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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논쟁- 괴짜 물리학자와 삐딱한 법학자 형제의
김대식.김두식 지음 / 창비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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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예술 - 스케치로 내 삶에 예술을 들이는 법
니샨트 자인 지음, 김가원 옮김 / 책장속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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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을 목적으로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쓴 서평입니다. 하지만 내용에는 일절의 외압이 없습니다.]

자본주의는 모든 개인을 상품의 소비자 겸 광고판으로 전락시켰다. 그런 상황은 IT 혁명을 맞아 더욱 심각해진 감이 있다. SNS는 “나 이만큼 펑펑 쓰고 산다. 너넨 이런 거 없지?” 하며 으스대는 장으로까지 변질되었다.

이러한 추세는 취미생활의 영역에까지 악영향을 주었다. 원래 취미는 바쁘고 험난한 세상 속에 정신적 안정과 즐거움을 찾기 위해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어느샌가 현대인의 취미생활은 쇼핑 중독과 장비 자랑, 재테크 수단으로 변질되어 버렸다. SNS가 그 창구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말이다. 좀 극단적인 사례지만 누군가는 “우리 집에 22억 원짜리 축구공 있다”고 자랑한다. 취미 물품으로 재테크를 하는 요령을 소개한 서적까지도 팔린다.

그 와중에 알게 된 이 책은, 그런 세태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있다. 보이기 위한 취미가 아닌 즐기기 위한 취미, 더 나아가서 그림을 통해 나 자신과 세상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얻는 방법을 소개한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유독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나의 아버지와 나의 딸, 그리고 그 딸을 임신 중이었을 때 태교에 좋다며 스케치북에 이런저런 그림을 그리던 나의 아내가 생각났다. 그들 역시 그림을 그리기 위해 거창한 장비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그림 장비와 작품을 쓸데 없이 자랑하고 다니지도 않았다. 그들은 그저 그림 그리기가 즐거워서 그림을 그릴 뿐이었다. 그들에게 비교가 필요했을까, 인정이 필요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그것이야말로 진정 취미의 본질에 충실한 태도였다.

사실 저자의 의도를 극도로 충실하게 따른다면 이런 책조차 필요 없을 수도 있다. 아무 종이와 펜으로라도 마음대로 그리기만 하면, 누구나 거기에서 즐거움과 깨달음을 찾을 수 있다. 장비를 추가하는 것은 기존 장비의 성능에서 불만족을 느낄 때만 하면 된다.

팍팍한 세상에서 취미가 주는 본연의 즐거움을 어느 새 잃어버린 모든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PS: 책은 다 읽고 나서 딸에게 넘겨주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이에게 가는 것이 더 가치가 있을 것 같아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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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항 潛航 - 부자父子 잠수함 함장이 추적한 영화 속 심해의 진실
서강흠.서정훈 지음 / 예미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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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컨셉은 상당히 시선을 모은다. 잠수함 장교 출신 부자 저자가 잠수함 영화를 평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용이 과연 독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가 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이런 컨셉의 책에서 독자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저자들의 전문성이 영화를 만나면서 우러나온 융합적 사고와 시각이다. 즉, "<붉은 10월>에서 주인공 잠수함이 안전장치가 안 풀린 어뢰에 충돌해 어뢰를 무력화하는데, 저게 실제로 가능한가? 저자들은 잠수함을 타 봤으니까 알고 있지 않을까?" 같은 류의 의문에 답을 줘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의 내용은 그런 부분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기 보다는, 군대의 정훈교재 같은 느낌이 더 강하다. 즉, 본문 속 해군과 실제 잠수함 관련 서술이 영화와 어우러지지 못하고 따로 노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뭐, 거기까지야 저자들의 입장과 시각, 사고방식의 차이일 수 있으니까 그렇다 치자. 그러나 이 책에는 놀랍게도 사실관계가 틀린 내용("원자력 잠수함에 핵무기를 탑재하면 핵잠수함이 된다"라던지)이나, 해군에서는 쓰이지 않는 용어(부함장 등)들이 버젓이 보인다. 독일어, 러시아어 등 제2외국어로 된 고유명사도 그냥 영어식으로 표기해버린 경우(러시아의 '랴친' 함장을 '리아킨'으로 표기한다던지)도 보인다. 이런 건 저자들이 틀려도 편집부에서 잡았어야 하지 않나?

  

본문과는 상관 없는 내용이지만, 출판사는 책 소개 자료에서 저자들의 모습을 실제 사진이 아닌 (상당히 조악한) AI 합성사진으로 표현했다. 비록 뽄새는 이쁘게 뽑혔지만, 이런저런 중대한 단점들이 보여 높은 점수는 주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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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제17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김채원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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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디자인... 볼수록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 생각나는데 저만 그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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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마추어의 시대가 온다 - 우리사회의 새로운 중간자를 찾아서 시공의 나침반 시리즈
임형택 지음 / 사람의무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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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저자의 북 콘서트에 갔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뭔가 현실에 기반하지 않고 붕 뜬 느낌을 받았는데, 10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니 왜 그랬는지 알게 되었다.

10년 동안 취미의 세계는 더욱 자본주의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취미가 주는 본연의 즐거움은 아무도 말하지 않게 되었고, 대신 굿즈와 재테크만이 판을 치는 바닥으로 변한 것이다.

<고전 장난감 재테크> 류의 서적까지 나온 거 보면 알아볼만 하지 않은가?

하긴 2016년 북 콘서트 때도 알아봤어야 했다. 저자가 무려 22억 원의 가치가 있다는 축구공을 소유한 사람을 마니아마추어로 소개했을 때부터 말이다. 저자가 말하는 진정한 마니아마추어의 정신과, 그가 가진 물건의 가격 간에 대체 무슨 관계가 있다는 말인가?

저자가 그렇게 굿즈를 이용한 재테크 감각에 눈을 뜬 사람을 진정한 마니아마추어로 여겼다면 더 할 말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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