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에서 가장 어렵고 흥미로운 주제는 무한(infinity)과 관련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6장 해석학의 늪(The Morass of Analysis)을 읽는데, 드디어 미분과 적분 이야기가 나온다. 미분은 시간으로 치면 어느 '순간', 그래프에서 보면 어느 '점'에서의 기울기 값을 구하는 것이다. 물리에서의 속도가 이와 같은 개념을 대변한다. 1초와 2초 사이의 '평균 속도'와 같이, 구간에서 정의되는 양이 일단 속도의 기본이다. 평균 속도는 이동한 거리를 시간 구간으로 나누어 구한다. 즉, 1초에서 2초 사이에 2미터를 이동했다면, 2미터 나누기 시간 구간(1초)을 하여 2미터/초와 같이 평균 속도를 구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의 속도, 가령 1초에서의 속도와 같이 '순간 속도'의 정의가 필요하게 된다. 보통 순간 속도는 평균 속도에서 구간을 점점 줄이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얼마만큼 줄여야되는지가 개념적으로 어렵다. 진정 '순간' 속도를 구하려면 구간을 0으로 줄여야 할 터인데, 0초란 구간에서 움직인 거리는 0 미터일 것이므로 0/0의 꼴이 되어 정의가 안 될 것 같기 때문이다.
비슷한 개념이 정적분(definite integral)에도 나온다. 정적분이란 결국 어느 구간에 대해 곡선 밑의 면적을 구하는 것이다. 곡선 밑의 면적을 구하기 위해서는 일단 이 구간을 균등하게 나눈 후, 균등하게 나눈 구간을 밑변으로 하고 곡선과 비슷한 높이를 갖는 여러 사각형 면적의 합을 생각할 수 있다. 구하고자 하는 곡선 밑의 면적은 이러한 사각형 면접의 합으로 근사된다. 실제 곡선 밑 면적과의 오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구간을 더 잘게 나누어야 한다. 그럼 오차를 0으로 하려면? 사각형의 밑변이 0이 되도록 구간을 나누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밑변이 0인 사각형의 면적은 0이므로, 뭔가 이상하다.
그래서 나오는 개념이 '극한(limit)'이다. 0은 아니되, 0에 무한히 접근한다는 것이다. 순간 속도를 구할 때 구간을 정말 0으로 잡는 것이 아니라 0으로 가는 극한을 취한다. 정적분을 구할 때, 사각형의 밑변을 정말 0으로 잡는 것이 아니라 0으로 가는 극한을 취한다. 말장난 같지만, 수학에서는 이렇게 정의하여 논리적 모순을 피한다. 이렇게 정말 0은 아니지만 0과 같이 취급할 수 있는 굉장히 작은 양이 '무한소(infinitesimal)'이다. 미적분학을 배운 사람은 분명히 보았을 dx가 바로 이 무한소이다. 무한소를 1/x과 같이 정의하여 x가 무한대로 갈 때로 이해할 수 있으므로[x가 무한히(한이 없이) 커지면 1/x는 무한히 작아진다], 무한소는 무한대와 연결된다.
미적분학은 물리에서 널리 쓰이는데, 자연은 정말 수학에서 정의한 무한소와 같은 방식으로 작동할까? 관련된 이야기로 제논의 역설이 있다. 이 역시 무한 및 무한소와 관련된 이야기이다. 난 수학적으로 이 역설을 어떻게 설명하는지보다, 로벨리가 지적하듯 공간이 무한히 쪼개지지 않는다는 주장에 더 관심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