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은 자연이 따르는 법칙을 기술하는 '진리'이며 이렇게 세상을 창조한 하느님은 수학자라는 것이 17세기 뉴턴 역학의 성공이 강화한 서구의 '믿음'이었다. 하지만 자연 법칙대로 운행하는 우주 속에서 하느님이 설 자리는 점점 사라져갔다. 18세기에 이르자, 흄 등은 인간의 지식은 오직 (상대적) 감각으로부터 오며 이의 단순한 요약이 자연법칙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즉, 객관적 자연 법칙은 없다는 극단적 회의론을 펼쳤다. 여기에 맞선 철학자가 칸트였다. 칸트는 세상 그 자체를 알 수는 없지만, 인간에게 고유하게 주어진 틀인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이용하여 자연을 '객관적'으로 기술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와 같이, 인간은 우주가 수학적이며 수학을 통해 하느님의 비밀을 알 수 있다는 순진한 생각에서 깨어나기 시작했다.
His [Kant's] doctrine that what mathematics asserts is not inherent in the physical world but comes from man's mind should have given pause to all mathematicians. Are all our minds pre-fabricated so as to make the same organization of our sensations, and is that organization of spatial sensations necessarily Euclidean? How do we know this? Unlike Kant, mathematicians and physicists still believed in an external world subject to laws independent of human minds. The world was rationally designed and man merely uncovered that design and used it to predict what would happen in that external world. (p. 77)
"수학적 진술이 물질 세계에 고유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으로부터 온다는 칸트의 언명은 모든 수학자들에게 숙고의 시간을 선사했어야 한다. 우리 마음은 정말 감각들을 동일하게 조직하도록 만들어져 있으며, 공간적 감각은 유클리드 기하학을 따르도록 되어 있는가? 이것을 우리가 어떻게 아는가? 칸트와 달리 당시의 수학자와 물리학자들은 외부 세계가 인간의 마음으로부터 독립된 법칙의 지배를 받음을 여전히 믿고 있었다. 세계는 이성적으로 설계되었으며 인간은 단지 그 설계를 알아내고 이용하여 이 외부 세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한다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