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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으로 향하는 일본 ㅣ 전쟁으로 보는 국제정치 정치 5
이성주 지음 / 생각비행 / 2017년 12월
평점 :
일을 시작하기도 어렵지만 끝내기도 어렵다. 어쩌면 잘 끝내기란 잘 시작하기 보다 훨씬 더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인생도 그렇다. 대개 잘 끝내지 못하는 경우를 보면 과거의 영화에 매달려 현실 직시를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충분히 선수생활을 더 할 수도 있었던 이승엽 선수의 은퇴에 다들 아쉬워하면서도 좋은 평가를 내리는 것이다.
1944년 7월 사이판 함락 후 일본제국도 비슷한 처지였다. 일본의 지휘부가 보기에도 전쟁을 이길 승산은 사라졌고 이제 어떻게 전쟁을 끝내는지만 남았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일본 지휘부는 냉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가능성 없는 희망에 매달렸다. 소련의 중재로 강화하는 방안이 그것이다. 지금 보면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 생각이다. 이 책은 왜 일본 지휘부가 그런 생각에 매달리게 되었는지 그 이면과, 종전에 이르기까지의 국제 정세와 일본 정치 상황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특히 사이판 함락의 의미에 대해 이전까지 많이 알려진 B-29 폭격기지로서의 역할에 더해 잠수함 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을 부각시켜 주어 매우 반가웠다.
이길 가망이 없었던 전쟁을 끝내지 못하고 질질 끈 결과 일본 국민의 희생은 더 커졌으며, 결국 소련의 참전과 원폭 2발이라는 상황을 맞고서야 일본제국은 항복할 수 있었다. 소련 참전 이전에 전쟁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한반도는 분단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냉정한 계산이 주도하는 국제정치를 다시금 실감한다. 역사란 과거를 다시금 곱씹으며 오늘의 상황을 돌아보게 한다. 현재 우리가 처한 엄혹한 국제정치적 상황을 보며, 부디 이 모든 상황이 냉정하게 관리되기 바란다. 우리도 모두 깨어 있자.
2017년의 마지막 날이다. 어떻게 끝내는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얘기하기에 적절한 날이랄까...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죽음을 기억하라-- 이것이 매년 오는 마지막 날의 또 다른 의미라고 얘기해도 좋을 것 같다. 매년 새해를 시작할 때는 1년이 언제 가나 싶지만 일 년의 마지막 날은 어느새--마치 '자객'과 같이--다가온다. 5년 전 오늘을 기억한다. 다음의 영화를 봤다. 그리고 눈이 왔다. 그 사이 시민은 각성했고, 우리 사회는 조금 전진했다. 하지만 좋든 나쁘든 무슨 일에서건 언젠가 끝은 다가온다. 우리 부디 좋은 끝을 준비하자. 더 좋은 시작을 위하여. 모두 희망 찬 새해 맞이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