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영화 '컨택트(영어 원제: Arrival)'를 보았다. 영화의 진행 속도나 주제, 반전 등이 최근 본 영화 중 최고라고 말할 수 있겠다. 사람들은 아마 비슷한 주제를 다룬 '인터스텔라'를 많이 얘기하는 것 같다. '인터스텔라'의 주인공이 엔지니어와 과학자인데 비해 '컨택트'는 언어학자가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사람들은 이 영화를 '문과생들의 SF'라고도 하는 모양이다. '인터스텔라'와 마찬가지로 '컨택트'도 인생과 시간의 신비에 대해 다루는데, 나에게는 '인터스텔라'보다 더 깊은 울림을 준다. '인터스텔라'가 블랙홀과, 중력에 의한 시간지연(time dilation)과 같은 과학적 사실을 묘사하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면, '컨택트'는 .... 스포일러 없이 기술하기가 곤란하다. 드니 빌뇌브 감독의 영화를 처음 봤는데,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아무 사전정보 없이 봤던 '바벨'과 비슷하게, 이번 영화도 흥미진진함과 놀라움, 공감의 연속이었다는, 그리고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는 공통점만 말하겠다. 아마 이런 것이 좋은 영화의 조건일 터이다. 시간의 신비와 인생에 대해 약간은 코믹하게 다뤘던 '어바웃 타임'도 생각나게 한다.
원작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찾아보니, 이미 국내에 번역이 되어 있고, 여러 개의 유명한 SF 상을 수상한 작가의 단편 작품이다(이 무지함...). 영화 때문에 원래의 소설집 제목인 'Stories of Your Life' 대신 'Arrival'이란 제목으로도 다시 출간되어 나온 모양이다. 영화와는 조금 다른 내용의 단편 소설인 모양인데, 영화에서는 다루지 못한 부분도 있는 것 같아 궁금하다. 전에 '마션' 소설을 보고 영화를 본 적이 있는데, 머리 속에서 상상했던 것과 달라 약간 실망했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는 반대로 접근하는 셈인데, 이게 더 좋을지 어쩔지... 아래에 책을 리스트해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