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사이언티스트> 특별기사(2016.09.03)의 여덟 번째 주제는 ‘시간은 환상인가?Is time an illusion?’이다. 제목부터가 의미심장하다. 시간이 환상이라면 실제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인데, 그럼 시간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시간이 흐른다는 느낌을 모두 알고 있다. 시간은 한 번 흐르면 되돌릴 수 없다. 시간은 항상 한 방향으로만 흐른다. 노벨상 수상자인 텍사스 대학의 스티븐 와인버그Steven Weinberg 교수는 이런 농담을 인용한다: “시간은 모든 일이 한꺼번에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자연의 방식이다.” 우리는 계절이 바뀌고 얼굴에 주름이 늘어남으로 시간의 흐름을 경험한다. 우리는 현재에 살며, 이 현재는 일정한 보폭으로 행진한다고 생각한다. 마치 우주 전체의 시간 진행을 관할하는 시계가 있는 것처럼.


하지만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우주에는 단 하나의 시계가 있는 것이 아니다. 시간은 공간과 함께 4차원 시공간을 구성하며, 시간이 얼마나 빨리 흐르는지는 물체의 운동 속도, 또는 주변 중력장의 세기에 따라 달라진다(영화 인터스텔라의 주요한 주제 중 하나!). 하지만 4차원 시공간에서도 시간과 공간이 동일한 것은 아니다. 시간은 여전히 특별하다: 우리는 한 공간에서 미래(나중 시간)의 사건을 예측할 수 있지만, 동일한 시간에 다른 공간에서의 사건을 예측할 수는 없다.


현대 물리학의 다른 기둥인 양자역학도 시간을 특별히 취급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시간은 단순히 매개변수일 뿐이다. 양자역학에서는 물리변수들이 모두 연산자로 바뀌어 계산가능한 양observable으로 취급되지만 시간은 계산가능한 양이 아닌, 그냥 주어진 변수로 취급된다.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을 통합하여 시간의 진정한 본성에 대해 알려주는 이론이 있으면 좋겠지만 아직 우리는 그런 이론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옥스포드 대학의 데이비드 도이치David Deutsch 교수는 돈 페이지Don Page와 윌리엄 우터즈William Wooters가 30년도 전에 했던 계산이 우리에게 실마리를 준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얽혀있는entangled’ 한 쌍의 입자가 변하면서 우주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시간이 흐른다는 환상을 줌을 보였다. 하지만 우주 ‘밖’에 있는 사람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2013년에 수행된 실험은 시간이 환상과 같은, 창발하는emergent 현상이라는 이 생각이 맞을 수 있음을 보였다. 이것은 마치 우리가 지구 표면에 있기 때문에 굽어 있는 지구의 본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처럼, 우리가 우주 안에 있기 때문에 시간의 본 모습을 경험할 수 없다는 얘기이다. 이러한 얘기는 아직 가설일 뿐이고 시간에 관한 일반 이론은 아니다. 시간은 정말 환상인 것일까?


우리는 태어나고 죽는다. 이 두 사건 사이의 간격을 우리는 시간이라고 부른다. 시간의 흐름은 아마도 인간이 경험하는 가장 근본적인 속성일 것이다. 시간에 대한 일반 이론을 안다고 해도 우리의 인생이 유한하다는 사실은 아마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일은? 매 순간을 의미 있게 보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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