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 베스트셀러였던(그러나 사놓고 다 읽지는 못했던) 스티븐 호킹의 <시간의 역사>를 다시 들쳐보고 있다. 1988년에 초판이 발행됐는데 이제는 모두 절판되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1989년 인쇄된 12판(!)이다. 값 3,800원. 추억 돋는다. 아마 교보문고에서 샀던 것 같다. 지금은 <그림으로 보는 ...>, <청소년을 위한 ...>과 같은 수식어가 있는, 좀 더 쉬운 버전만 찾을 수 있다. 


  ... 우주를 단번에 잘 기술하는 이론을 만드는 일은 극히 어려운 것으로 판명되었다. 그래서 그대신 우리는 문제를 잘게 쪼개서 부분적 이론 여러 개를 만들기로 한다. 개개의 부분적 이론은 한정된 범위의 관측을 기술하고 예언한다. 여기서 다른 양의 효과는 무시하거나 또는 간단하게 숫자로 대신키로 한다. 이런 방법은 완전히 잘못된 것일지도 모른다. 만약에 우주의 모든 것이 다른 모든 것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면, 문제의 각 부분을 따로 따로 조사해서 완전한 해답에 접근한다는 일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여태까지 진전을 본 방법이 바로 이 방법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 좋은 본보기는 역시 뉴턴의 중력 이론이다. 즉 두 물체 사이의 중력은 각 물체에 관련된 하나의 숫자--그 질량--에만 의존하나, 물체가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에는 무관하다. 그러므로 태양이나 행성의 궤도를 계산하는 데 그들의 구조나 화학 성분에 관한 이론은 필요치 않다. (36~37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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