DNA는 그 일부분일 뿐이다. 생명체란, 요즘 많이 얘기되는 '창발emergence'이라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 부분을 알았다고 해서 전체를 다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부분이 모여서 계system를 이룰 때 새로운 차원의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를 '창발'이라고 한다. 작가의 말을 빌리면


DNA나 단백질 같은 물리적 객체가 유전의 유일한 원인이 아니며, 유전을 절대 대표할 수 없다.

유전은 하나의 거대한 현상이고 과정이며, 그 자체이다. (394 페이지)


각 장chapter이 시작될 때마다 인용문이 있는데 그중 마음에 남는 몇 가지를 다음에 옮긴다.


유전자는 비주기적 고체이다. - 에르빈 슈뢰딩거

생명의 투쟁은 물질에 대한 투쟁도 아니며 에너지에 대한 투쟁도 아니다. 뜨거운 태양에서 차가운 지구로 전달되면서 이용이 가능하게 되는 엔트로피에 대한 투쟁이다. - 볼츠만 (129 페이지)

여러 사항을 그럴듯하게 연결시켜 놓긴 하지만, 이를 통해서 진리를 얻는 건 아니거든요. 이 세상은 과학이 허용하는 것보다 훨씬 더 놀랍고 복잡합니다. - 바버라 매클린톡 (285 페이지)


생명 현상에 대해 진득하게 고민해 보길 원하는 분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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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19-10-01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시리즈 완전 감사인사 드리며 읽는 중입니다. 어렵지만 재독의 가치가 충분히 있고 세계출판시장에 내놓고 싶은 퀄리티

blueyonder 2019-10-02 11:53   좋아요 0 | URL
네 참 대단한 시리즈라고 생각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