쿄로쿄로 창간 특별호 : 에반게리온+a
쿄로쿄로 편집부 지음 / 쏘리 프레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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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딩으로 구입했다.


뉴타입 한국판조차 종간된 지 한참이 지난 현재, 국내에 다시 애니메이션 잡지가 그것도 종이책으로 나왔다. 


그 시도에 박수를 보내면서, 또한 창간호의 주제로 에반게리온을 고른 것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평론의 질에 대해서는 단점도 보인다. 뭣보다 이 책의 평론은 전형적인 <씨네21>식 현학적 스타일이다. 특히 프랑스 현대철학 언급 없이는 얘기를 진행시키지 못한다. 프랑스 현대철학 알아서 좋겠다. 그런데 나는 모른다. 대부분의 에반게리온 관객은 물론 안노 히데아키 감독조차도 프랑스 현대철학에 정통할 리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본토에서조차도 철학과 대학원 과정에서나 교육시킬 정도로 어려운 학문이기 때문이다. 


과거 <씨네21>이 이런 현학성을 자신들의 초기 발전모델로 삼았지만, 곧 영화 내용도 제대로 파악 못하면서 잘난척은 하고 싶고, 특정 이념에 경도까지 된 얼치기들이 평론가랍시고 마구 뛰어들면서 결국 우리나라 영화평론계의 신뢰도를 크게 깎아먹은 패착으로 작용했다. 이런 전철을 밟고 싶지 않다면 평론의 논조와 수준을 신경써서 정해야 한다.


그리고 책의 만듦새도 좀 문제가 있다. 내지에 사용된 종이는 가벼워서 좋긴 하지만 아트지에 비해 잉크가 잘 안 먹는 단점이 있다. 그리고 이는 흑 바탕에 적색 문자가 나오는 지면에서 가독성을 엄청 낮춘다.   


독자들은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으면서도 자신들의 맹점을 짚어주어 더 넓은 시각을 갖게 해주는 평론을 원한다. 2호부터는 그런 모습을 보고 싶다.


* 그리고 쿄로쿄로가 무슨 말인지 책 어디에도 설명이 없는 점도 아쉽다. 인터넷 찾아보라고? 책의 제호로 쓰일만큼 중요한 말이라면 책 자체에 설명이 있어야지. 것도 창간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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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반 2025-07-14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케로로 중사님 :-) 쿄로쿄로 팀 대장입니다! 케로로 님의 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말씀 주신 부분들 2호 제작 때 충분히 고려해, 더 멋진 잡지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희 쿄로쿄로를 관심 깊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케로로 2025-07-15 08:24   좋아요 0 | URL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호도 기대하겠습니다.
 
나의 영어 해방 일지 - 딥엘, 챗GPT로 책 한 권 번역하기
박재영 지음 / 민음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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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썼다면서 책 한 권 번역에 10개월 걸렸다는 데서 웃으면 되냐? 숙련된 인간이 단독으로 번역한 것보다도 비효율적이구나.
인공지능을 사용한 출판 번역은 현행 제도와 관행에서는 인정받지 못하는 행위다. 판권과 저작권을 보호받을 수 없다.
알고도 이런 종이묶음을 냈다면 더 할 말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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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 읽(힌)다 - 번역가 강주헌의 문법 도구 사용법
강주헌 지음 / 길벗이지톡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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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건 여러분의 자유이나. 이 책의 저자가 번역한 번역물부터 보고 정하라.

https://blog.naver.com/sanghajwau/223662124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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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대원 2025-05-16 09: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보통 저런건 편집자문제죠.
 
원문에 가까운 번역문을 만드는 법 - 강주헌의 번역방법론, 2024 세종도서 교양 부문 선정도서
강주헌 지음 / 길벗이지톡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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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건 여러분의 자유이나. 이 책의 저자가 번역한 번역물부터 보고 정하라.

https://blog.naver.com/sanghajwau/223662124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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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중에서 쓴 군인 남재준이 걸어온 길
남재준 지음 / 양문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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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와는 상관 없는 제3자에게서 선물받은 도서이며, 리뷰에는 대가성이 없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안 그런 장르가 어디 있겠냐마는, 특히 유명인의 회고록이나 자서전은 독자 입장에서는 복불복이다.

뭔가를 많이 가진 사람이 보이는 행동은, 그걸 다른 사람들에게 베풀려 하거나, 그걸 가지고 잘난척을 하거나 둘 중 하나뿐이다. 회고록이나 자서전을 쓸만큼 경험과 필력을 지닌 사람 역시 예외는 아니다. 그런 사람이 쓴 책은 정말 좋은 교훈을 담고 있거나, 자기 잘난척에 불과하거나 둘 중 하나뿐이다.

이 책은 평소 존경하던 분께 선물받았다. 내가 저자 남재준 씨에 대해 그 이전에 알고 있던 지식은 육군참모총장과 국정원장을 지냈고, 국정원장 시절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과의 사건 때문에 징역을 살았다는 것 정도였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내가 내린 결론은, 이 책은 좋은 교훈과 잘난척 중 전자에 더 가깝다는 평가였다. 왜 그런 평가를 내렸는지를 이제부터 설명하고자 한다.

 

저자는 1944년생이다. 대일본제국의 식민지 조선의 신민으로 태어난 직후 독립과 6.25를 겪었고,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후 육군의 요직을 두루 거치며 육군참모총장까지 지냈다. 이러한 그의 이력만 봐도 왜 그가 대통령 후보 시절 <나는 대한민국이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는지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그는 대한민국이 독립 후에 겪었던 격동의 현대사를 고스란히 목격한 증인인 것이다. 때문에 이 책은, 한국의 보수들이 왜 그런 사고방식을 가질 수밖에 없었는지를 객관적으로 알 수 있게 해준다. 이는 독자 개개인의 정치 성향과는 상관없이, 그 세대를 이해하는 데 유익한 부분이다.

또한 이 책은, 장차 참모총장 또는 합참의장까지도 노리는 청년 장교와 사관생도, 사관후보생들에게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해 줄 것이다. 훌륭한 장교는 말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체력과 두뇌 면에서 사병들의 모범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그가 들인 노력, 그리고 책 이곳저곳에서 드러나는 그의 합리적이고 탁월한 지휘 철학은 훌륭한 장교를 꿈꾸는 젊은이들의 귀감이다. 특히 먹고 살만해진 오늘날에조차 공부 안 하는 장교, 스스로 생각할 줄 모르는 장교가 넘쳐나는데, 지독히도 못 먹고 못 살던 1960년대 임관자로서 올바른 군사학(특히 전쟁사)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부분에서는 21세기인이라는 점이 부끄러워질 지경이다. 또한 한국군에 마지막까지 현역으로 남았던 베트남 전쟁 참전용사 중 하나로서, 그가 베트남에서 겪었던 실전 경험의 소개 또한 이 책에서 귀중한 부분이었다. 군인이라는 직업의 그림자를 진하게 느끼게 해 주는 이런저런 에피소드들도 쓰디썼지만 현실적이었다.

 

다만 이 책에 그를 옥고를 치르게 한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다. 그리고 대통령 후보로서 진행했던 선거 운동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도 없다. 전역 후 현재까지 근 20년에 걸친 그의 행보를 이해하게 해주는 가장 중요한 사건들이 누락되어 있는 점은 감점 요소다.

 

결론적으로, 한국 보수층 중 노년 세대의 사고방식을 이해하고자 하고, 올바른 군인의 길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읽어볼만 하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4대강국에 낀데다 극심한 정신적 내전까지 겪고 있는 이 나라를 내우외환으로부터 지키려면 앞으로 무엇이 필요한가 하는 의문까지도 던져볼 수 있는 책이었다. 저자는 곧 세상을 떠나겠지만 우리는 아직 여기서 한참을 더 살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 중 대다수가 원하는 한국은 극단적인 사고방식에 빠진 스크리밍 마이너리티들이 지배하는 정신나간 나라는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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