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기에 적합한 환경이 먼저 조성되어야 그곳에서 생명체가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구가 겪어온 과정을 보면 남세균처럼 생명체가 직접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즉, 생명체와 환경이 함께 진화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구환경이 지속할 수 있으려면 그 안에 사는 생명체도 건강해야 한다. 아무리 하찮아 보이는 생명체라도 함부로 다루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탄생한 생명체가 번성하려면 기후가 안정되어야 했다. 달이 그 역할을 했다. 화성과 비슷한 크기의 원시 행성이 원시 지구와 충돌했으며, 그 과정에서 달이 만들어졌다. 달이 세차운동이라고 부르는 지구 자전축의 흔들림을 안정시켰다. 혼자 뱅글뱅글 도는 사람이 있고 손잡고 함께 도는 사람이 있을 때, 둘 중 누가 더 안정적일까? 달과 지구가 그런 셈이다. 만일 달이 없었다면, 지구 자전축의 변화가 지금보다 더 커서 날씨 변화가 극심했을 것이다. 극심하게 변하는 기후에서는 인류 문명이 탄생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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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충돌이 지구 자전축을 기울어지게 만들었고, 그 덕분에 계절이 생겼다. 지구 자전축이 기울어지지 않고 공전 면과 수직이라면 지구 어디서든 밤낮 길이는 12시간으로 똑같다. 그랬다면 계절 변화가 없었을 것이고, 적도 지역은 더 뜨겁고 북극과 남극 지역은 더 추운 기후가 되었을 것이다. 자전축이 지금보다 더 기울어졌다면, 적도 부근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이 지금보다 심한 계절 변동을 겪을 것이다. 중위도에서 봄과 가을은 거의 없어지고 길고 극심한 여름과 겨울만이 있었을 것이다. (20~21 페이지)

   2만 년 전에서 1만 년 전까지 대기 중에서 약 100ppm의 이산화탄소가 상승하면서 10만 년 가까이 이어지던 마지막 빙하기가 끝났다. 그 후 산업혁명이 시작된 1750년대까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280ppm을 유지했다. 하지만 인간이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300년도 안 되는 사이에 125ppm이나 급격하게 치솟았다. 이는 오늘날 인간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를 명백하게 보여준다. (30 페이지)

   인류는 생태계에서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지만 이제는 그 구석이 너무 커져 전체를 왜곡하고 있다. 인간 활동은 태양에너지 변화, 화산 분출, 빙하 주기와 지각판 운동보다 더 큰 크기의 속도로 지구에 영향을 준다. 지구시스템에 미치는 인간의 영향력이 자연의 힘을 능가하는 새로운 시대에 들어셨다 (54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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